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베란다를 ‘이렇게’ 인테리어했다고!? 정말 신의 한 수네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결혼 10년 차 부부이고, 귀여운 딸 아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남편은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고 저는 플로리스트로 일하다가 아기가 생기며 현재는 육아맘으로 살고 있습니다. 남편과 저는 단정하고 우리만의 감성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걸 좋아해요.
저희 부부는 남편의 공부를 위해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했어요. 그때의 추억이 깃든 가구와 소품들은 인테리어 포인트가 되어주고 있어요. 선생님 가족들이 쓰시던 식탁 테이블, 책상 그리고 창고 구석에서 쓰이지 못하고 있었던 수납장. 그리고 동네 플리마켓에서 구입한 의자, 촛대, 화병, 바구니 등등 저마다 하나의 스토리는 가지고 있는 소중한 물건들로 꾸며본 저희 집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
1. 도면
작년 가을에 구축 아파트지만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오며 리모델링을 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공간을 꾸미며 지내고 있어요.
처음 이 집에 딱 들어섰을 때, 확장된 거실이 탁 트여 넓게 느껴지고 주방은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 있는 구조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사를 결정하고 리모델링 전 관련 유튜브 채널과 자료들을 보니 저희 집 구조가 답 없는 투베이 구조라며 인테리어 하기에 썩 좋지 않은 구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실평수보다는 집이 넓어 보인다는 말을 위안 삼아 인테리어를 진행했던 것 같아요.
2. 현관 Before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중문입니다.
현관 After
옆벽은 살리고 슬라이딩 도어는 떼어내어 전체 모루유리 문으로 교체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어요.
슬라이딩 도어 상태가 좋은 편이라서 필름지 시공만 하고 그냥 쓸까 하다가 디자인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바꾸기로 했어요. 중문을 바꾸는 바람에 예산이 조금 초과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안 했으면 후회했을 것 같아요. 아주 만족합니다 :)
3. 거실 Before
워낙에 많은 시안을 봤던지라 눈은 높아져 있어 정해진 예산안에서 최대한 효과적인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어요.
한국에서 생활을 하며 하나씩 구매한 가구들과 최대한 조화를 이루면서, 집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인테리어를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바닥재가 가장 고민이었죠. 저희가 가지고 있는 가구들이 조금 무거운 느낌의 원목소재라서 나무마루보다는 밝은 색상의 강마루를 선택했어요.
기존에 인테리어가 너무 오래돼 낡고 어두웠던 지라 인테리어를 하고 나니 비포, 애프터가 드라마틱하네요.
사실 다른 인테리어 업체들은 예산상 바닥은 장판을 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진행해주신 사장님은 바닥재는 포기하지 말고 강마루로 하자고 해주셔서 결과물이 더욱 좋게 나온 것 같아요. 저희가 선택한 강마루는 한솔마루의 그라니텔로그레이 인데요,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가 느껴져 해놓고 보니 기대이상으로 너무 만족하고 있습니다.
거실 After
확장된 베란다 양쪽 날개벽을 연결해 아치를 만들었어요. 아치 모양을 두고 고민이 많았는데 당시에는 각지지 않고 둥글게 연결된 아치가 유행이던 시기라 시안에서 지금 이 아치모양이 조금 더 신선하고 클래식한 느낌이 있어 선택했어요. 시야는 가리지 않고 예쁜 굴곡이 만들어 진 것 같아 아주 만족해요.
인테리어 시공은 정해진 예산안에서 최대한 효과를 내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필름지 시공이 많았어요. 막상 진행해 보니 필름지 시공도 절대 저렴한 건 아니었지만 굳이 떼어내 버리지 않고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사진에 살짝 보이는 베란다 문도 리폼한 건데 새것 못지않죠.
얼마 전에 화이트 색상의 차르르 커튼까지 시공해서 거실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어요. 거실 인테리어에서 실링팬 소개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단순히 디자인적인 요소보다도 여름에 정말 시원하고 좋아요. 선풍기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실링팬을 사용하니 바람이 거실 전체로 시원하게 퍼지니 넘 좋더라구요. 실링팬 공사는 천장 인테리어 하실 때 꼭 고민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방 아일랜드에서 바라본 거실 풍경이예요. 햇살 그리고 차르르-커튼, 아치 :)
천장조명 공사할 때 거실 천장과 따로 복도 매입등이 켜지도록 시공했어요. 해가 깊게 들어오지 않는 시간대에는 복도 쪽만 조명을 켜두기도 합니다. 남향의 아파트지만 주방이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 있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주방 쪽은 빛이 부족한 편이에요.
