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신형 모델 S나 모델 X에 탑재된 요크 스티어링 휠(운전대)이 두려운 운전자라면, 일반 스티어링 휠을 선택하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일반 스티어링 휠은 조향의 편의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차량의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27일 오전 테슬라 신형 모델 X로 서울 시내와 경기도 하남 일대를 주행했다. 시승차량은 플래드(Plaid) 트림이 아닌 일반 트림이며 '딥블루 메탈릭' 외관 색상과 20인치 사이버스트림 휠, 크림색 인테리어 내장 색상 등이 적용된 7인승 모델이다. 또 요크 스티어링 휠이 아닌 일반형 스티어링 휠이 장착됐다.


일반 스티어링 휠은 요크 스티어링 휠과 디자인과 다를 뿐 전체적인 기능은 모두 같다. 스티어링 휠 스포크 좌측에는 양쪽 방향지시등 실행 버튼과 상향등 작동 버튼이 있다. 스포크 오른쪽에는 경적 버튼, 오토파일럿 실행용 원형 다이얼, 윈드쉴드 와이퍼 작동 버튼, 음성인식 실행 버튼 등이 있다. 일반 스티어링 휠 안쪽에도 요크 스티어링 휠처럼 별도의 레버가 장착되지 않았다.
모델 X 일반 스티어링 휠을 체형에 맞게 조절해봤는데, 클러스터를 가리지 않을 정도로 알맞게 제작됐다. 스티어링 휠 모드를 표준 또는 컴포트로 설정하면,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장 통로 주행 시 부드러운 조향감을 보여준다.


모델 X 플래드 트림은 모터가 3개임을 뜻하는 '트라이 모터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췄고 시속 0부터 100km까지 2.6초만에 도달하는 가속성능을 갖췄다. 시승차량인 일반 트림은 모터가 2개인 '듀얼 모터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지만, 시속 0부터 100km까지 3.9초만에 도달한다. 두 트림 모두 엄청난 가속능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모델 X 플래드 트림의 주행거리는 439km인 반면, 일반 트림의 주행거리는 478km(배터리 용량 100kWh)다. 두 수치 모두 우리나라 정부 공인 기준의 예측치며 정확한 수치는 다음달 차량 인도가 시작될 시점에 공개될 예정이다.
실제로 한적한 도로에서 급가속을 해봤는데, 약 2초만에 상반신이 뒤에 쉽게 젖혀질 정도로 차량의 반응속도가 꽤 빨랐다. 이 때 맞바람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차량 공기역학적인 성능이 이전 모델 대비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차량에 탑재된 에어 서스펜션 강도는 이전보다 더 강인해진 느낌이다. 서스펜션 높이를 중간 정도로 설정하고,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물렁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모델 X 일반 트림도 플래드 트림처럼 서킷 등에서 즐길 수 있는 드래그 스트립 모드가 지원된다. 드래그 스트립 모드 버튼을 눌러보니 차량 클러스터에는 배터리가 예열중이라는 안내창이 떴다. 드래그 레이싱에 최적화된 온도로 맞추기 위한 작업이다. 이번 시승은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이 기능은 별도로 사용하지 않았다.

모델 X 기어 조작 방식은 지금까지 출시된 다른 차와 비교했을 때 독특한 편이다. 17인치 디스플레이 좌측에 뜬 자동차 모양의 아이콘을 위로 올리면 전진이 되고, 아래로 내리면 후진이 된다. 디스플레이 상단에는 P(주차) 버튼이 있고, 아랫쪽에는 N(중립) 버튼이 있다. 업계에서는 모델 X와 모델 S 등이 스스로 전진과 후진을 판단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시승 도중 이같은 특징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디스플레이를 통한 기어 조작 방식이 더 빠르고 편하다.
시승차량은 완전 자율주행 패키지(FSD) 선택 사양이 적용됐다. 완전 자율주행 패키지가 적용되면 국내 기준으로 자동차 전용 도로 진입시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현대차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유사한 기능)과 오토스티어(현대차의 차로유지보조와 유사한 기능)뿐만 아니라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Navigate on Autopilot), 자동 차선 변경, 자동 주차, 차량 호출(서몬)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북미처럼 시내 교통신호까지 감지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 기능까지 지원되지 않는다.

올림픽대로와 분당내곡간도시고속화도로 등에서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을 써봤다. 2차로 주행 도중 추월 가속이 필요할 때, 차량 스스로 직접 차로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전할 수 있는 것이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만약 운전자가 '차선 변경 전 승인 대기' 설정을 '예'로 맞춰놓을 경우, 운전자가 별도로 방향지시등 레버 작동이나 버튼을 클릭해야 차량이 알아서 차로를 변경할 수 있다.
직접 경험해보니 버튼식이 적용된 모델 X가 레버를 쓰는 기존 모델 3나 모델 Y보다 사용하기 더 편안했다. 만약 속도 기반 차선 변경 설정을 '매드 맥스(MAD MAX)'로 할 경우, 운전자보다 더 빠르고 민첩하게 차선변경을 차량 스스로 할 수 있다. 만약 민첩한 차선 변경이 무섭다면 보통 또는 마일드 모드로 설정하면 된다.
'차선 변경 전 승인 대기'를 아니요로 해놓을 경우 차량 스스로 운전자 승인 없이 알아서 차선 변경을 해준다. 다만 이 방식은 출퇴근 시간에 사용하기 어렵다. 통행량이 많을 때 차량 스스로 자동 차선 변경을 시도해도 실패로 끝난다. 아직 이 기능이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닌 운전자의 주행 피로를 덜어주는 주행보조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모델 X 신형에 탑재된 가로형 17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이전 세로형 디스플레이 대비 속도와 활용성 모두 개선됐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17인치 디스플레이에 꽉 채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실행했을 때도 높은 화질과 속도를 보여준다. 뒷쪽 센터콘솔 디스플레이 위치는 아쉽지만 속도와 반응성에서는 앞쪽 디스플레이 못지 않는 성능을 구현해준다.
모델 X 일반 트림의 가격은 1억 3949만원, 플래드 트림의 가격은 1억 5349만원이다. 두 트림 모두 정부 국고 보조금 지급 대상(차량가 8500만원 미만)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존 모델 X는 '키 팝(Key fob)'이라고 불리는 스마트키가 있었지만, 신형 모델 X는 키 팝 대신 카드키가 제공된다. 이점은 국내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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