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줄고 제작비 늘고…종편 첫 회생 신청한 JTBC

이혜선 2026. 6. 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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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선언 사흘 만에 법원행
북중미월드컵 중계권 비용 회수도 난항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JTBC의 회생 신청은 국내 미디어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콘텐츠 소비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TV 광고 시장은 위축됐고, 콘텐츠 투자 경쟁에 따른 제작비 부담은 커지면서 기존 방송사업자의 수익 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JTBC는 15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JTBC가 지난 12일 만기가 도래한 206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지 사흘 만이다. 전날인 14일에는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이 잇따라 회생을 신청했다.

JTBC의 재무 부담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상 자본총계는 226억원으로 자산총계 5755억원의 4%에도 못 미친다. 자본금이 5751억원에 달하지만 그동안 쌓인 결손금이 7294억원에 달해 자본을 거의 갉아먹은 결과다. 1분기 영업손실은 186억원으로 전년 동기(19억원) 대비 10배 늘었고, 당기순손실도 232억원으로 4배 이상 확대됐다.

단기 상환 일정도 빠듯했다. 연결 기준 유동성차입금 및 사채는 2330억원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330억원 규모 무보증 공모사채는 다음 달 31일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지난 12일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한 것은 시작이었던 셈이다.

중앙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는 지난달 서울 마포구 소재 중앙일보·JTBC 사옥과 경기 고양시 일산스튜디오 등 총 5500억원 규모의 사옥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중앙그룹은 코람코자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실사와 세부 조건 협의에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구조여서 최종 거래 완료 시점이 8월 말로 예정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산 매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6월 중순 이후 잇따라 도래하는 단기성 채무를 감당할 유동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단기 채무 상환 일정에 미치지 못하면서 회생절차 신청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방송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방송·콘텐츠 산업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드러난 사례로 보고 있다. OTT 확산으로 광고 시장은 축소된 반면 콘텐츠 제작비는 급증하면서 기종 방송사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JTBC의 방송채널 광고 매출은 2023년 2047억원에서 지난해 1846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도 3894억원에서 3737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형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따른 비용 부담도 재무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JTBC는 2026~2032년 올림픽과 월드컵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중계권료만 해도 1억2500억달러에 달했지만, 재판매 계약이 KBS 한 곳과만 성사되면서 중계권 비용 회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생 신청이 JTBC 재승인 심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법상 종합편성채널은 정기 재승인 심사를 통해 재무 건전성과 경영 안정성, 콘텐츠 투자 계획 등을 평가받는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사업 자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JTBC는 재승인 대상 사업자인 만큼 재무·기술 분야 평가를 포함해 관련 사안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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