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특집]97년생 창간둥이가 바라는 전남광주는…"떠나야 할 곳 아닌 기회의 땅 거듭나야"

박건우 기자 2026. 5. 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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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인·자영업자·회사원·금융업 등
"기회 한계 분명"…과거 지역이탈 고민도
가족·공동체·산업 등…청년 머무는 이유
"도전 환경 필요"…지역미래 위한 변화 요구

'스물아홉.'

남도일보가 1997년 5월 10일 갓 찍어낸 신문으로 광주·전남의 찬 새벽을 깨운 지 어느덧 29년이 흘렀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광주·전남 지역 대표 정론지로서 알 권리를 사수해온 본보의 기록은 '이립(而立)'의 문턱에 선 1997년생 지역 청년들의 삶과 궤를 같이한다.

강산이 세 번 가까이 바뀌는 동안 본보와 함께 자란 이들은 아직 금전적으로 부유하지 않고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다는 아홉수의 조급함이 이들을 짓누르지만, 다짐과 희망은 누구보다 뜨겁다. 거친 위판장과 치안 현장, 스마트팜의 최전선을 지키는 이들은 지방 소멸을 막아내는 최전방 방어선이다. 오는 7월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미래의 주역이기도 하다.

본보는 10일 창간 29주년을 맞아 1997년에 태어난 창간둥이 6인의 삶을 통해 광주·전남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지역의 미래를 전망했다.<편집자주>
 
완도 어업인 이준혁.

◇"직접 현장 부딪히며 도전해야 하는 곳"

완도 어업인 이준혁

"광주·전남은 단순한 지역이 아니라, 직접 부딪히며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완도에서 수산업에 종사하는 이준혁 씨는 지역을 '삶의 기반이자 기회의 현장'으로 정의했다. 완도 위판장을 오가며 체감한 지역은 "움직이는 사람에게 기회가 있는 곳"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때는 떠남을 고민하기도 했다. 주변 친구들이 수도권으로 향하고, 지역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다양한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다. 그는 "청년 입장에서 소득이나 일의 확장성, 문화·생활 인프라 측면에서 아쉬움을 느낀 것도 사실"이라며 "무언가 도전하려 해도 지역에서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인식과 정보 부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현장을 경험하면서 생각은 달라졌다. 그는 "완도 위판장을 직접 다니며 수산업을 접해보니, 지역 기반 산업은 현장을 이해하고 꾸준히 움직이는 사람에게 분명 기회가 있다는 걸 느꼈다"며 "지역을 떠나는 것만이 답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가 지역에 남은 이유 역시 '사람과 가능성'이다.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현장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큰 자산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수산업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지역의 삶과 연결된 익숙한 일상"이라며 "지역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바라본 수산업의 현실은 기회와 한계가 공존한다. 완도는 광어, 우럭, 갑오징어 등 경쟁력 있는 수산물이 생산되는 전국적인 산지지만, 인력난과 고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 씨는 "새벽 작업과 불규칙한 일정 등으로 젊은 인력을 찾기 쉽지 않고, 소득도 시세와 계절에 크게 영향을 받아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소비 침체와 유통 경쟁 심화로 단순히 좋은 물건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봤다. 그는 "직접 위판장을 뛰며 신선한 수산물을 선별하고, SNS와 온라인 판매로 소비자와 연결하는 방식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역의 강점을 어떻게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느냐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광주·전남은 여전히 일자리 선택 폭과 성장 환경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수산업과 농업처럼 지역 기반 산업은 온라인 유통과 브랜딩을 접목하면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순한 일자리 확대보다 지역 산업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 사업가 임재준.

◇"인프라 부족해도…틈새 있는 개척지"

청년 사업가 임재준

"광주·전남은 인프라는 부족할 수 있지만, 그만큼 기회의 틈새가 있는 개척지라고 생각합니다."