결혼 후 유학을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큰 가구는 살 수가 없었어요. 귀국 후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처음으로 소파를 구입했어요. 정말 많은 브랜드의 소파를 찾아보고 세 군데 정도 선택해서 직접 쇼룸까지 가보고 고심 끝에 고른 차콜색상의 패브릭 모듈 소파입니다.
처음에는 패브릭 소파는 관리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서 고민이 된 건 사실이었지만, 요즘에는 방수가 기본으로 되는 기능성 패브릭이 너무 잘 나오더라구요. 직접 만져보고 피부에 닿는 느낌을 체험해 보고 나니 가죽의 차가운 느낌보다 따뜻한 촉감의 패브릭 느낌이 좋아서 결정하게 되었어요.
아기가 간혹 우유를 흘리거나 침을 흘려도 바로 젖은 수건으로 쓱쓱 닦아주면 돼요. 모듈 소파라 가구배치 바꾸는 걸 좋아하는 저희 부부에게는 요래조래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블럭' 같은 가구입니다.
이번에 가구배치를 새롭게 하며 거실 한 켠에 생긴 아기를 위한 작은 아지트같은 공간이에요. 아이가 좋아하길 바랬는데, 실제로 여기서 꽁냥꽁냥 혼자 책도 보고 잘 놀아요. 아파트 구조를 뻔하게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가구배치를 해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아기가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작은 좌식책상도 들여주었어요.
소파 옆 1인용 나무의자는 독일에서 가져왔어요. 저희가 살던 동네 플리마켓에서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인에 혹하고, 앉아보고는 생각보다 너무 편해서 구입하게 됐어요. 대충 50유로 정도 주고 샀던 것 같은데, 당시 플리마켓에서 구입한 물건 중 가장 비쌌어요. 그 정도 돈이면 마트에서 일주일 치 장을 볼 수 있었던 돈이었는데 아주 큰맘 먹고 구입한 빈티지 의자입니다.
요즘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우리 아가도 곧 이 의자에 앉게 되겠죠 :) 오래 오래 잘 간직해서 아이에게 물려줄 첫 번째 의자가 될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은 배치변경이 이뤄진 곳이 바로 거실이에요.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예쁘게 꾸밀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생각보다 실행을 많이 못했어요.
낮에는 거실의 무법자가 되는 아이를 위해 최대한 걸리적거리지 않게 가구를 두어야 하는 기준도 생겼고, 그런 추가적인 집안일은 육아맘에게는 더욱 많은 의지가 필요한 일이더라구요. 요즘에는 물건이 각자 제자리에만 있어도 잘 한 일입니다.
친구가 놀러온 날, 거실은 온전히 아기들 공간이 돼요. 따로 또 같이 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찍어두었어요. 아기매트는 이사오기 전부터 쓰던 것 하나만 사용하다가 매트를 더 사야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얼마 전 마음에 드는 러그를 찾아서 거실에 깔아두고 보니 매트없이 까는 게 당연히 더 보기는 좋았으나... 소파에서 내려오다가 한번 넘어진 이후로 바로 매트를 깔아두었어요. 아기있는 집에 매트를 두는 것은 필수인 것 같아요....
저희 부부의 첫 번째 대형가전, 스탠드형 텔레비전입니다. 전자제품으로만 보이기 보다는 가구처럼 공간에 녹아 들었으면 했고, 액자 프레임처럼 보이는 텔레비전을 보고는 다른 선택지는 없었던 것 같아요. 무드에 따라 유튜브에서 맘에 드는 썸네일의 플레이리스트를 골라 틀어두는 재미가 있어요.
독일에서 가져온 가구 중 가장 좋아하는 수납장이에요. 거실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일등공신이죠. 유학 시절 남편의 지인이 제 취향을 알아보시고는 좋아할 것 같다며 선물로 주셨어요. 한눈에 반해 아주 설레는 마음으로 낑낑대며 옥탑방까지 들고 올라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독일에서는 밤이 되면 항상 초를 켜 두곤 했어요. 유독 길고 추운 독일의 밤과 겨울이기도 했고 공과금 절약이 생활지침이었던 유학생 부부에게는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작은 위안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한국에서는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가 있어서 더욱 그렇기도 한 것 같아요.
가끔 꽃을 꽂아 화병을 올려두기도 하고, 그때 그때 장식품을 바꿔서 꾸며보곤 해요.
