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B·현대·KB 대형손보사, "車보 시장 잡아라"…할인강화+특약신설

(왼쪽부터)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사옥 /사진 제공=각 사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 4사가 이달들어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점차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디지털 보험사의 약진과 중소형 손보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에 맞서 기존 고객을 사수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1일 <블로터>가 대형손보사 4곳이 이달들어 판매 촉진을 위해 영업현장에 배포한 전단이나 영업자료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손해율이 낮은 우량 운전자를 확보하고 상품의 다양성을 추구해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에 대한 특약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전기차만 배터리 신가보상(새 배터리 교체 시 보상)을 적용했으나 이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확대해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 전기차량의 경우 차량 연식이 10년이 지나면 가입이 불가능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차량연식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사용해 배터리 소모가 전기차량에 비해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겨울철을 대비해 모든 바퀴에 윈터타이어를 장착하면 보험료의 5%를 할인해준다. 특히 보험기간 중도에 윈터타이어를 장착했더라도 보험기간 전체에 걸쳐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해 기가입 고객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DB손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할인 특약을 신설했다. HUD는 운전자 전면 유리창에 계기판 등 정보를 표시해주는 장치로 운전자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정면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준다. 이어 자가용 스포츠카의 요율을 조정해 스포츠카 보험료를 낮췄다.

또 개인용 차량 주행거리특약을 연령대별로 세분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비싼 29세 이하 운전자의 할인율을 높여 젊은 운전자의 유입을 겨냥했다.

현대해상은 개인용뿐만 아니라 업무용 차량에도 첨단안전장치 장착 관련 할인 특약을 새롭게 신설했다. 차선이탈·전방충돌·후측방충돌 경고장치 및 HUD 등 4종류의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하면 장착한 개수(1~4개)와 차량 연식에 따라 개인용은 최대 12%, 업무용은 최대 15% 할인한다.

아울러 개인용 차량에만 적용했던 12세 이하 할인 특약을 업무용 차량에도 도입했다. 고객이 임산부일 경우에도 자녀 1명이 있는 것으로 간주해 보험료를 할인한다. 또 업계에서 처음으로 12세 이하 어린이 통학버스로 신고된 9인승 이상 자동차도 할인 대상에 포함했다.

KB손보는 많이 걷는 운전자에게 걸음 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한다. 걸음 수가 많으면 그만큼 운전하는 시간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자체 분석에서 대중교통의 이용 빈도가 높으면 운전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사고 확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대중교통특약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매년 갱신해야 하는 상품으로 어떤 보험 상품보다 장기간 가입을 유지하는 충성고객 확보가 어렵다"며 "기존 보유 고객이 많은 대형 손보사의 경우 신규고객 유입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을 타사에 뺏기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므로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며 재가입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내포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