곡성에서 관공서를 대상으로 영업 사업을 하는 임재준 씨는 지역을 '경쟁은 덜하지만 신뢰 기반 네트워크가 견고한 곳'으로 정의했다. 그는 "이곳은 저의 뿌리이자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있는 삶의 터전"이라며 "사업가적 관점에서는 오히려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떠남을 고민한 시기도 있었다. 가장 크게 느낀 한계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임 씨는 "수도권 친구들이 최신 트렌드와 대규모 비즈니스 네트워크 속에서 교류하는 것을 보며 지역은 변화 속도가 느리다고 느꼈다"며 "사업 초기 인재를 구하거나 협업 대상을 찾기 어려울 때는 서울로 가야 하나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지역에 남은 이유는 '관계의 밀도'다. 그는 "이곳은 한 다리 건너면 연결되는 공동체적 네트워크가 살아 있는 곳"이라며 "관공서 영업은 신뢰가 중요한데, 지역에서 쌓은 평판과 가족·지인의 지지가 사업의 큰 자산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서적 안정감과 비교적 낮은 생활비 역시 청년 사업가로서 실패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바라본 지역 경제는 기회와 한계가 공존한다. 임 씨는 "관공서와 공공기관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지역 업체 우선 구매나 청년 기업 우대 정책은 분명 기회"라면서도 "예산 집행이 특정 시기에 몰리고, 보수적인 조직 문화로 인해 새로운 시도보다 기존 관행이 우선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력보다 연고나 관례가 작용할 때 벽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서 신뢰를 쌓는 과정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의 미래에 대해서는 '양극화 심화'를 우려했다. 그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제외하면 청년들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단순한 기업 유치보다 청년 창업 생태계의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들이 지역 기관이나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매칭 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떠나지 말라고 하기 전에, 이곳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 콘텐츠 마케터 김세훈.

◇"성장과 처우 한계…현실 고민 여전"

광주 콘텐츠 마케터 김세훈

"광주는 익숙하고 편안한 삶의 터전이지만, 동시에 머물러도 괜찮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광주에서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는 김세훈 씨는 지역을 '정서적 안정과 현실적 고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표현했다.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익숙한 환경, 사람 냄새 나는 분위기는 장점이지만, 빠른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기에는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취업과 커리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역을 떠날지를 고민했다. 김 씨는 "콘텐츠 마케팅 분야는 경험과 포트폴리오가 중요한데, 지역에서는 관련 일자리나 프로젝트의 폭이 수도권보다 좁다고 느꼈다"며 "문화생활이나 네트워크, 다양한 기회를 생각하면 더 큰 시장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 대한 애정은 분명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현실적인 고민이 생기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지역에 남은 이유는 삶의 균형과 가능성 때문이다. 그는 "수도권에 비해 생활비 부담이 적고, 제 생활 방식에 맞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크다"며 "지역 안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과 가능성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직업적 현실은 보람과 한계가 동시에 존재한다. 김 씨는 "지역의 행사나 관광, 청년 정책 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기획부터 운영, 보고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는 것에 비해 처우나 성장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콘텐츠 마케팅은 지역의 이야기를 알리는 중요한 분야인 만큼, 안정적인 일자리와 적절한 보상,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웨딩 서비스업 방채현.

◇"편안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지역"

웨딩 서비스업 방채현

웨딩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방채현 씨는 지역을 '편안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라봤다. 교통 인프라는 비교적 편리하지만, 전반적인 도시 분위기에서는 다소 정체된 느낌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 문화 복합공간 조성 등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내비쳤다.

그는 취업 준비 시기 지역을 떠날지 고민했던 경험이 있다. 방 씨는 "구직 기회가 많지 않고 특히 공기업 채용은 경쟁이 치열해 지원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더 많은 기회를 찾기 위해 타 지역을 고려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웨딩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계획했던 진로는 아니었다. 그는 "원했던 공기업은 아니지만 다른 직종으로 취업하게 됐다"며 "본가에서 거주할 수 있어 주거 부담이 없다는 점이 지역에 남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들도 대부분 광주에 있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느끼는 서비스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방 씨는 "웨딩 서비스업의 경우 지역 내 소비층 유입이 제한적이어서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며 "연계 업체 간 가격 경쟁이 과열되거나, 일부에서는 담합과 같은 구조적 문제도 체감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은 업계 전반의 성장 한계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수요가 한정돼 있다 보니 새로운 시도나 서비스 확장이 쉽지 않고, 종사자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지역에 남아 있는 이유는 현실적인 안정과 관계 때문이다. 방 씨는 "주거 비용 부담이 없고, 익숙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며 "결국 광주·전남은 떠나기보다는 머물며 살아가기에는 편안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농협 김성현.

