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 선 ‘컬링 스킵’, “버티고 버텨 여기까지 와… 첫 金 따겠다”
12년전 소치올림픽 막내로 출전
3년간 ‘피-땀-눈물’ 세계3위 도약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스킵(주장) 김은지(36)는 2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렇게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은지는 한국 컬링이 올림픽 첫 출전 기록을 남긴 2014년 소치 대회 때 여자 대표팀 주전 선수 중 막내였다. 그때만 해도 올림픽 출전은 4년마다 찾아올 일인 줄로만 알았다.
현실은 달랐다. 올림픽 출전권은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두 번의 올림픽이 지나갔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을 앞둔 지금은 맏언니가 됐다. 김은지는 “12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얻던 순간 스스로에게 ‘잘 버텨줘서 고맙다. 건강한 몸으로 선수 생활을 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면서 “한국 컬링 최초로 올림픽에 나가봤으니 한국 컬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도 따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지, 김민지(27·서드), 김수지(33·세컨드), 설예은(30·리드), 설예지(30·후보)로 구성된 이 팀의 공식 명칭은 ‘팀 김(Team Gim)’이다. 일명 ‘5G’로 불리는 이들은 컬링계에서 드림팀으로 통한다.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스킵 출신만 3명이기 때문이다. 김민지는 2019년 당시 스무 살 나이로 춘천시청 스킵을 맡아 한국에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동)을 안기며 ‘컬링 천재’로 불렸다. 김수지도 김민지 이전에 춘천시청 스킵을 맡은 이력이 있다. 김수지는 “우리도 스킵을 해봤으니 은지 언니가 어느 시점에 뭘 할지 다 알고 이해한다. 어떤 위기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내고 좋은 아이디어로 해답을 찾아 나간다”고 말했다.
‘5G’는 국가대표 자리를 지킨 최근 3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23년에는 세계적인 팀만 초청받는 그랜드슬램에서 한국 팀 최초로 우승했고, 2024년에는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땄다. 지난해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때는 10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G’는 현재 한국 컬링 역대 최고인 세계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이들이 ‘5G’로 불리는 데에는 이름에 유일하게 ‘지’ 자가 없는 설예은의 양보가 있있다. 설예지의 쌍둥이 동생인 설예은은 ‘잘 먹지’, ‘예쁘지’, ‘말 많지’ 등 ‘지’로 끝나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린다. 설예은은 “우리가 이뤄낸 최초 기록이 적지 않다. 은지 언니 말처럼 한국 컬링 최초 올림픽 금메달로 국민을 기쁘게 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진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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