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커, 트럼프 성관계 영상 확보?!... "이란 공격하면 공개"

SNS 발 미확인 주장 확산…사이버전 현실은?

1997년 2월 2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저택에서 미국 금융가 제프리 엡스타인(왼쪽)과 부동산 개발업자 도널드 트럼프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2026년 2월 18일(현지시각), X(구 트위터)에서 한 문장이 전 세계를 흔들었습니다.

"이란 해커들이 트럼프와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영상을 확보했으며,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를 공개하겠다."

팔로워 52만 명의 계정 @YourAnonTV가 올린 이 게시물은 276만 뷰를 돌파하며 순식간에 바이럴됐습니다. 미성년자 영상 주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증거가 없으며, 주요 언론과 미국 당국은 공식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여기서 진짜 중요한 질문은 "영상이 진짜냐 가짜냐"가 아닙니다. 이란은 왜 지금, 이 카드를 꺼냈을까요?

미사일 대신 파일…이란의 새로운 전쟁 교리

이란혁명수비대(IRGC) 산하 사이버 부대는 재래식 전력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비대칭 정보전입니다.

실제로 2024~2025년, "Robert"라 불리는 이란 연계 해커 그룹이 트럼프 캠프 이메일 100GB 이상을 탈취해 유출을 위협한 사건이 AP, Reuters 등에 의해 보도됐습니다.

FBI와 CISA는 이를 "계획된 명예훼손 작전(calculated smear campaign)"으로 규정했습니다. 즉, 해킹은 실재했고, 정보전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공격하면 공개"라는 선언은 사실상 디지털 억지(Cyber Deterrence) 선언입니다. 핵무기가 "쏘면 너도 죽는다"는 공포로 전쟁을 막듯, 이란은 "공격하면 네 정치생명 끝난다"는 공포로 미군을 묶어두려는 겁니다.

트럼프가 엡스타인과 함께 한 사진.

엡스타인 파일과의 교차점…연기 없는 불은 없다?

공교롭게도 2026년 1월, 미국 법무부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 300만 페이지 이상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클린턴, 앤드류 왕자 등 전 세계 엘리트 150명 이상의 이름이 등장했으나, 이름이 나왔다고 해서 범죄 연루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란 해커의 주장은 바로 이 타이밍을 노렸습니다.

엡스타인 파일이 전 세계 여론을 달굴 때, "우리도 비슷한 걸 갖고 있다"고 흘리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효과는 핵폭탄급입니다. 증거가 없어도 의심은 퍼집니다.

여론전에서 "연결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자체가 이미 무기입니다.

엡스타인 전용기. 파일에 자주 언급되는 비행기로 트럼프가 1990년대 여러 번 탑승 기록 있다.

한국이 주목해야 할 진짜 이유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북한 정찰총국 산하 라자루스 그룹은 이란 IRGC 사이버부대와 교리 측면에서 판박이입니다. 이미 한국 국방부, 방산업체, 정치권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침투가 수차례 보고됐습니다.

K-방산 수출이 폴란드·루마니아·호주로 확대될수록, 우리는 더 매력적인 표적이 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가진 대한민국이 정작 사이버·정보전 방어 교리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란이 미국에 날린 이 한 방은, 한국군에게도 던지는 경고입니다.

엡스타인 파일에서 착취 장소로 지목된 Little St. James 섬.
본 기사에 인용된 이란 해커의 영상 보유 주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증거가 없는 미확인 정보입니다. 실제로 검증된 사실(이란의 트럼프 캠프 이메일 해킹 시도)과 미확인 루머를 구분하여 읽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