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코스닥 거르라고 하지”…횡령·배임 감추려 고의 상폐 의혹
거래정지로 상장폐지 위기
소액주주 등 지분 결집해
경영진 사퇴 요구·소송전
블록체인·리튬 신사업 좌초
거래처·협력사 피해도 극심
2일 유압용 관이음쇠 제조기업 테라사이언스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 최대주주가 된 권순백 블루밍홀딩스 대표는 소액주주로 구성된 주주연합과 손잡고 거래정지 상태를 초래한 현 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권 대표는 지난해 1월 씨디에스홀딩스에 경영권을 넘겼지만 씨디에스홀딩스가 올해 초 반대매매를 겪으며 비자발적으로 다시 테라사이언스 최대주주가 됐다.
권 대표와 손잡은 테라사이언스 주주연대는 “테라사이언스는 지난해 최대주주가 씨디에스홀딩스로 변경된 후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기업 다보링크 인수와 리튬 개발 사업 등 초전도체와 2차전지 테마주로 이슈를 퍼뜨리며 불공정 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를 계속해 왔다”며 “특히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리튬개발과 추출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이를 믿고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현재 주식거래 정지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연대는 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던 회사 내 현금이 사라지고, 오히려 회사 자산이 압류돼 직원 임금 체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에 대해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지난 4월 거래가 정지된 BF랩스도 소액주주들이 회사 측을 상대로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주주연대는 최근 BF랩스 경영진의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법원에 회계장부와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주주연대는 당시 새롭게 선임된 경영진이 BF랩스의 주요 자산인 케어랩스 매각을 추진하며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F랩스는 지난해 초 자회사 케어랩스 지분을 619억원에 원익홀딩스에 매각했는데, 이 대금이 최대주주 측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들로 흘러갔다는 것이다. BF랩스 주주연대 관계자는 “스마트시티, 지능형교통시스템(ITS)를 비롯해 BF랩스가 영위하고 있는 주요 공공인프라 사업과 전혀 연관이 없는 외식기업에 210억원이나 투자됐다”며 “이외에도 자산 12억원, 부채 73억원인 미디어 회사를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인 60억원에 매입하는 등 특수관계자 간 불투명한 거래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코스닥 상장기업 셀피글로벌도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이 회사를 인수한 뒤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신용카드, 전자신분증를 비롯한 스마트카드를 제조하는 이 회사는 소액주주들이 주주 조합을 결성해 회사를 정상화하겠다고 나서면서 현 경영진과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셀피글로벌 주식 거래 정지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은 주주 1호 조합을 결성하고 지분 25.10%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다. 주주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3월 갑자기 거래정지된 뒤 주주들은 거래 재개를 기대하며 1년을 기다렸지만 현재까지도 어떠한 경영 개선 계획이나 실행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 임시주총을 열고 경영진 해임을 시도했다. 총 발행주식 43.5%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98%가 찬성해 상법상 임원 해임을 위한 특별결의 요건은 채웠지만 해임에는 실패했다. 현 경영진이 적대적 M&A에 의한 이사 해임 결의는 주식 총수의 100분의 80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이른바 ‘초다수결의제’ 정관 조항을 들어 안건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주주조합은 기존 주주들이 주주제안권을 행사한 것일 뿐 적대적 M&A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사 해임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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