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EU서 아이폰 기본 설정 변경 허용한다

애플이 유럽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이 사파리와 앱스토어 등 기본 애플리케이션(앱)을 직접 설정하고 삭제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빅테크 갑질’ 방지를 위한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22일(현지시간) 애플은 올해 안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와 같이 EU의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기본 설정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아이폰 및 아이패드에는 사파리가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됐지만 앞으로는 사용자가 이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사파리를 최초로 이용할 때 나타나는 ‘선택 화면(Choice Screen)’에 사용 가능한 12개의 웹 브라우저 목록이 표시된다. 이용자는 이 중 하나를 기본 브라우저로 선택할 수 있다. 이용자가 선택한 브라우저는 자동으로 다운로드 된다.

이 밖에도 통화 및 메시징 앱도 타사가 개발한 앱으로 대체할 수 있다. 향후 추가될 기기 설정 섹션에서 기본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또한 기기에 사전 설치된 애플 앱인 사파리, 앱스토어, 사진, 카메라, 메시징 앱 등을 삭제도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애플의 기본 앱은 삭제할 수 없었다.

애플은 성명에서 “이러한 업데이트는 유럽에서 DMA의 요구사항을 준수하기 위한 EU 집행위원회와 진행 중인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3월 DMA 시행에 맞춰 브라우저 기본 설정 변경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브라우저 운영사들이 선택 화면의 디자인에 대해 비판하자 EU 집행위는 애플이 DMA 조항을 위반했는지 평가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이후 6월 EU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개발자들이 고객에게 대체 구매 방법에 대해 자유롭게 안내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DMA를 위반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날 모바일 브라우저 알로하 브라우저 창립자 앤드류 프로스트 모로즈는 “곧 있을 아이폰 출시에 앞서 애플이 선택 화면 업데이트를 내놓은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EU는 빅테크의 디지털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DMA를 시행 중이다. 애플, 구글, 메타 등 거대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규제한다. 이들 기업은 외부 앱, 앱스토어와 타사와의 상호운용성 허용 등의 의무사항을 따라야 한다. 위반 시에는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의 과징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