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서방 연대가 달갑지 않은 아랍 성소수자들…"역풍 우려"

경수현 2022. 11. 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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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월드컵에서 축구 팬들이 무지개색 깃발을 동원하며 주최국 카타르의 반 성 소수자(LGBT) 정책에 항의하지만, 아랍의 성 소수자들은 서구권의 연대 움직임이 득보다 해가 될 수 있어 걱정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컨대 올해 바레인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미국대사관이 성 소수자 인권의 달인 6월 무지개색 깃발을 게양하고 소셜미디어에 연대의 뜻을 밝힌 뒤 걸프 지역 국가들이 동성애와 관련해 심상치 않은 단속 활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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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2022 월드컵에서 축구 팬들이 무지개색 깃발을 동원하며 주최국 카타르의 반 성 소수자(LGBT) 정책에 항의하지만, 아랍의 성 소수자들은 서구권의 연대 움직임이 득보다 해가 될 수 있어 걱정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지개 깃발 든 남성 경기장 난입 (루사일=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지난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포르투갈 대 우루과이의 경기 때 무지개 깃발을 든 남성이 그라운드로 난입했다. 2022.11.29 utzza@yna.co.kr

카타르에 인접한 바레인 출신의 32살 사업가는 안전을 우려해 익명을 조건으로 "월드컵은 끝날 것이고 증오는 계속될 것"이라며 "그늘에서 사는 삶이 좋지는 않지만, 조명을 받으며 사는 것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성 소수자를 응원하는 몸짓이 그동안 신중함에 기대며 생존해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부터 성 소수자 권리와 무지개색 깃발 사용 등 문제는 상당히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애초 유럽 국가의 축구대표팀 주장들은 무지개 하트가 담긴 '원러브'(Onelove) 완장을 이번 월드컵 대회 때 찰 계획이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의 반대로 물러서기도 했다.

원 러브 완장 [EPA=연합뉴스]

아랍권 최초의 공식 성 소수자 단체로 레바논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헬렘'의 간부 테럭 제이단은 "역풍이 매우 심할 것"이라며 "앞으로 몇 년은 현지 성 소수자들에게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슬람 지역의 성 소수자를 응원하는 서구의 활동이 의도하지 않은 역풍을 불러온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다.

예컨대 올해 바레인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미국대사관이 성 소수자 인권의 달인 6월 무지개색 깃발을 게양하고 소셜미디어에 연대의 뜻을 밝힌 뒤 걸프 지역 국가들이 동성애와 관련해 심상치 않은 단속 활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동성애를 하면 사형에 처할 수도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무지개색 장난감과 의류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고 몇몇 걸프지역 국가들은 동성 간 키스 장면이 담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트이어' 등 할리우드 영화의 상영을 금지했다.

과거 카타르에서 살았던 제이단은 "인권을 우려한다면 실제로 폭력을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거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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