◇"고령화 체감…젊은 고객 찾기 힘들어"

농협 김성현

"광주·전남은 단순한 거주지를 넘어, 제 삶의 뿌리입니다."

담양에서 농협에 근무하고 있는 김성현 씨는 지역을 '생애 전반이 축적된 기반이자 심리적 안정의 공간'으로 표현했다. 태어나 학업과 직장 생활까지 이어진 경험은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어졌고, 이는 곧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역을 떠날지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았다. 김 씨는 "대학 진학과 취업 준비 시기마다 수도권의 인프라와 문화적 혜택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였다"며 "타지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을 통해 접한 다양한 기회와 환경은 새로운 길을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역에 남은 이유는 '축적된 시간과 이해'다. 그는 "지역에서 쌓아온 경험과 익숙함은 단순한 편안함을 넘어 하나의 자산이 됐다"며 "이곳의 특성과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지역 안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역의 변화는 분명하다. 김 씨는 "담양 금융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라며 "영업점을 방문하는 젊은 고객을 마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금융 이용 증가라는 요인도 있지만, 지역 내 젊은 층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더 크게 체감된다"며 "이는 지역 금융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짚었다.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구조적 불균형'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그는 "현재 청년들은 대부분 고등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지만, 지역에는 이들의 기대치를 충족할 만한 기업이 부족하다"며 "좋은 일자리에 대한 기준은 높아지고 있는데, 지역 산업 구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간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지역의 미래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년농업인 임정주.

◇"떠나는 곳 아닌 가능성 만들 곳"

청년농업인 임정주

"시골은 떠나야 할 곳이 아니라, 다시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싶은 삶의 터전입니다."

담양에서 청년창업농에 종사하는 임정주 씨는 광주·전남을 '기술과 아이디어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정의했다. 어릴 때부터 집안 농사를 도우며 자랐지만, 한때는 농업을 미래로 생각하지 않았다. 노동 강도가 높고 소득이 불안정한 관행농업의 한계를 가까이에서 봐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했다. 공대 전기전자공학과에 진학하며 농업을 떠나는 듯했지만, 전환점은 '스마트팜'이었다. 임 씨는 "농업도 기술과 접목하면 충분히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후 농대로 전과해 7년간 농업 교육과 경영 과정을 거치며 진로를 다시 정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후계농과 청년창업농으로 선발돼 담양에서 본격적으로 농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단순 생산을 넘어 애플망고, 바닐라 등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와 함께 체험, 가공, 관광이 결합된 '6차 산업형 농업'을 구상 중이다.

현장에서 바라본 전남 농업은 기회와 한계가 뚜렷하다. 임 씨는 "기후 변화로 아열대 작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스마트팜을 활용하면 노동력은 줄이면서 품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청년이 기술과 아이디어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다. 그는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크고, 안정적인 소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인력난과 판로 확보 문제도 청년농업인이 겪는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 지원보다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의 일자리 미래에 대해서는 '구조 변화'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임 씨는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에서 살아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농업도 스마트팜, 데이터, 시설원예, 가공·관광 산업과 결합해야 청년 일자리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주거, 창업 자금, 농지와 시설, 교육, 판로 지원이 각각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착 과정에 맞게 연결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관 이상록.

