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주농협, 저온저장고를 여전히 자재창고로 불법유용

북파주농협 적성지점 저온저장고 전경. 사진=지봉근기자

파주시 지역농협의 지자체 지원 보조금 불법 유용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중부일보 2023년 12월 6일 보도), 올해 해당 농협이 영농철이 시작된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6일까지 약 한 달간 군납용 농산물 저장고를 다시 자재 창고로 사용하며 불법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중부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북파주농협 적성지점은 2021년 1월 군납용 농산물 보관·유통 목적으로 경기도와 파주시로부터 각각 8천6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북파주농협자재센터 옆에 저온저장고를 만들었다. 그러나 해당 지점은 저온저장고를 다른 창고 용도 등으로 사용해 보조금 불법 유용 문제가 제기됐다.

북파주농협 적성지점은 보도가 나간 이후 시정을 약속했고,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시청 주무 부서의 감독하에 시정조치를 완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해당농협은 지난 4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저온저장고를 여전히 자재 창고로 사용했으며, 저장고 안에는 농업용 자재 및 비료와 농약 등이 적치돼 있었다.

총사업비 3억8천600만 원에 이르는 금액을 들여 지은 저온저장고를 자재 창고로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해당 농협 관계자는 "보도 이후 내내 공실로 유지했지만, 올해 4월 중순 이후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농약 및 자재들이 쌓였고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 개방·사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방문한 북파주농협 적성지점 저온저장고 내부 모습.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필요한 농업용 자재와 농약 및 비료 등이 적치돼 있다. 지봉근기자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저온저장고는 ‘접경지역 군납 농산물 연중유통 체계 구축사업’에 따라 경기도와 파주시가 보조금을 지원해 설치했으며, 당시와 달리 군에서 김치를 완제품으로 구매하면서 김장용 무와 배추를 저온저장고에 보관·유통할 필요가 없어졌다.

해당 농협은 우선 보조금 유용 의혹이 제기된 후 공실로 비워두는 방법으로 시정조치를 취했다가 올해 초부터 파주시청에 사업포기 절차를 신청·진행했고, 경기도와 협의해 보조금 반납 절차를 밟았다. 그 결과 오는 25일을 기한으로 지원받은 보조금 전액을 반납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저온저장고에 대해 시정조치하고 그 후 농협에서 사업 포기 및 보조금 반환 절차를 진행한 것은 맞다"며 "그사이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 알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보조금 환수를 위한 고지서가 기한이 남았는데 지난 16일 오후 해당 지점에서 보조금 전액을 납부했다"며, "보조금이 환수되면 저온저장고 관련 사업과 관련된 공적 관계도 말소된다"고 덧붙였다.

표명구·지봉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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