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데이터 조회하면 '뜨는' 플랫폼의 비밀 [컴퍼니+]
生生 스몰캡 | 데이터기업 쿠콘
대출 갈아타기 수혜 예상
데이터 조회 많아질수록
쿠콘 실적도 함께 늘어나
낮은 제품 원가율도 강점
바야흐로 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절이다. 개인과 기업의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자의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면에서 쿠콘은 관심을 가질 만한 데이터 기업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환대출 비교 서비스가 활성화할수록 이 회사의 매출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의 투자포인트를 분석했다.
고금리 기조의 파급효과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곳은 대출시장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제일 먼저 반응하는 게 대출금리다. 코로나19가 터진 이후인 2021년까지만 해도 고금리는 이슈가 아니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시작된 고물가의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자 대출금리는 서민을 힘들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빚을 낸 차주借主가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부가 서민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대표적인 것이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서비스다. 정부는 지난해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생활공감형 정책"이라며 대환대출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민의 이자부담은 줄이고,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 정책 목표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9일)와 전세대출 갈아타기(31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원리금에 짓눌려 있는 서민에겐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출 갈아타기 활성화 정책은 관련 기업에도 기회의 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곳이 차주의 신용도와 관련 있는 데이터들을 제공하는 업체다.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에 투자자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쿠콘은 금융회사·공공기관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사가 필요한 데이터를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형태로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데이터 플랫폼 업체다. 사업은 크게 데이터 서비스와 페이먼트 서비스가 있다.
데이터 서비스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와 기업정보를 제공한다. 페이먼트는 간편결제·가상계좌·펌뱅킹 등 금융 VAN(Value Added Network) 업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주요 고객사로는 은행·카드·증권·보험 등이 있다.
이 회사의 첫번째 투자포인트는 데이터 사업의 확대 가능성이다. 쿠콘은 국내 500여개, 해외 200여개 기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250여개의 API 상품으로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이중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신용 대환대출 비교 서비스, 예·적금 비교 서비스,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 등이다.
대환대출이 활성화할수록 데이터를 조회하는 신규 트래픽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는 쿠콘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한번 개발한 API 상품은 원가율이 낮아 영업 레버리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환대출 서비스가 신용대출에서 전세대출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트래픽 증가에 따른 신규 데이터 서비스 매출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쿠콘의 대출 비교 서비스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대출 비교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데이터 서비스 매출액이 2020년 158억원에서 2021년 254억원, 2022년 365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440억원 규모다.
두번째 투자 포인트는 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다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콘은 보안 분야에 매년 50억~60억원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울러 가공한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상품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은 탄탄한 실적 성장세다. 쿠콘의 매출액은 2017년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7년 147억원에서 2021년 614억원으로 4.2배가 됐는데,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2년 매출액이 64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2023년 다시 10.1%(710억원)로 뛰어오르면서 시장의 우려를 털어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쿠콘의 실적이 대출 서비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건 유의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조회 수가 줄면 매출도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관련 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게 쿠콘의 생각이다.
금융회사가 쿠콘의 다양한 솔루션을 일괄 도입 방식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지난 1월 24일 10여개 보험사와 제휴해 사용자가 모바일 앱에서 자동차·용종 보험을 비교할 수 있는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쿠콘의 주가가 바닥을 맴돌고 있다는 점도 살펴볼 지점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1만812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 주가가 8만4300원을 기록했다는 걸 감안하면 78.5% 떨어진 수치다.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면 주가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결국 실적이 중요하단 거다. 올해 쿠콘의 예상 매출액은 764억원, 영업이익은 216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중장기 목표 주가는 3만원으로 제시한다.
손창현 K투자리서치 팀장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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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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