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9경이라 불리는구나" 전국에서 유일한 ‘소리 나는 해변’

거제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 / 사진=거제시 공식블로그

여름 해변이라 하면 부드러운 모래와 하얀 파도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남해 바다의 품을 안은 거제에는 이 고정관념을 단숨에 깨뜨리는, 독보적인 해변이 있다.

백사장은 없지만, 대신 깊고 묵직한 검은빛의 몽돌이 수천, 수만 개의 조각처럼 해안을 메우고 있으며, 그 위를 스치는 파도는 마치 악기처럼 특별한 소리를 내며 여행자를 맞이한다.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눈과 귀, 마음까지 자극하는 특별한 여름의 정취. 그 진짜 여름 바다를 만나고 싶다면, 이곳 거제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이 정답이다.

‘자글자글’ 소리가 들리는 해변

학동 흑진주 몽돌해수욕장 / 사진=거제시 공식블로그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은 일반적인 해변과는 결이 다르다. 모래가 아닌 둥글고 검은 자갈 몽돌로 가득한 이곳은 수만 년 동안 파도에 닳고 닳아 만들어진 ‘자연의 조각품’들로 이뤄져 있다.

파도가 이 몽돌에 부딪혀 스러지는 순간, 돌과 돌이 부딪혀 내는 소리는 바다의 고요함과 어우러져 묘한 울림을 만든다.

이는 흔한 ‘파도소리’가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가 속삭이듯 ‘자글자글’ 맑고 고운 리듬을 선사한다. 단지 해변에 앉아 눈을 감고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치유의 시간이 된다.

이 독특한 파도 소리는 결국 ‘한국의 소리 100선’에도 선정되며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거제의 깊은 자연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순간이 된다.

학동 흑진주 몽돌해수욕장 모습 / 사진=거제시 공식블로그

이 신비로운 해변은 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6길 18-1에 자리 잡고 있다. 1.2km 길이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검은 몽돌은 학동이라는 지명에 담긴 전설처럼, 마치 학이 날아오르는 듯한 형상을 그리고 있다.

해수욕장으로 공식 운영되는 여름철(7월 5일~8월 24일)에는 파라솔(10,000원), 그늘막(45,000원), 튜브·구명조끼(각 6,000원) 등 기본 편의시설을 대여할 수 있고, 샤워장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단, 환경 보호 차원에서 야외 샤워장에서는 비누와 샴푸 사용이 제한된다.

학동 흑진주 몽돌해수욕장 풍경 / 사진=거제시 공식블로그

주차 문제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 넓은 학동 공영주차장이 바로 앞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단,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이곳의 몽돌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보호되는 자산이므로, 절대 외부로 반출해서는 안 된다.

하나라도 가져갈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이 특별한 해변의 아름다움은 오직 기억과 사진으로만 간직하자.

바다만 보고 가면 아쉬운 풍경

학동 흑진주 몽돌 해수욕장 조형물 / 사진=거제시 공식블로그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의 진가는 해변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곳은 단순한 물놀이 장소를 넘어, 거제의 핵심 관광 동선을 연결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해변 끝자락에는 작은 선착장이 있어 유람선을 타고 해상공원 외도 보타니아와 해금강을 오갈 수 있다.

유람선에 몸을 싣는 순간, 바다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거제 바다의 비경으로 꼽히는 해금강은 이름 그대로 ‘바다 위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기암괴석과 해식동굴이 절경을 이루며, 외도는 이국적인 식물과 정원이 어우러진 해상 식물원으로 색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하늘까지 오르는 케이블카

해수욕장 금지행위 안내 / 사진=거제시 공식블로그

몽돌해변을 뒤로하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또 다른 거제의 명물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다. 학동고개에 위치한 이 케이블카는 총 길이 1.56km로, 탑승과 동시에 남해 바다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힐링 루트로 손꼽힌다.

특히 45대의 케이블카 중 15대는 바닥까지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으로 운영되며, 발밑으로 펼쳐지는 자연을 스릴 있게 감상할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쪽빛 바다와 수많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어, 몽돌해변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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