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부작용 구강점막염, ‘치료제 개발 순항 중’
- 혈액암 및 조혈모 이식 환자에게 흔한 구강점막염
- 신약 후보물질 임상 2상 진행 중, 안전성·유효성 확인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 연구팀이 암 치료 과정의 부작용 중 하나인 중증 구강점막염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암 치료 과정에서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인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중 하나가 구강점막염이다. 입안 점막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픈 증상인데, 중증이 될 경우 구강 내 궤양이 생길 수 있다. 구강 내 염증이나 궤양은 당장 식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영양 결핍 등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구강점막염은 특히 혈액암 환자와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구강 내 점막에 손상을 입어 염증 및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마땅한 치료제는 없었다.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을 복용하거나 구강 세척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입안 점막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신약 후보물질 MIT-001 임상 진행 중
조석구 교수 연구팀은 (주)미토이뮨테라퓨틱스의 의뢰를 받아, 구강점막염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인 MIT-001(과거명칭 ‘네크록스’)에 대한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다. 조석구 교수가 임상시험 책임자를 맡아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다기관 임상시험을 진행해왔다. 지난 2021년 3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연구팀은 최근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2a상 시험을 진행했다. 2a상 시험은 임상 2상의 세부 단계 중 하나로서, 소규모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약물의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시험 결과, 투여받은 환자 중 70%가 구강점막염 증상이 완화되는 결과를 보였다. 부작용 발생률도 5% 미만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으로는 미세한 구강 자극이 나타났으나, 모든 환자에게서 경미한 수준이었다. 이로써 연구팀은 MIT-001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하다는 데이터를 얻었다.
정상 세포 손상을 줄이는 원리
신약 후보물질인 MIT-001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표적으로 하는 페로프토시스(Ferroptosis)를 저해하는 저분자 화합물이다. 페로프토시스는 과도한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사멸의 한 유형이다.
방사선 및 항암 치료 과정에서는 활성산소를 비롯해 세포 손상과 관련된 HMGB1 단백질이 생성된다. HMGB1 단백질은 세포가 손상될 때 방출되며,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켜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들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염증 반응이 심해지는 것이다.
MIT-001은 이들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구강 점막 세포의 손상을 줄이고, 페로프토시스로 인해 나타나는 과도한 염증 반응을 조절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강 내 발생하는 점막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메커니즘이다.
부작용 없이 뚜렷한 효과 보여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2020년 7월, ‘네크록스를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점막염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기술에 대해 (주)미토이뮨테라퓨틱스와 5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양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술이전 후 조석구 교수 연구팀은 보다 활발하게 후속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 조석구 교수는 “구강점막염은 치료 약제가 없다는 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를 가장 괴롭히는 문제”라며 “이번 신약 후보물질은 뚜렷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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