'꽃'이라는 단어를 알게된 아기는 볼 때 마다 "꽃", "꽃" 하며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곤 합니다. 당연히 만져보고 싶어하지만 반복해서 만지면 안되는 물건들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육아와 훈육은 수 없는 반복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해질녁 깊이 햇살에 파고드는 이 시간을 너무 좋아해요. 미세먼지가 심해서 아기랑 산책을 못 나갈 때는 창가에 목마를 두고 탈 수 있게 해줘요. 이렇게라도 햇살을 즐기길 바라며.
거실에 있는 액자들은 7년 전쯤인가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에서 구매한 사진이에요. 이케아 액자에 넣어 두었는데 유리가 아니라 가벼운 아크릴이라 혹시나 아기가 건드려 넘어져도 비교적 안전해요.
4. 주방 Before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던 주방의 모습입니다. 전체 철거 후 새로운 주방을 만들어 주기로 결정한 후 어떤 구조로 할지 고민이 가장 많았던 곳이에요.
넓이보다 길이가 긴 공간이었기 때문에 싱크대 길이가 짧아서 동선, 조리공간 확보, 디자인까지 고려했을 때 ㄱ자, ㄷ자, 11자 중에 어떤 구조가 최선의 선택일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저희가 사용하던 냉장고가 들어갔을 때의 구조를 고려하여 아일랜드장을 넣은 11자 구조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레퍼런스
주방 After
완성된 주방의 모습입니다. 고민이 많았던 만큼 만족하는 부분도,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아주 익숙해져서 손에 익은 공간이 되었어요. 주방이 손에 익으니 이제 좀 집에 익숙해진 느낌이 들더라구요.
길이가 짧아서 부족한 수납공간을 위해 개수대 오른쪽에 키큰장을 넣어주고 아일랜드는 앞뒤 수납을 모두 넣어주었어요.
주방의 디자인 포인트는 싱크대 목대 돌출 시공입니다. 제가 찾은 주방 레퍼런스에 있던 디자인 중 하나를 구현해본 거라, 나름 로망을 실현한 저만의 주방이 완성되었어요. 예산문제로 시안처럼 원목으로는 할 수 없었기에 합리적인 가격의 필름지를 선택했어요. 심플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은 담은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
인테리어 하면서 특히 주방 시안을 많이 봤는데, 상부장 없는 싱크대를 해보고 싶었어요. 상부장 대신 설치한 선반은 이케아 벽선반인데요, 선반 아래 주방도구 걸이는 셀프로 설치했어요.
주방도구 걸이는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제품인데, 다양한 사이즈에 고리 개수도 추가할 수 있고, 행주 걸이 같은 옵션 액세서리도 같이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선반 위에는 자주 사용하거나 좋아하는 식기류를 올려두고 있어요. 이사선물로 나에게 선물해준 무쇠냄비, 독일 플리마켓에서 사온 꿀단지, 파이렉스 계량컵, 이케아와 자주에서 구매한 우드볼..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구성을 달리해서 분위기를 바꿔보고 있어요.
키큰장 옆으로는 홈바 공간이 있고, 그 옆에는 냉장고를 두었습니다. 3인 가족이 되면서 가끔은 작은 냉장고의 공간이 부대낄 때도 있지만 '비우고 채우자'라고... 살림 3단 정도되는 주부의 각오로 아직까지는 잘 사용하고 있어요.
키큰장에 수납해 놓은 그릇들입니다. 독일에 있을 때 쓰던 것들과 선물 받거나 엄마가 주신 그릇들이에요. 폴란드 그릇으로 유명한 볼레스와비에츠 그릇들은 독일에 있는 대형할인매장에 가끔 B급 제품들이 저렴하게 들어 오곤 했는데 그때 사 모은 것들이에요.
홈바 공간에는 라인등도 달아서 화사하네요. 독일에서부터 쓰던 전기포트, 예전에 집들이 선물로 받았던 토스터기랑 원두 그라인더를 두었어요. 아침마다 빵과 커피를 위해 분주해 지는 공간입니다.
매일매일 사용하는 저만의 드립커피 세트를 소개합니다. 아기가 잠든 오후 시간, '커피를 내리는 순간'은 육아 중 작은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저만의 '의식' 같은 소중한 순간이에요.
이 한잔의 여유가 부디 짧은 순간은 아니길, 매일매일 숨죽여 들이키곤 합니다..... :)
아일랜드 위에는 독일시절부터 쓰던 브리타 정수기를 올려두고 음용공간을 만들었어요.
아일랜드 위에는 콘센트를 설치해서 믹서기 사용이나 핸드폰 충전 등을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위에는 최대한 많은 물건을 올려두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때그때 다르게 구성해서 공간활용을 하고 있어요.
