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들정도로 청렴했던 레전드 대법관.txt

조무제 전 대법관
아는 사람에겐 유명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청빈공무원임.

조무제 전 대법관은 대학 4학년때 당시 22명이 뽑힌 사법시험에 통과함. 이 때가 1964년임.

그리고 30년이 지난 1993년.
공직자 재산공개 때 재산이 드러나는데.....
25평 아파트랑 부인 명의 예금 1075만원.
다 해서 6434만원.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재산이라고 믿기 힘든 금액이었음.

신고대상 고위법관 103명 중에 꼴등이 되고, 이때부터 청빈의 상징이 되어 딸깍발이 판사로 불림

1년 뒤에 창원지방법원장으로 승진하게 되는데, 보통 이런때 기존에 있던 곳에서 전별금을 두둑히 받음. 전별금을 적게 준비했다간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사이인데 밉보이게 될까봐 신경써서 준비하곤 하는데...

근데 그 돈을 전부 부산고등법원 도서관에 기증하고 떠남....
이 때 이외엔 전별금을 받으신적이 없다고 함.

4년 뒤인 1998년 8월 김대중 대통령에 의하여 6년 임기의 대법관에 임명됨. 이때 신고한 재산은 7000여만원. 5년동안 천만원 늘어남;;;

참고로 5년 중 1년은 수석부장판사, 4년동안은 지방법원장을 맡았는데 지방법원의 1인자 재산상태가...?

대법관으로 일할 당시에는 보증금 2천짜리 오피스텔에 살면서 도보로 출퇴근함. 서류로 책상이 뒤덮히는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남들 다 쓰는 비서관 없이 일하심. 5급 비서관 월급이 나라에서 나오는데 세금을 함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마찬가지 이유로 관용차도 안 쓰고 걸어다니심.

현직 때 사무실에 외부인이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함. 재판수당이 나오면 직원들한테 식사비나 소주값으로 쓰시기도 했지만 남이 사주는 밥은 절대 먹지 않았다고... 파도 파도 미담만ㅋㅋㅋㅋㅋ

6년 뒤 임기가 끝나고 대법관에서 퇴임하게 됨.
당연히 로펌에서 수십억 대 오퍼가 왔음. 그냥 판사가 로펌으로 전향해도 전관예우를 받는 마당에 대법관이면 오죽하겠어. 보통 퇴임한 대법관은 로펌에 가거나 개인사무실을 열어서 신나게 노후자금을 모으는 게 관례임.

그런데 "후배 법관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모교인 동아대에 석좌교수로 감. 이게 얼마나 이례적이었는지 기사도 남. 퇴직사에선 "법관은 고독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가심.

참고로 '그래도 법관 월급이 있는데, 그냥 사치를 해서 돈이 안 모인것 아니야?' 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음. 답을 하자면 1990년대부터 모교인 동아대 발전기금으로 8천만원 넘게 기부해오심. 갓벽.....(현재 1억이 넘었다는 이야기도 있음... 법원에서도 성금할 일이 있으면 100만원씩 내셨다고 함)

현재는 동아대 법학부 석좌교수에 이어서 같은학교 로스쿨 교수로 재직중이심. 학교 사택에 거주하고 휴대폰도 자가용도 없으심. 그런데도 로스쿨 행정실에선 수업스케줄과 상관없이 출퇴근이 정확하시기 때문에 연락이 안 돼도 불편함이 없다고 함.

여전히 외부특강 사례비가 나오면 통째로 직원들이나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직원들이랑 밥을 먹을때도 있긴 하지만 남이 사주는 밥은 절대 먹지 않으심.

얼마 전까진 교수직과 조정위원을 겸직했는데, "하는 일에 비해서 많이 받고 있으니까 내 조정수당을 줄여달라" 라고 요구함. 부산법원에서 그냥 드리던대로 드렸더니 항의하셔서 결국 절반 수준으로 줄임ㅋㅋㅋㅋ 부산법원 입장에선 부산지방법원장 출신인데 다른 판사들보다 낮게 달라고 하니까 곤란했던듯. 얼마 전에 퇴임하셨는데 조정위원에서 퇴임하는 게 공직생활의 공식적 마무리라서 퇴임식을 할..... 것도 같았지만 그럴까봐 아무말 없이 몰래(?) 퇴임하심.

몇년 전에 기자가 "청빈이란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을 때
"제게 청빈이란 말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법관에겐 재판을 어떻게 하는지가 문제지, 그 외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오히려 제 약점을 건드린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민망하고 부끄럽습니다." 라고 대답하심.

원덬은 로스쿨이 되기 전의 동아대 법대에 다녔는데, 학과에서 스승의 날이라고 양말세트를 준비했었고 원덬이 조무제 교수님께 전달하게 됨. 존경하는 분이라 후덜덜 떨며 들어감. 고마움 10프로와 곤란함 90프로가 섞인 표정으로 정말 고맙지만 내년부턴 안 줘도 된다고. 마음만 받겠다고 하심. 뭐랄까 교수님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내가 에르메스 양말이라도 갖다드린것 같은 느낌이었다ㅎㅎㅎㅎㅎ 그만큼 뭘 받는 데 익숙하지 않으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음. 요즘 공무원 비리니 유착이니 말이 많다보니 갑자기 교수님 얘기가 생각나서 글 써봤는데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ㅊㅊ더쿠

와 이런 분이 계셨다니 

심지어 더쿠 덬이 쓴 글이야 역수입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