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디자인 옵션과 맞춤형 설계
고급 호텔 룸 감성으로 컨테이너 이미지 탈피
‘살아보고 싶은 공간’, ‘편안함 쉼의 아늑한 공간’. 차가운 컨테이너 박스라는 모듈러 주택에 대한 기존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트렌드를 반영한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불안 요소를 해소시킬 다양한 기술의 접목도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모듈러 주택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정리 남두진 기자│협조 이상희 대표(쇼그스튜디오)│자료 오픈스페이스
지난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체류형 쉼터 도입과 관련한 세부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모듈러 주택을 향한 예비 건축주들의 시선이 사뭇 달라졌다.
최근에 개최한 코리아빌드 박람회에서는 밸류맵이 제공하는 서비스인 오픈스페이스와 스페이스웨이비의 주택 브랜드인 웨이비룸이 실제 사이즈의 모듈러 주택을 전시장 내부로 옮겨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동안 컨테이너를 연상시키던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깨끗이 지워내듯 트렌디하고 고급스러운 형태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단순히 형태에서의 변화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GS건설의 모듈러주택 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는 최근 경동나비엔과 협약을 통해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용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통해 모듈러주택 내의 보일러, 환기청정기, 일괄소등 스위치와 같은 설비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침입감지센서를 통해 불법 침입이 감지되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경보 알림이 가는 등 세컨드하우스를 계획하던 잠재 고객의 불안 요소를 상당 부분 해소시킬 것으로 주목됐다.
이처럼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와 더불어 모듈러 주택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PART 02에서는 기존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계획에 참고할 만한 모듈러 주택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사례는 오픈스페이스의 ‘THE LIVING 6(더 리빙 6)’이다.
영국에서 모듈러 호텔 건축한 전문가 참여
더 리빙 6은 오픈스페이스가 코리아빌드 박람회에 실제 사이즈로 옮겨 왔던 모듈러 주택 모델이다. 영국에서 모듈러 호텔(bristol airport hampton by Hilton)을 건축했던 쇼그스튜디오의 이상희 소장이 직접 설계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소장에 따르면 영국은 건축 허가의 과정이 까다롭고 높은 시공 비용에 공사 기간도 길기에 점점 모듈러 공법을 보급하는 추세다. 다만, 우리나라가 전원주택이나 세컨드하우스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영국은 전통주택의 확장 공사나 저가 호텔 그리고 정부 지원을 받아 난민 주택사업에 주로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배경을 고려해 그가 이번 ‘더 리빙 6’에 접목한 설계는 과연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모듈러 주택의 형태와 어떤 차이점을 가질까? 아래는 이번 10월 호를 위해 문의한 자문에 대한 그의 회신이다.
“이번 더 리빙 6에는 운반 문제나 접합 한계로 건축적인 미학을 외관에 충분히 담아내지 못해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것도 있지만 언젠가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도 건축적인 완성도를 갖출 때 비로소 모듈러 주택에 대한 고정관념도 사라질 것 같다.”
고급 호텔 룸 연상시키는 아늑한 공간
모듈러 주택이 낯선 사람도 ‘살아보고 싶다’라는 감탄을 끌어낼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 콘셉트였다. 이를 위해 마치 북유럽의 통나무 오두막Cottage을 연상시킬 외관으로 디자인하고 전체를 목재로 마감해 안락함이 느껴지는 인상으로 연출했다. 여기에 쉼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데크를 마련해 포근한 분위기도 더했다.
내부에서는 그의 진가가 더욱 잘 드러난다. 세련되면서 어딘가 프렌치한 감성이 느껴지는, 마치 고급 호텔 룸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협소한 면적일수록 공간 효율을 위해 각 실을 가장자리로 배치하는 것이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반적인 설계인데 이와 다르게 중심에 화장실을 두고 그 주위로 실들이 둘러싼 모습은 꽤 인상적이다.
외국 호텔에서나 볼 법한 설계를 적용한 덕분에 공간이 명확하게 구분되면서 적절한 프라이버시가 확보됐다. 공간을 이용하며 실제 면적보다 넓게 느껴지는 공간감은 덤이다. 특히 이번 모듈러주택은 가구를 모두 갖춘 형태인 풀퍼니시드Full-Furnished로 계획됐는데 아담하고 모던한 가구가 아늑한 분위기를 극대화하고 그중 아일랜드 조리대는 주방의 로망을 이루기에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하다.
한편, 이 소장은 “최근 자동 로봇을 통해 시공하는 기술이 시도되고 있는데 이런 시스템이 좀 더 체계를 갖추면 비교적 단가는 낮아지고 정확도와 신속성은 높아짐에 따라 대형 건축에서도 모듈러 공법이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가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