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BMW iX45 시승기‘5.1초의 가속, 에어서스의 안락함, 효율까지 잡다’

BMW의 전기 플래그십 SUV, iX가 부분변경을 거쳐 돌아왔다. 그중에서도 기본형인 iX45는 ‘엔트리’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완성도가 높다. 외관 변화, 실내 구성, 실제 주행 성능까지 모두 BMW다운 완성도를 보여줬다.

이번 시승은 BMW 한독모터스 방배전시장의 김진환 대리의 협조로 진행됐다.

제원 및 파워트레인

iX45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모터가 장착된 듀얼 모터 xDrive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한다. 최고출력은 408마력, 최대토크는 71.4kg·m. 0-100km/h 가속은 5.1초로, 2.5톤이 넘는 차체를 감안하면 상당히 인상적인 수치다.

배터리 용량은 100.4kWh로,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446km다. 상위 트림인 iX60(111.5kWh, 509km), M70(111.5kWh, 421km)과 비교해도 효율과 성능의 균형이 가장 잘 맞는다. 실제 주행에서도 400~500km대의 실사용 거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terior –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익숙한 변화

초기 iX의 디자인은 낯설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이제는 충분히 익숙하다. 이번 부분변경에서 전면 DRL 그래픽과 키드니 그릴 패턴이 바뀌며 인상이 또렷해졌다.

특히 키드니 그릴은 공기흡입구 대신 주행 보조 센서가 통합된 ‘지능형 패널’로 설계됐다. 이 패널은 스스로 미세한 스크래치를 복원하는 특수 코팅이 적용되어 있으며, 야간에는 LED 조명으로 BMW 특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에는 매립형 도어 핸들과 매끈한 면 처리가 적용됐고, 기본형임에도 M 스포츠 패키지 덕분에 하이그로시 블랙 포인트가 들어가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21인치 투톤 휠은 거대한 차체와 균형감을 이루며, 255/50R21 규격 타이어는 승차감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후면부는 얇은 테일램프와 단정한 면 처리로 정제된 인상을 주며, 하단 디퓨저가 대형 SUV 특유의 둔함을 줄여준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00L, 2열 폴딩 시 최대 1,750L까지 확장된다. 힌지 마감과 패브릭 처리 품질이 뛰어나며, 하단에는 깊은 보조 수납공간이 마련돼 캠핑용품이나 세차도구를 넣기에도 적합하다.

Interior – 기술과 감성이 공존하는 실내

문을 열면 프레임리스 도어가 개방감을 주고, 넓은 유리면적이 시야를 시원하게 확장한다.

1열 시트는 두께감이 늘어난 쿠션과 넓은 착좌면으로 편안함을 확보했고, 알칸타라 소재의 사이드 볼스터가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14.9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방향으로 휘어져 있으며,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공조장치는 터치로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고, 360도 어라운드뷰와 하만카돈 오디오는 기본이다.

센터콘솔은 플로팅 구조로 발공간이 넓으며, 상단은 크리스털 글라스 다이얼과 하이그로시 마감으로 고급스럽다. 하단에는 무선충전 패드와 컵홀더, USB-C 포트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2열은 배터리 탑재로 인한 착좌 불편이 거의 없으며, 175cm 체형의 성인이 앉아도 무릎 공간이 여유롭다. 투명도 조절이 가능한 글라스 루프와 2열 전용 송풍구, 충전 포트 등 편의 사양도 풍부하다.

주행 – 사뿐히 밀고 나가는 5.1초의 여유

시내에서의 출발은 급하지 않다. 전기차 특유의 튀어나감 대신, 사뿐히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출발한다. 페달 반응은 세밀하게 세분화되어 있어 도심 주행부터 고속 추월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408마력의 출력이 여유롭고, 항속 상태에서의 가속도 끊김이 없다. 전기 SUV지만 묵직한 안정감과 직진성이 인상적이었다.

제동 – 자연스러운 회생제동 전환

iX45에는 어댑티브 회생제동이 탑재됐다. 도로 상황과 전방 차량 거리를 스스로 인식해 제동 강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을 필요가 없다.

급제동 시에도 노즈다운 현상이 크지 않고, 제동력이 안정적으로 분배된다. 유압제동과 회생제동의 전환이 부드러워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조향 – 민첩함과 안정감의 공존

후륜조향은 빠졌지만, 가변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아쉬움은 적었다. 저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적게 돌려도 방향 전환이 빠르고, 고속에서는 묵직한 감각으로 안정감을 준다.

편도 3차선 도로에서 유턴 시 회전반경이 넓지 않아 도심에서도 부담이 없다. 고속 크루징 시에는 직진 안정성이 탁월해 BMW다운 주행 감각이 그대로 살아 있다.

승차감 – 에어서스펜션이 만든 매끈한 안락함

새롭게 추가된 에어서스펜션은 주행 질감을 한층 고급스럽게 만든다. 작은 요철은 부드럽게 걸러내고, 방지턱처럼 큰 충격은 한 번에 흡수하며 즉각 자세를 회복한다.

시내에서는 살짝 단단하게 느껴지지만, 고속에서는 오히려 안정적이다. 대형 SUV 특유의 출렁임이 거의 없으며, 차체가 노면을 단단히 잡고 달린다.

실연비 테스트 – 덩치 큰 SUV, 효율까지 챙기다

서울 방배에서 충주까지 90km 구간 고속주행 결과 전비는 15.7kWh/100km, 약 6.4km/kWh로 측정됐다. 복합공인 전비 4km/kWh보다 훨씬 높은 효율이다.

충주 시내 24km 주행에서도 6km/kWh 수준을 유지했으며, 충주–서울 구간에서는 6.6km/kWh를 기록했다. 100kWh 배터리 기준으로 최대 630km 이상 주행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주행 모드보다 운전자의 주행 스타일이 효율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총평 – ‘운전의 즐거움’을 잃지 않은 전기 SUV

BMW iX45는 전기 SUV이면서도 브랜드가 자랑하는 ‘운전 재미’를 고스란히 간직했다. 에어서스펜션과 정교한 회생제동, 가변 스티어링의 조화로 묵직하면서도 정제된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또한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설계와 뛰어난 효율 덕분에, 600km에 육박하는 실주행거리까지 확인됐다.

가격은 1억 2,480만 원으로 높지만, 듀얼 모터 xDrive와 에어서스펜션, 카본 케이지 차체, 그리고 BMW 특유의 주행 완성도를 고려하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

전기 SUV를 찾는 이들에게 iX45는 “크지만 효율적이고, 조용하지만 즐거운” 선택지로 자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