아일랜드 안쪽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오븐레인지 사이즈에 맞게 박스를 제작했어요. 그 옆은 원래 밥솥 자리로 슬라이드 장을 만들었는데 밭솥은 다용도실에 두고, 이 곳은 분유포트와 영양제, 도마, 쟁반 등을 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탁은 독일에서 가져온 가구에요. 오래된 원목가구라 물기에는 강한 재질이 아니라 항상 테이블보를 깔아서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나 추억을 지닌 소중한 식탁이고, 양쪽 날개를 펼쳐서 확장할 수 있는 장점도 있기에 이 정도 불편함은 거뜬히 감수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식탁의자는 중고마켓에서 구입했고, 엄마가 주신 원목 스툴 하나, 얼마 전에 구매한 벤치수납장이 있어요. 의자가 몇 개 더 필요한데 맘에 드는 의자를 찾기가 어려워서 의자 두 개만 달랑 두고 몇 개월을 살았어요.
벽 쪽에는 수납이 되는 나무 벤치를 두면 어떨까 싶어 검색하던 중 발견한 제품이에요. 주문제작을 맡겨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어쩜 저희 부부가 딱 원하던 디자인의 가구를 그것도 아주 예쁘고 견고하게 만들어서 판매하는 곳이 있어 너무 반가웠어요. 수납력도 기대 이상이라 아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고거래로 구입한 세스카체어와 다른의자 하나를 새로 구입해 사용하고 있어요.
의자를 바꾸니 나니 기존의 레트로 느낌의 초록색등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창고에 있던 화이트 조명으로 교체해서 달아주었어요. 분위기가 한층 차분하고 깔끔해 진 것 같습니다.
엽서나 그림들로 작은 포인트를 주는 걸 좋아해요. 분전함을 아예 덮어버리는 사이즈의 큰 액자를 걸어볼까 하다가 그 모양 그대로 그림 하나 붙여주니 귀여운 액자가 되었어요.
살림살이가 없지도, 많지도 않은 편인 것 같은데 남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에게는 꾸러기같은 물건들이 많아요. (상자에서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한 꾸러기들 포함) 그래서 선반, 서랍장 위, 그리고 아일랜드 위에도 이런 꾸러기 친구들이 늘 함께 한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취향이 생기고 정성껏 고른 가구와 소품들이 모여있는 공간에 대한, 기록에 대한, 로망을 천천히 이루며 살아가고 있어요.
5. 안방 Before
안방 공간을 소개합니다. 이곳의 인테리어 포인트 두 가지 중 하나는 창문이에요. 대부분의 한국 아파트 안방 창문은 불투명 창인데 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어요.
저희는 고민 끝에 과감히 안쪽 불투명 창을 없애기로 결정했어요. 방한 문제가 걱정이었지만 어차피 샤시(새시)도 아니고 오래된 나무 창문이고, 바깥 베란다가 있으니 크게 영향은 없을 거라는 판단이었죠.
그리고 아래 창틀에 목공 공사를 추가해서 넓은 창틀을 만들어 주어 인테리어 포인트를 주었어요. 이곳에 작은 화분이나 책을 올려두기도 하구요. 이 공간은 바깥쪽 베란다가 정리되면 특색을 더욱 살려서 꾸며 보고 싶은 곳 중 하나에요.
안방 After
창문 크기와 맞는 사이즈로 샌드 색상의 차르르 커튼을 시공해 주었어요. 블라인드와 커튼을 놓고 고민하다 안방의 안락한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커튼을 선택했는데, 한층 더 포근한 안방의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것 같아요.
예산에 여유가 있었다면 붙박이장을 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기존의 옷장을 쓰고 있어요. 공간이 넓어져 한 짝을 더 넣을 수 있을 것 같아 똑같은 제품을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현재는 판매하고 있지 않더라구요. 고민 끝에 중고마켓에서 모듈 행거를 구매해 두고 외출복을 걸어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옷장의 거울은 이케아 도어 행거 거울인데요, 얼마 전 행거부분을 떼어내고 나사로 고정해서 설치해 주었어요. 훨씬 안정감 있고 실용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밤이 되면 항상 간접등을 이용했던 저희 부부는 이번 인테리어 조명공사도 서재방, 아이방, 세탁실을 제외한 모든 곳을 주백색, 전구색으로 선택했어요.
한국 사람들에 비해 어둡게 생활하고 양초 문화가 발달한 독일의 영향을 받아, 밤에는 차분하고 편안한 무드를 선호하는 취향이 생겼어요. 그래서 침실에도 주백색 전구로 버블램프 펜던트등을 달아 편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 봤습니다.
