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사·동물 모두 헉헉~’…전주동물원 ‘폭염과 열대야’ 어쩌나

연일 폭염경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31일 전주 동물원에서 망토개코원숭이가 특별식으로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채윤정 수습기자

연일 33도가 넘는 폭염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등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동물원의 동물들과 사육사 모두 불볕더위에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보는 동물들과 사육사의 힘겨운 여름나기를 확인하기 위해 31일 오후 3시 30분께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에 위치한 전주동물원을 찾았다. 기온과 체감온도 모두 34도까지 올라가 폭염경보가 발효된 날씨에 지친 동물들은 물을 맞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먼저 방문한 코끼리 방사장에서는 코끼리가 물 위에 떠 있는 수박, 당근, 사과, 바나나, 오이 등을 먹기 위해 물에 들어가 물장구를 치고 특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또 사육사가 소방호스로 코끼리에게 물을 뿌려 온몸을 식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늑대들은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나무 그늘 밑에 누워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고 재규어들은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실내에 들어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에죠 불곰들은 방사장에 마련된 수영장에 들어가 몸을 식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마는 불볕더위에 물속에 들어가 잠수하는 등 물속에 자리 잡고 나오지 않았다. 원숭이 방사장에선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설치된 그늘막 밑에서 수박과 사탕수수 등의 특식을 먹으며 여름을 이겨내고 있었다.

10년째 코끼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유동혁 사육사는 “햇빛을 차단할 수 있게끔 그늘막이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고 동물들이 더울 때 자율적으로 실내에 들어갈 수 있게 야외 방사장과 실내를 오갈 수 있는 문을 상시 개방해 두고 있다”며 “동물들에게도 수분 섭취와 높은 영양이 중요해지는 계절인 만큼, 초식 동물한테는 수박과 제철과일을 제공하고 있고 육식 동물은 소고기 등의 보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기력이 떨어지거나 노령 동물들의 경우에는 음수대에 영양제를 섞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육사들도 햇볕이 뜨거운 날에는 동물들 장난감을 만드는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지만, 항상 동물들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동물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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