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샴푸, 근본적인 치료 수단 될 수 없어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초, 햇볕이 강해지면서 두피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땀과 피지 분비가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두피 트러블과 탈모 증상에 민감해지기 쉽다. 이 시기엔 특히 탈모샴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최근엔 기능성 성분을 앞세운 제품들이 쏟아지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과거 허위 과장 광고로 논란을 빚었던 제품들과는 다른 분위기다.
탈모샴푸, 요즘엔 기능성 성분을 앞세워

시장에 출시되는 탈모샴푸는 외형부터 바뀌었다. 단순한 세정제에서 벗어나, 세련된 디자인과 과학적 용어를 강조한 마케팅 전략이 눈에 띈다. 광고 문구도 바뀌었다. 예전엔 ‘탈모 예방’, ‘발모 효과’와 같이 직접적인 표현이 많았다면, 지금은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이라는 식으로 조심스러운 표현이 주를 이룬다. 이는 과거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식약처 제재가 영향을 미친 결과다.
성분에서도 차이가 있다. 기존 제품들은 멘톨, 카페인, 인삼, 쑥 등 자연 유래 성분이나 한방 원료에 의존했다면, 현재는 펩타이드, 성장인자(EGF, FGF), 비오틴 등 기능성 성분이 전면에 등장했다.
바이오 기술을 접목해 효과의 근거를 확보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두피 타입에 맞춘 제품들도 등장했다. 민감성, 지성, 건성 등 맞춤형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트러블 유발 가능성이 높은 황산염, 파라벤, 합성향료 등은 배제하고 로즈마리나 페퍼민트 같은 식물 유래 성분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다. ‘두피 마이크로바이옴’, ‘pH 밸런스’, ‘48시간 볼륨 40% 향상’ 같은 수치와 용어도 자주 쓰인다. 이는 제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브랜드 전략으로 보인다.
탈모샴푸, 실제로 효과 있을까

광고나 성분만 보면 효과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식약처 관계자의 평가는 다르다. 탈모샴푸는 기본적으로 ‘기능성화장품’에 해당한다. 의약품이 아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메디닷컴에 "탈모샴푸는 두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탈모를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탈모샴푸는 두피 세정 효과와 일부 모근 강화 성분이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비오틴, 카페인, 톱팔메토 같은 성분이 사용된다. 여기에 글리세린, 알로에베라, 코코넛오일 같은 보습·진정 성분이 들어가 두피 컨디션을 일정 수준 유지하도록 돕는다. 멘톨이나 티트리오일을 활용해 쿨링감을 주는 제품도 있다.
두피 상태에 따라 이들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민감하거나 건조한 두피라면, 보습 위주의 제품이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지루성 두피염이 있다면, 세정력 위주의 샴푸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펩타이드나 성장인자처럼 기능성이 강조된 고분자 성분은 흡수가 어렵다. 샴푸는 두피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보통 1~2분이면 헹궈낸다. 이 짧은 시간에 두피 표피를 뚫고, 성분이 모낭까지 도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샴푸의 본질은 '세정제'

탈모의 주요 원인이 유전이나 호르몬이라면, 샴푸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남성형 탈모의 경우,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크다.
일부 연구에서 탈모샴푸 사용 후, 탈락 모발 수가 줄었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발모와는 다른 개념이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속도가 줄었다고 해서 새로 나거나 탈모 자체가 멈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샴푸의 본질은 세정제다. 아무리 기능성 성분이 들어 있어도, 일정 시간 이상 머물러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탈모샴푸는 근본적인 치료 수단이 될 수 없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코메디닷컴에 "수십 년 동안 임상에서 검증된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불확실한 샴푸나 영양제에 의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탈모는 치료를 중단하는 순간 다시 진행되기 때문에 꾸준한 복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샴푸는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역할은 제한적이다. 두피가 지성이라면 과도한 피지를 줄이거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건조하고 가려운 두피에는 진정 성분이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일시적이다. 모발을 자라게 하거나 탈모를 막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탈모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원인을 파악하고 정확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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