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뒤통수 때린 野, 합의 깨고 與추천 인권위원 부결

김태준 기자 2024. 9. 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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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추천 인권위원 선출안은 가결
與 “사기” 격앙... 민주 “자율투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방송 4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재의의 건이 부결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나가자 우원식 의장이 잠시 대기하는 것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당이 추천한 한석훈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반면, 야당이 추천한 이숙진 인권위원 선출안은 통과됐다.

인권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되고, 그중 위원 4명은 국회 몫이다. 여야가 미리 합의해 선출안을 본회의에 올리고 그대로 확정되는 게 관례였는데 이것이 깨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사기를 당했다”고 했고, 민주당은 “의원들의 자율 투표”라며 맞섰다.

이날 본회의에서 여당이 추천한 한석훈 인권위원 선출안은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반면 민주당이 추천한 이숙진 인권위원 선출안은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이렇게 되자 여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장석 근처로 와서 “기본적으로 인사에 관해서는 서로 합의하고 각자 추천했으면 존중해 주는 게 관행”이라며 “(민주당) 의총 결과에 관해 우리한테 일언반구도 없이 표결해 지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이래서 어떻게 의사 진행이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뜻대로 의결이 안 되면 무조건 보이콧한다는 건가”라고 했다.

결국 우 의장은 15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격앙된 상태였지만 본회의장으로 복귀했다.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방송 4법, 노란봉투법, 25만원 법 등의 표결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여당이 표결에 불참하면 민주당 단독으로 가결할 수 있다. 이 법안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 차원에서 본회의장을 잠시 나갔다.

추천안이 부결된 한 후보는 검사 출신의 법조인으로 민주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 때문에 사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란 말이 나왔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본회의 의사 진행 발언에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기당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통과시킨 인권위원 임명을 보류하도록 대통령실에 건의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국민의힘 추경호(왼쪽)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여야가 미리 선출에 합의하지 않았냐는 취지로 항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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