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잠기고, 기차 서고…'250㎜ 물폭탄'에 대구가 멈췄다

오전 6시부터 대구 주요 도로 통제 잇따라
대구 교통 대동맥 신천도로 양방향 통제
서대구역 KTX 운행 중단, 이용객 발동동
하늘길도 좁아져, 시민 출근길 대란

이틀간 250㎜가 넘는 기록적 폭우에 대구가 멈춰 섰다. 신천동로 등 대구 주요 도로가 통제되고, 철로와 하늘길은 좁아지는 등 불편이 잇따랐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호우경보가 발령되면서 신천변 산책로 12개소와 잠수교 4개소, 하부도로 3개소, 둔치주차장 5개소 등이 사전통제됐다.

이어 신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6시 48분에는 대구 교통의 대동맥인 신천동로가 양방향으로 전면 통제됐다.

이로 인해 출근길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평소 신천동로를 통해 북구 서변동에서 동구 신천동으로 출근한다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평소엔 20분 걸리는 거린데, 1시간 넘게 걸렸다"며 "신천동로가 막히면 신천대로, 팔달교, 산격대교에 차량이 몰려 정체가 심각해졌다. 정체를 피하고자 일부러 조금 늦게 출발했는데도 이미 도로는 꽉 막혀 결국 지각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습 침수지역인 팔거천변 주요 도로도 대부분 통제됐다. 오전 7시부터 태전2교와 태전3교, 제일반포교, 팔달교 하부도로 등이 침수 우려로 차단됐다. 이들 교량은 출근 시간대를 넘긴 오전 9시 40분이 돼서야 통행이 재개됐다.

오후부턴 금호강 수위가 계속 상승하면서 금호강과 연접한 동구와 북구지역 침수가 잇따랐다. 오전 11시 40분부터 동구 동촌유원지 전체와 금호강변길 일부 구간의 출입이 금지됐으며, 낮 12시 10분부터 북구 노곡교와 조야교의 통행이 중단됐다.

밤새 내린 비에 철도도 멈춰 섰다. 이날 첫차부터 무궁화호, ITX-새마을 등 일반 열차 운행이 일부 중지되거나 조정됐다. 선로 침수도 잇따라 경북선과 장항선은 오후 6시까지, 충북선은 낮 12시까지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경부선도 낮 12시까지 서울~동대구 구간에서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서대구역에선 한때 KTX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일부 이용객이 발을 동동 굴렀다. 서대구역은 경부선과 경부고속선 2개 철로가 만나는 지점이다. 이중 서대구역에 정차하는 KTX는 경부선을 통해서만 들어오는데, 집중호우로 경부선 일부 구간이 침수되면서 KTX가 서대구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부선은 오후 4시를 기해 복구가 완료됐다.

하늘길도 차질을 빚었다. 밤새 쏟아진 비로 대구공항 국제선과 국내선 12편이 지연됐다. 이날 오전 7시 55분 대구 도착 예정이던 베트남 다낭발 비행기는 1시간가량 늦은 오전 9시 12분 착륙했다. 중국 푸동, 태국 방콕 등 다른 국제선 비행기들도 30~40분가량 늦게 대구에 내렸다. 국내선 대구~제주 비행기들도 강풍 및 폭우로 줄줄이 연착됐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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