추석연휴 北 쓰레기 풍선 화재 비상…어젯밤 또 120여개 띄워, 서울 강서구 옥상서 화재

정충신 기자 2024. 9. 1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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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0번째…14일 밤 이어 15일 오후에도 풍선 살포
합참, 적재물 분리 발열 타이머 열선 작동 과정서 화재 발생 추정
北 오물풍선으로 화재 난 창고, 보험 없어 ‘막막’…지자체 예비비 투입
추석 연휴인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옥상에 떨어진 대남 쓰레기 풍선. 독자 제공/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이 15일 오후부터 야간까지 120여 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파악됐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15일 오후 북한이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이 서울 강서구 한 건물 옥상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가 18분 만에 꺼지는 등 발열 타이머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 신고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 풍선이 야산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산불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합참은 "현재까지 경기도 북부 및 서울지역에서 약 40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며 "확인된 내용물은 종이류·비닐·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이며, 분석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지난 5월말부터 총 20차례에 걸쳐 남쪽으로 쓰레기 풍선을 보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추석 연휴 이틀째인 15일 오후 또 한번 쓰레기풍선을 살포하기 시작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5일 오후 대남 쓰레기풍선을 또 다시 부양했다. 북한의 쓰레기풍선 살포는 지난 14일에 이어 이틀 연속이다. 올 들어서는 20번째다.

한편 15일 오후 북한이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이 서울 강서구 한 건물 옥상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가 18분 만에 꺼졌다.

서울 강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4분경 강서구 내발산동 4층짜리 근린생활시설 옥상에 쓰레기 풍선이 떨어지며 불이 났다.

"옥상에 불이 났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소방차 15대, 소방관 56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불은 옥상 일부에 그을음을 내고 18분 만인 오후 9시 22분께 완전히 꺼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군 당국도 신고를 받고 출동해 풍선을 수거해 소방 당국과 함께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을 다시 부양하고 있다면서 "낙하에 주의하고 떨어진 풍선은 군이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오후 경기 파주시 광탄면의 한 창고 옥상으로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이 떨어지며 불이 나 인명 피해 없이 3시간 만에 진화됐다. 사진은 화재 현장의 모습.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연합뉴스

이와함께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 파주시의 창고가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8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보상할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지만 지자체는 예비비를 사용해 우선 보상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파주시와 소방서 등에 따르면 난 8일 오후 2시쯤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의 창고건물 지붕에서 불이 났다.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은 지붕 위에서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을 발견했다. 쓰레기인 종잇조각과 플라스틱 통 같은 것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파주 창고 화재에 대해 1차 피해 금액으로 약 8729만 원을 추산했다. 문제는 해당 창고가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를 개인적으로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다는 점이다. 창고를 사용하는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창고가 준공 허가를 아직 받지 못해 보험 가입이 안 된 상황"이라며 "북한 풍선 때문에 불이 난 게 맞는지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해서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북한 쓰레기 풍선 살포로 발생한 피해를 정부에서 지원할 근거도 없는 상황이어서 파주사는 예비비를 활용해 우선적으로 보상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파주시 관계자는 "화재 원인이 북한 쓰레기 풍선으로 최종 확인되면 경기도에 예비비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현재 방침은 재산 피해 금액 전액을 신속하게 보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관련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입법도 추진되고 있으며, 북한에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화재 원인은 풍선의 기폭장치가 아닌 발열 타이머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합참은 북한 풍선에 달린 발열 타이머가 풍선과 적재물을 분리하는 열선을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풍선 아래에 매단 비닐 속에 쓰레기 등 적재물이 들어 있고, 이 비닐을 태워 적재물을 떨어뜨리기 위한 발열 타이머가 지상까지 내려와서 작동되는 경우 적재물인 종이 등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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