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코스 공략법을 제대로 아는 '메이저 챔피언' 김수지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3일부터 6일까지 나흘 동안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제2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이 펼쳐졌다.
그 결과, '가을 여왕' 김수지가 최종 합계 2언더파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투어 통산 6승, 메이저 대회 3승 달성이다.
김수지는 경기 후 공식 우승 인터뷰에서 "이렇게 올해 가장 난도 높았던 코스 세팅이었던 것 같은데..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후반에 비도 내리고 기온도 내려갔다. 이에 대해 김수지는 "사실 예보를 보고 나왔는데, 비 예보가 없었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서 약간 당황을 했지만, 마침 겉옷도 있었고 날씨도 그렇게 춥지 않아서 충분히 칠만 했다"고 설명했다.
최종라운드 때 박민지 선수의 추격이 거셌던 점에 대해 김수지는 "초반에는 스코어를 보지 못했고 후반 넘어가면서 스코어를 확인했는데 (박민지 선수가) 굉장히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위협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남은 홀이 많이 있었고, 매 홀 난도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냥 끝까지 집중하면서 쳤다"고 답했다.
이번 우승의 원동력과 어려운 코스 세팅에 관한 질문에 김수지는 "개인적으로 골프장 대회 세팅이 어려운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어려워도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좀 많이 애를 먹었었는데, 아마 어제 제가 여기 코스레코드 타이를 기록하면서 좀 좋은 발판이 됐던 것 같다. 어제는 정말 다 좋았지만 페어웨이 키핑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흘 합계 혼자 언더파를 기록한 데 대해 김수지는 "높은 스코어를 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기쁜 일이지만, 이렇게 어려운 코스에서 저만 언더파를 기록한 게 굉장히 의미가 있다. 또 저에게 뜻깊은 대회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 세팅에 관한 추가 질문에 김수지는 "저는 일단 선수의 입장이고 또 제가 쳤을 때는 난이도가 있는 게 분명히 맞다. 페어웨이를 지키냐 못 지키느냐에 따라 한두 타, 그 이상이 차이 나는 것 같다"면서 "그냥 문제집으로 따지면 그냥 어려운 문제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감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어려운 세팅이었고 변별력은 분명히 있었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어려웠던 1번홀에 대해 김수지는 "저도 어제 하루 빼고는 3일 다 오늘까지 러프에 들어갔었다. 일단 코스 레이아웃 자체도 굉장히 까다로운 홀이고, 그 와중에 페어웨이도 좁고 러프도 깊기 때문에 좀 까다롭긴 한데.. 모두가 똑같은 조건이어서 이겨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지는 "저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도 그렇고 이런 세팅이 거의 몇 년 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상당히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작년 이 코스에서는 준우승한 김수지는 "공략법이요? 조금 아는 것 같다. 제가 생각해도 (이 코스의) 공략 좀 아는 것 같다. 그런데 러프를 길러 놓고 페어웨이를 좁히면서 조금 더 뭔가 확실해졌던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김수지는 "제가 작년에는 사실 러프에 빠져도 그린 공략하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었는데, 올해는 그런 세팅 때문에 공략 자체가 바뀌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티샷 레이아웃을 조금 제 구질에 맞게 설정을 하는 것 같다"고 밝힌 뒤 "여기에서 좋은 성적이 많이 나와서 아무래도 자신감이 조금 더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승에 쐐기를 박았던 16번홀(파3) 버디 퍼트에 대해 김수지는 "그 전 홀에서 제가 파세이브를 했기 때문에 조금 자신감 있는 상태로 16번 홀에 들어갈 수 있었고, 또 좀 자신 있게 퍼트했는데 그게 또 생각하는 라인대로 잘 들어가 줬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김수지는 "아마추어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가 이번 주 그립을 좀 단단하게 쥐고 쳤다. 왜냐하면 그립이 흔들리는 것, 이 안에서 노는 거를 최대한 방지하고자 그립을 좀 단단하게 쥐었다"며 이번 대회 본인의 팁을 공유했다.
14번홀 버디에 이어 15번홀 파 세이브로 막은 김수지는 "14번은 황유민 선수가 먼저 퍼트를 했다. 그래서 그 라인을 보고 도움 받았다. 들어가는 라인이 좀 보여서 그대로 쳤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지는 "15번홀은 페어웨이를 놓쳤다. 놓치고 제가 최대한 멀리 쳤는데 그린 앞 러프에 빠졌다. 근데 러프에 공이 좀 떠있긴 했고, 오늘 그런 비슷한 상황이 많았는데 계속 다 실수를 했다. 그래서 '이번에 잘 쳐보자' 생각을 했는데, 거기서 파세이브를 한 게 터닝 포인트가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수지는 "2021년도에 우승할 때도 15번홀에서 먼 거리 롱퍼트를 남겨놨는데, 퍼트한 뒤 파 퍼트가 굉장히 길게 남았다. 그걸 넣으면서 이제 됐다 싶으면서 넘어갔었다. 그때와 좀 비슷한 느낌이었다. '여기만 파세이브하고 넘기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21년도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21년도랑 비슷한 상황이어서"라고 답했다.
2022년 대상 받았던 김수지는 올해 타이틀 욕심에 대한 질문에 "제가 이번 우승하기 전까지 꾸준히 잘해왔지만, 타이틀을 누릴 만한 위치가 아니어서 전혀 생각을 못했다"고 언급한 뒤 "남은 대회가 몇 개 안 남았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하고, 그리고 다음주에 스폰서 대회가 열리는데, 개인적으로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10월에 3번째 우승을 거둔 김수지는 "'가을에 해야지'라는 생각은 못했고, '여름에 해야지' 했는데 여름에 못 했다"면서 "여름에는 (우승을) 꼭 하고 싶었다. 여름에 꼭 하고 싶었고.. 근데 핑계이지만 이번 여름이 너무 더웠고 너무 습했고.. 모든 선수가 다 마찬가지였지만 사실 여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고 말했다.
우승 조바심에 대해 묻자, 김수지는 "제가 느끼지 못했지만 아마 조바심이 났을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지난주 지지난주 계속 챔피언조에 들었었는데, 계속 실수를 하고 아쉬운 경기를 하면서 좀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래도 그런 게 거름이 돼서 오늘 이렇게 좋게 끝난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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