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차 시장에서 잘 팔리는 차량이 있는 반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저조한 모델도 적지 않다. 특히 국내 시장에 신차 출시 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수입 세단과 SUV 모델 중에서 판매량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3종에 대해서는 진단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수입차 시장에서 지난해 중도 단종된 모델이나 새롭게 출시된 모델을 제외하고 연초부터 꾸준히 판매를 이어온 모델들 중 판매량이 가장 저조한 모델을 살펴보면 △세단에서는 렉서스 LS △SUV 중에서는 포드·링컨의 풀사이즈 모델 익스페디션과 네비게이터가 꼽힌다.
3개 모델의 공통점으로는 1억원을 웃도는 고가의 차량이면서 경쟁 모델들이 너무나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렉서스 LS, 포드 익스페디션, 링컨 네비게이터는 모두 2021년 국내 시장에 신 모델이 투입됐고, 이후 매년 판매량이 하락세를 기록한 점도 비슷하다.
먼저 렉서스 LS는 기함급(플래그십) 세단으로, 지난 2021년 3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다. 당시 연간 판매량은 234대를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22년 221대, 2023년에는 146대로 떨어졌고 이어 지난해에는 116대로 하락했다.
렉서스 LS는 하이브리드(HEV) 엔진을 탑재한 모델과 가솔린 모델 2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독일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보다 승차감이 뛰어난 모델로 평가를 받는다. 다만 판매량은 경쟁 모델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플래그십 세단인 F세그먼트(대형) 급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S클래스와 7시리즈는 지난해 각각 4,679대, 4,259대가 판매돼 대형 세단 판매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아래로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BMW 전기차 i7, 아우디 A8, 렉서스 LS 등 순이다.
수입 SUV 시장에서는 포드 익스페디션과 링컨 네비게이터의 판매실적이 저조하다. 두 모델의 지난해 판매 실적은 △포드 익스페디션 49대 △링컨 네비게이터 3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캐딜락 뉴 XT4, 하반기 출시된 지프 어벤저, 아우디 뉴 Q7·Q8, 벤츠 G클래스 전기차 등을 제외하면 포드·링컨의 풀사이즈 SUV 판매가 가장 저조하다.
두 모델은 2021년 국내 시장에 투입됐다. 2021∼2023년 판매 실적은 각각 △포드 익스페디션 320대, 199대, 120대 △링컨 네비게이터 286대, 150대, 90대 등으로 매년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더 떨어졌다.
풀사이즈 SUV인 익스페디션과 네비게이터의 경쟁 모델은 각각 쉐보레 타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이 있다. 포드 익스페디션의 경우 경쟁 모델을 보다 넓게 보면 ‘지프 그랜드 체로키 L’도 포함할 수 있다.
문제는 쉐보레 타호와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의 국내 판매 가격이 포드 익스페디션보다 저렴하다는 점이다.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이 가격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포드 익스페디션 가격이 동급 모델 대비 1,000만원 이상 비싼 점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구매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포드 익스페디션 가격이 처음부터 경쟁 모델보다 비쌌던 것은 아니다. 2021년 처음 도입 당시 익스페디션의 공식 판매가격은 8,210만원이었으며, 2022년식부터는 8,990만원으로 소폭 인상됐다.
이는 당시 쉐보레 타호보다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2023년식 모델부터는 판매가격이 대폭 상승해 1억1,110만원, 이어 현재는 1억1,270만원으로 인상됐다.
연이은 가격 인상은 잠재고객 이탈로 이어졌고 결국 포드 익스페디션은 연 100대, 50대도 팔지 못한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링컨 네비게이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네비게이터 역시 2021년 출시 당시에는 경쟁 모델로 꼽히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저렴한 1억1,840만원에 책정됐으며, 2022년식 모델도 가격이 1억2,460만원으로 소폭 인상되긴 했으나 차급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3년 판매 모델부터는 1억5,00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크게 인상됐고 현재는 1억5,200만원에 판매 중이다.
물론 링컨코리아 공식 프로모션으로 2,000만원, 3,000만원 할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실 구매가격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저렴하지만, ‘이름값’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으로 평가된다.
결국 네비게이터는 지난해 37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경쟁 모델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353대)의 약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할인을 제공했음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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