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 성골' 원태인·구자욱 동반 커리어하이...삼성 9년 만에 15승·30홈런 탄생→PO 직행 '활짝'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15승 투수와 33홈런 타자가 동시에 뛴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15년 이후 9년 만에 토종 투타 에이스를 확보하며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9-8 승리를 거뒀다. 2위 삼성(77승 61패 2무)은 3위 LG 트윈스(73승 65패 2무)와 나란히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8승 6패 1무로 우위를 점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위를 확정했다.
삼성은 경기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타선의 한방이 돋보였다. 1회 말 박병호가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3회 구자욱이 솔로포를 가동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구자욱은 6회 연타석 홈런으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삼성은 6회까지 홈런 세 방으로 6득점을 폭발하며 대포 군단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타선이 폭발한 사이, 마운드에서는 원태인이 호투를 이어갔다. 키움전 원태인은 6회까지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투구수 100개를 기록하면서 패스트볼(49개), 체인지업(28개), 슬라이더(20개), 커브(3개)를 고루 던져 키움 타선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2회, 5회, 6회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하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7회 2점, 8회 1점을 추가한 삼성은 9-2로 앞선 상황에서 9회 초 6점을 내주는 등 흔들렸다. 그러나 경기 초중반 원태인과 구자욱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한 점 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2위 삼성(77승 61패 2무)은 상대 전적에서 8승 6패 1무로 우위를 점한 3위 LG(73승 65패 2무)를 4경기 남겨두고 4경기 차를 유지했다. 따라서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삼성의 2위 도약엔 여러 선수의 기여가 컸지만, 그중에서도 '푸른 피 성골' 원태인과 구자욱의 동반 커리어하이가 큰 몫을 차지했다. 투타 에이스인 두 선수는 팀의 구심점 역할을 잘 소화하면서 국내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도약했다.
원태인은 올 시즌 28경기 15승 6패 119탈삼진 평균자책점 3.66(159⅔이닝 65자책)을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전체 6위)로 타고투저 시대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고, 특히 다승 부문에서 데뷔 첫 15승으로 단독 1위에 등극해 사실상 타이틀을 가져왔다. 양현종 이후 7년, 삼성 선수 중에서는 배영수 이후 무려 11년 만에 다승왕을 앞두는 등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27경기 타율 0.344(491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92득점 13도루 OPS 1.045를 마크 중이다. 장타율(0.629) 2위, 타율·타점 3위, 홈런 공동 4위, 출루율 5위, 득점 7위, 안타 공동 7위를 기록해 KBO리그 주관 타격 7개 부문에서 TOP7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17경기에서 11홈런을 폭발하는 괴력으로 2년 연속이자 통산 세 번째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큼 다가섰다.
구자욱과 원태인은 7살 차이가 있지만 2020년대 삼성 투타 핵심 선수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명확하다. 특히 두 선수는 '성골'이라고 부르는 로컬 출신인 점에서 삼성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구자욱은 본리초-경복중-대구고를 나왔고, 원태인은 율하초-경복중-경북고를 다녔다. 모두 대구 지역에서 알아주는 야구부를 보유한 학교들이다.
두 프랜차이즈 스타가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건 삼성의 오랜 바램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까지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그림이었다. 삼성은 구자욱과 원태인이 한 팀에서 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2021년을 제외하면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팀의 암흑기가 계속되면서 꾸준히 활약했던 두 선수의 어깨도 축 처질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다르다. 140경기 만에 77승을 기록한 삼성은 2021년의 76승을 뛰어넘으면서 최근 9시즌 통틀어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2015년(88승) 이후 9년 만에 리그 80승도 가능할 만큼 페이스가 좋다.
그 중심엔 마운드에서 15승을 챙긴 원태인, 타석에서 33홈런을 터트린 구자욱의 활약이 빛났다. 두 선수는 2015년 윤성환(17승)-야마이코 나바로(48홈런)·최형우(33홈런) 이후 9년 만에 15승 투수-30홈런 타자로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암흑기의 종말을 알렸다. 최소 2~3년 이상 서비스타임이 보장된 '푸른 피 성골'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다.
사진=OSEN,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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