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대화 기억 안 날 정도? 얼마나 긴장했길래…그런데 왕옌청, 마운드서 돌변했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평소엔 수줍지만 마운드에선 무서웠다.
한화 이글스 아시아쿼터 외국인 투수 왕옌청(25)은 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과의 홈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선보였다. 한화는 아쉽게 2-5로 역전패당했다.
왕옌청의 총 투구 수는 25개였다. 포심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커브,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포심 최고 구속은 149km/h였다.
1회초 신민재를 좌익수 뜬공, 안현민을 헛스윙 삼진, 김도영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구자욱을 1루 파울플라이, 노시환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계속된 2사 1루서 문현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제압해 이닝을 끝냈다. 완벽한 피칭이었다.
투구 후 만난 왕옌청은 "1차 호주 스프링캠프 때보다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피치컴은 이번에 처음 써봤는데 더 많이 적응해야 할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화는 왕옌청을 영입할 당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4km/h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왕옌청은 차츰 구속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는 "과거에는 2월에 구속이 이 정도까지 나오지 않았다. 트레이닝 코치님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있다"며 "코치님은 무척 좋다고 하시지만 난 아직 내가 원하는 만큼 올라오지 않은 듯하다"고 전했다.
한 취재진이 "패스트볼이 커터처럼 휘는 듯하다"고 물어봤다. 왕옌청은 "정확한 건 수치를 봐야 한다. 그래야 평소보다 더 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직접 눈으로 봤을 때는 커터처럼 많이 휘었다. 그런데 난 이 점을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팀 동료들과 코치님들은 이 공도 무척 좋다고 했다. 연구를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좌타자 상대 몸쪽 공략법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코치님께서 한국 타자들에게는 몸쪽 공을 잘 던져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피칭 때도 몸쪽으로 던지는 걸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식 경기는 아니었으나 리그 대표 타자로 꼽히는 안현민(KT 위즈),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실력을 겨뤘다. 모두 왕옌청의 승리였다. 그는 "이번에 처음 상대해 봤다. 아직 그 선수들의 성향 등은 정확히 모른다. 한국에 가서 꾸준히 연구해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은 이날 대표팀 선발투수로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 수는 19개였고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1km/h였다.
왕옌청은 "등판 전날 류현진 선수와 통화하며 선발이라는 것을 듣게 됐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엄청난 기대감이 생겼다"며 눈을 반짝였다.
관련 질문에 류현진은 "아직 나도 한화 이글스 단체 메시지 방에 있는데, 경기 라인업이 쫙 나왔더라. 마침 (왕옌청이) 박상원 선수와 같이 있어서 통화했다. 그냥 잘하자고 이야기했다"며 "이번에 던지는 걸 보니 좋더라. 몸을 잘 만든 듯하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평소 팀 훈련 때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왕옌청은 "그때는 너무 긴장했다. 기억이 잘 안 난다"며 멋쩍게 웃었다.
왕옌청은 "1차 호주 캠프에서 유튜브 촬영 도중 올해 목표를 적는 시간이 있었다. 첫 번째는 한국시리즈 우승이었고, 두 번째는 시즌 150이닝 채우기였다"며 "이렇게만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만 국가대표 출신인 왕옌청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만 대표팀에 뽑혔다. APBC에선 한국전 선발투수로 출장했다. 또한 2019년부터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국제 육성 계약을 맺고 일본 리그에 오랫동안 몸담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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