이 사진을 보니 참 다양한 시절이 섞여 있네요. 침대 협탁으로 쓰고 있는 고가구는 부모님이 쓰시던 건데 제가 이런 종류의 빈티지한 물건을 좋아해서 귀국 후 가져와 쓰고 있어요. 침대는 평상형 원목 침대를 쓰고 있는데 헤드 부분의 디자인도 예쁘고 나무가 가진 본연의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질감이라 만족스럽게 사용 중입니다.
저희 부부를 스케치한 그림은 유학시절 남편과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선물로 그려주었어요. 현대판 호롱불 같은 느낌의 이케아 전구조명까지 더해지니 묘한 조화가 느껴지는 공간이네요.
얼마 전 침실 구조 변경이 있었어요. 원래는 거실에 있었던 1인용 의자를 어딘가로 치웠으면 좋겠다고 시작된 고민이었는데, 바꿔놓고 보니 아주 만족스럽네요. 침대 머리를 창가로 붙이고 양옆에 의자와 협탁을 두고도 공간이 여유가 있었어요. 당분간은 이 구조로 꾸며볼 예정입니다.
침구는 사계절 구스를 사용하고 있어요. 추운 겨울에는 파쉬(보온 물 주머니) 하나면 거뜬합니다. 둘 다 으슬으슬 감기 기운 있는 날은 1인 1파쉬를 하기도 해요.
침대 매트리스는 분리되는 투매트리스를 쓰고 있어요. 가끔 집에 가족들이 오셔서 주무실 때 위에 매트리스를 떼어서 잠자리를 봐드려요. 따로 토퍼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돼서 좋은 것 같아요.
6. 화장대 Before
안방의 두 번째 인테리어 포인트 공간이에요. 처음엔 조금 쌩뚱 맞아 보였지만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샘솟게 만든 공간이죠. 여러 시안도 찾아보고 우리에게 필요한 용도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화장대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화장대 After
죽어있던 공간처럼 느껴졌던 곳이 이렇게 살아났어요. 이 공간 덕분에 화장대와 수납, 두 가지를 해결하게 되어 너무나 만족스러워요. 화장대 위에는 매입등 두 개가 있고, 메인 펜던트등과 별도로 켜지도록 시공해 주었어요. 그림이나 오브제를 전등 아래 두면 나만의 갤러리도 되고 쇼케이스 느낌도 낼 수 있어요.
선반은 그때그때 기분에 맞게 꾸며보는 재미가 있어요.
아래 수납장은 생각보다 넉넉하게 공간이 나와서 화장품, 드라이기, 스팀다리미, 양말 등등 아주 많은 것들을 넣어두고 있어요.
선반 아래 왼쪽에는 콘센트를 하나 내주어서 드라이기를 사용할 때나 스팀다리미를 사용할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해요. 안방은 사실상 저희 부부의 침실 겸 드레스룸인데요. 드레스룸이 없는 아쉬움을 이 공간이 많이 달래주는 것 같아요.
저는 [식물]을 좋아해요.
거실 베란다는 플랜테리어 공간이에요. 전에는 화분이 흩어져서 놓여 있었는데 이번에는 한 곳에 모아서 배치해봤어요. 남편이 어느 날 식물들도 모여있으면 외롭지 않고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면서 턱턱 옮기더라구요. 진짜 외롭지 않고 살기 좋은지 더 잘 자라는 것 같아요.
테라코타 화분을 좋아해서 모든 식물들을 다양한 토분에 심어주었어요. 국산, 독일산, 이태리산 토분에 따라 디자인과 색감이 달라서 식물에게 어울리는 토분을 골라서 심어줄 수 있어요.
이 작은 책상도 독일에서 가져왔어요. 책상이기도, 화장대이기도 했다가 지금은 화분을 올려두었어요. 위에 올려둔 바구니와 틴케이스, 물조리개 등은 독일 플리마켓에서 구매했거나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것들이에요.
식물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도 있지만, 아기가 집에서도 식물을 자연스럽게 보고 느끼며 작은 자연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마치며
처음에 집들이 제안이 왔을 때 <오늘의집 '온라인 집들이'>를 통해 더욱 감각있게 사는 분들을 보기만 하던 사람으로서 과연 우리 집에 대해서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어 조금 망설여졌던 게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안 하는 것 보다는 해보면 뭔가 일상의 재미있는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해서 열심히 적어보았는데 지금 우리 가족의 공간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즐겁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끝까지 집들이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