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준비만 9시간" 하루 120팀 방문하는 40대 횟집 사장님 성공 비결

제가 보통 오전 6시 40~50분쯤 일어나는데 금요일, 토요일은 할 일이 더 많아요. 그래서 한 5시쯤 일어나요. 저는 강북구 미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47살 권용호입니다.

출근은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5~6분 정도 걸릴 것 같고요. 버스를 타고 가게까지 가는데 한 15~20분 사이면 가는 것 같습니다. 오전 6시 반 정도에 매장에 도착하고 영업시간은 수요일만 오후 5시에 오픈하고요. 나머지는 오후 3시에 오픈해요. 매장에 일찍 가는 이유가 있는데, 저희 가게만의 시그니처가 '오마카세 모둠회'라는 거거든요. 고기를 잡는 데만 6~7시간 걸려요.

아침에 매장에 도착하면 우선은 횟집에서 제일 중요한 수족관 체크부터 해요. 수족관 각각의 컨디션, 온도들이 다 다르거든요. 그걸 제일 먼저 확인해요.

장사는 2018년도에 시작했으니까 7년 정도 됐네요. 원래는 성동구 응봉동이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서 처음 오픈했죠. 미아동으로 옮긴 지는 1년 2개월째 되어 가네요.

매장 창업 비용은 맨 처음에 했던 가게는 9평 정도 되는데 1,700만 원 들었어요. 거기 횟집 자리라고 해서 권리금만 주고 들어갔는데, 알고 봤더니 25년이나 된 가게였던 거예요. 여기로 이사하면서는 1억 조금 더 투자했어요. 거기서 장사해서 모은 돈으로 온 거예요.

투자를 크게 한 이유 중에 하나가 규모가 작으면 그만큼 보여줄 수 있는 게 적어요. 근데 어느 정도 규모가 되고 더 큰 수족관을 놓으면 손님들한테 제가 하고 싶은 거, 보여주고 싶은 거 다 보여줄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1년 동안 여기저기 자리를 다 알아봤어요. 근데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현재 매출은 6월 기준으로 7,700만 원이네요. 이 매출은 순수 홀에 와서 드시는 분 매출이고, 일매출 350만 원 정도 돼요.

실질적으로 가져가는 마진은 제가 좀 많이 퍼주는 스타일이라 실 마진은 10~15% 정도밖에 안 돼요. 마진이 좀 적은 편이에요. 활어 값하고 해산물 값이 제 매출의 60% 정도 차지해요. 거기다 공산품에 월세, 인건비 이것저것 다 나가다 보면 실질적으로 가져가는 게 좀 많이 적어지더라고요.

이전 매장에서 장사가 잘된 건 절대 아니고요. 처음부터 장사가 잘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처음에 차린 자리가 골목상권이다 보니까 암만 음식이 맛있어도 소문이 나지가 않는 거예요. 1년이 다 되는 시기 동안 장사를 접으려고 했거든요. 그때 매출이 저한테 좋은 밑거름이 됐으니까 창피한 건 아닌데 좀 적어요. 그 당시는 하루 30~50만 원밖에 못 팔았어요. 월 매출이 한 700~800만 원 정도였어요. 사람은 당연히 쓸 수가 없었고 평수도 9평밖에 안 됐어가지고 와이프랑 그냥 둘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어요. 아내랑 같이 하면서 남는 게 정말 없었다고 봐야 해요.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괜찮아졌는데 그 계기가 있어요. 당시에 '가게를 닫아야 되나?' 이 생각을 했을 때 아는 분이 '너 어차피 가게 닫을 거면 진정한 오마카세 한 번 만들어볼래? 밑져야 본전이니까 한번 해 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농어도 넣고 참돔도 넣고, 어차피 가게 닫을 거 한 번 막 퍼줘 보자고 마음먹고 한 8가지 종류의 어종을 퍼주기 시작했던 거예요.

