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사고, 해마다 증가
페달 블랙박스 장착 시 할인 혜택
연평균 2천건… 실효성 기대 모아

운전자 과실로 추정되는 차량 돌진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부터 차량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이른바 ‘페달 블랙박스’ 설치 시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페달 조작 상황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장치를 탑재한 차량은 보험료 할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부는 보험사에 해당 장비 장착 차량에 대한 보험료 할인을 권고할 수 있게 된다. 현재도 차선 이탈 경고, 자동 비상제동 등 일부 안전 사양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하고 있어, 페달 블랙박스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월 167건… 고령 운전자 사고 비중 높아
페달 오조작 사고는 통계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총 1만 건이 넘는 오조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약 2천 건, 월평균 167건 수준이다.

이 가운데 특히 고령 운전자 비중이 높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페달 오조작 사고 가해자의 약 39%가 60대 이상이며, 고령 운전자 기준인 65세 이상은 2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고 후에도 자신이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웠지만, 페달 블랙박스의 영상 기록 덕분에 실제 과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들이 다수 보고되었다.
처벌보다 예방… 정책 효과 기대
정부는 기존의 처벌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사고 예방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페달 오조작 사고는 운전자 본인의 인식 오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형사 처벌로는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차량 제조사에도 페달 블랙박스 기본 탑재를 권고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택시나 렌터카 등 상용 차량에 시범 적용을 시작했다.
보험사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해율 관리 차원에서도 유사 사고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면 페달 블랙박스 장착 차량에 대한 할인 혜택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장치의 신뢰성과 범용성, 설치 비용 등의 변수는 향후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정책을 계기로 차량 안전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교통사고 예방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으로도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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