◇"내가 살아온 지역 더 큰 책임감 가져"

경찰관 이상록

"광주·전남은 저에게 단순한 지역이 아니라 제 삶 그 자체입니다."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이상록 씨는 지역을 '삶과 기억, 그리고 사람이 쌓인 공간'으로 표현했다. 학창시절을 보낸 동네부터 첫 발령지, 현재 근무지까지 그의 삶의 궤적은 모두 이 지역에 닿아 있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기에 광주·전남은 곧 인생 그 자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 지역을 떠날지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았다. 이 씨는 "주변 친구들이 수도권으로 올라가 다양한 직군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며 고민이 많았다"며 "수도권은 일자리의 폭과 기회 측면에서 분명 장점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상경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지역에 남은 이유는 '사람'과 '소명의식'이었다. 그는 "가족과 지인들이 이곳에 살고 있고, 그들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며 "내가 살아온 지역에서 근무할 때 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의 지지와 응원이 더해지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도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치안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 씨는 "지구대 근무 당시 주취자와 보이스피싱 관련 신고가 가장 많았다"며 "특히 주취자 신고는 초저녁부터 새벽, 이른 아침까지 이어져 야간 근무 시 제대로 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잦은 출동으로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청년층의 경찰 입직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현재 경찰과 소방이 공동 대응하고 있지만, 주취자 전담 보호센터가 마련된다면 현장 부담을 줄이고 근무 여건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빵사 김준.

◇"안정적이지만…성장에는 한계 분명"

제과·제빵사 김준

"광주·전남은 익숙한 안식처이자, 앞으로를 고민하게 만드는 출발점입니다."

광주에서 제과·제빵 분야에 종사하는 김준 씨는 지역을 '편안함과 고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정의했다. 오랫동안 살아온 만큼 익숙한 환경과 사람들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삶을 어디에서 이어갈지 고민하게 되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익숙한 환경과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며 "더 큰 기회나 소득을 위해 다른 지역을 고민해본 적은 있지만, 지금의 균형 잡힌 삶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지역에 머무는 이유는 '익숙함과 관계, 그리고 현실적인 안정'이다. 그는 "가족과 가까이 지낼 수 있고, 이미 형성된 인간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며 "생활비나 주거 부담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삶의 여유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바라본 직업 현실은 안정성과 한계가 함께 존재한다. 김 씨는 "광주·전남은 단골 중심의 소비 문화가 형성돼 있어 제과·제빵 업종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을 쌓으며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계도 분명하다. 그는 "인구 규모와 소비 수준이 제한적이어서 매출 성장 폭이 크지 않고, 근무 강도에 비해 보상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트렌드나 시도를 하기에도 시장 반응이 다소 보수적인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크게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살아가기에는 충분한 기반이 있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활비 부담이 낮고 공동체 분위기가 안정적인 만큼, 장기적으로 정착하기에는 좋은 환경"이라며 "여기에 질 좋은 일자리와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더해진다면 청년들이 '남고 싶다'고 느끼는 지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청년들이 떠나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자리 확대가 아니라 노력에 맞는 보상과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광주·전남이 가진 안정성 위에 더 많은 기회가 더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 장형민.

◇"경험 쌓는 기회…지역서 가능성 찾아"

취업준비생 장형민

"광주·전남은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품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약 6년간 제조업 분야에서 근무한 뒤 다시 취업을 준비 중인 장형민 씨는 광주·전남을 '잠재력 있는 기회의 땅'으로 표현했다. 풍부한 농수산 자원과 문화·예술 기반, 첨단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어우러지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학 시절만 해도 생각은 달랐다. 장 씨는 "당시에는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높은 연봉과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광주·전남은 자연스럽게 떠나야 할 지역처럼 느껴졌던 시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생각이 달라진 계기는 지역 변화에 대한 관심이었다. 그는 "지역 발전과 관련된 기사들을 꾸준히 접하면서 광주·전남이 가진 가능성을 다시 보게 됐다"며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한 곳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문화가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체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광주의 문화산업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장 씨는 "광주가 문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예술축제나 창작 공간,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들이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새로운 일자리와 네트워킹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험들이 취업준비생들에게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실제 경력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문화와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 속에서 광주를 다시 가능성의 도시로 바라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장 씨는 지역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며 "지역 안에서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고 꿈을 펼칠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들어주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전남이 가진 문화와 산업의 잠재력이 앞으로 더 다양한 기회로 이어진다면, 청년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지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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