운이 정말 좋았던 게 오마카세 모둠회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코로나가 터졌어요. 그 시기에 손님들이 다른 데도 한 번 먹어보려고 찾다가 저희 집이 걸린 거예요. 거기서 소문이 어떻게 났냐면 '여기 미친 횟집이다', '이 가격에 말도 안 되는 구성이다'라는 식으로 났어요. 그러면서 배달이 엄청나게 진짜 폭주했어요. 와이프랑 둘이 6시간 일하는데 배달로만 120~130만 원씩 벌었어요. 그때부터 매출이 수직 상승한 거예요.

장사 처음 하면서 매출도 안 나오고 했을 때 그 심정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게 가장으로서 무기력한 느낌보다 더 심한 고통은 없는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서 괴리감이 엄청 많이 왔었어요. 와이프한테도 너무 미안하고요.

그걸 극복하게 된 계기는 여기서 내가 만약에 그만 두면 이거보다 조금 힘들거나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 또 난 금방 포기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한 번 해보자고, 미친 듯이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결심을 하게 됐던 거예요.

여러 가지 생선을 다루려면 아무래도 처음부터 잘할 수가 없잖아요. 첫 시작을 준일식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어부박씨'라는 데였는데, 되게 큰 대형 횟집이에요.

일식 일하기 전에는 원래 무역회사 다녔었어요. 주식도 상장되어 있고 꽤 좋은 회사였어요. 연봉도 그때 당시에 4,500~4,700만 원 사이 됐었어요. 벌써 17~18년 전이죠. 그때 당시에는 많이 높았던 연봉이었어요.

회사 잘 다니다가 직종을 변경하게 된 계기는 회사 생활이 적성에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심근경색처럼 가슴도 아프고 그래서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생각해 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게 회니까 관련된 일을 해보자고 생각하고 이쪽 계통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직장 잘 다니다가 그만둔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걱정 정도가 아니라 '배가 불러서 그러는구나', '정말 나중에 후회할 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생각 바꿔라'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저희 장인어른이 제일 반대하셨어요. 힘든 일을 선택해서 본인 딸을 고생시키려고 하냐고, 왜 굳이 사서 고생하려고 그러냐고 하시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그때 심정은 제가 뭔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엄청난 고민을 하고 내린 건데, 주변의 반응은 '너가? 왜? 왜 이제 와서? 왜 사서 고생을 하려고 그래?' 그랬을 때 저도 많이 흔들렸었어요. 그렇지만 그냥 그분들의 말에 수긍해서 제가 추구하지 않는 그 일상을 그대로 반복한다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해보자', '후회 없는 삶을 살자', '어떻게든 설득해 보자' 그런 마인드로 끝까지 2년 동안 계속 설득했어요. 그냥 하고 싶다는 게 아니고 '이렇게 꿈을 가지고 있고, 이런 체계를 거쳐서 할 거다'라고 그러다 보니까 결국에는 마음을 열어주시더라고요. 지금은 아주 좋아하시죠.

지금 오후 5시 30분쯤 됐는데 대기자 명단이 50명 가까이 됐어요. 기다리시는 분들은 10시까지도 기다리세요. 단 30분이라도 드시고 가려는 분들이 있어요. 저게 만약에 80팀 넘어가면 중간 대기 명단을 뺏어요. 안 뺏고 만약에 놔두면 주말에는 120~130팀 찰 거예요.

장사 잘되는 특별한 노하우라는 것보다 진실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진정성 있게 할 수 있는가?',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가?', '후회 없이 할 수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해요. 누구나 다 열심히 해요. 근데 정말로 좋아하지 않으면 아무 효과가 없다고 봐요. 돈을 좇는 사람은 결국에 돈만 좇게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돈에 욕심은 끝이 없잖아요. 대신 행복을 좇다 보면 돈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은 먼저 저희 가족, 제가 아는 모든 분들 다 건강하고 행복한 것이고요. 두 번째, 저희 가게를 믿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쾌활하게 웃으시면서 다들 밝은 모습으로 음식을 드실 때 정말 너무 행복해요. 요리사로서 진짜 자부심을 느껴요. 힘든 거 지금 아예 1도 없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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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앞으로 뭔가 이루고 싶은 목표, 꿈이 있다면 지금처럼 일단 욕심부리지 않고 오시는 분들한테 정말 맛있게 드셨다는 말 들으면 지금은 일단 그게 제 최대 목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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