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된 지 8년된 게임인데, 최신게임 콜라보 섭외 대상 0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
세간에 엉덩이 캐릭터로 알려지며 서브컬처 여캐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 ‘니어 오토마타(NieR:Automata)’의 ‘2B’가 그 주인공이다.
검은 블라인드 마스크, 흑백의 고풍스러운 전투복, 날렵한 검술과 묵직한 멜랑콜리. 2B는 첫 등장부터 단숨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감정을 억제하도록 프로그래밍된 안드로이드이면서도 끊임없이 인간성에 다가가려는 그 모습은, 철학적 주제의식이 강한 게임 서사와 맞물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 인상은 단순히 ‘게임 팬들’의 감상을 넘어, 오늘날의 게임 시장에서 가장 ‘팔리는 얼굴’ 중 하나로 거듭나게 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2B의 침투력
2B는 이제 단순히 니어 오토마타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녀는 ‘다른 게임 세계로의 침입자’이자, ‘콜라보의 아이콘’이다. 그녀가 등장한 게임들의 스펙트럼은 실로 광범위하다.
포트나이트, 펍지: 배틀그라운드, 라스트 클라우디아, 시노앨리스, AFK 아레나, 파이널 판타지14, 폴 가이즈 등 장르, 플랫폼을 불문하고 수십 여개의 게임에 등장했다.
특히 한국 게임에서 그녀에 대한 러브콜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2B는 특별한 존재였다. 이 게임은 근미래 전장을 무대로 하는 3인칭 슈팅 게임으로, 각종 여신 캐릭터들이 총을 들고 싸우는 것이 특징이다. 2023년 말 진행된 니어 오토마타 콜라보에서는 2B뿐 아니라 9S, A2까지 전면 합류해 유저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2B의 등장은 단순히 캐릭터 수집 차원을 넘어 전투 메타에도 변화를 줄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며, 콜라보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게임 구조를 뒤흔드는 사례로 평가됐다.

국산 대작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와의 연계도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따로 DLC로 분류해 니어 오토마타와 콜라보를 진행했다. 유저는 2B, A2, YoRHa No.1, YoRHa 예식 4종의 나노수트와 3종 헤어스타일, 안대, 전투고글 액세서리로 구성되었다. 다만 스토리 확장이나 전투 콘텐츠가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진정한 2B의 후계자는 이브라 할 정도로 찰떡 궁합을 자랑했다.
최근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새로운 대규모 업데이트에서 2B를 전격 캐스팅하며 흥행 반등을 노리고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니어 오토마타의 2B와 A2가 추가되며 오리지널 복장, 자폭 복장 2종과 원작의 감성을 살린 부착물, 소셜 모션도 선보일 계획이라 밝혔다.
2B는 왜 콜라보 0순위가 되었는가?
이처럼 수많은 게임이 2B를 ‘모셔오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우선 비주얼 측면에서 2B는 어떤 장르에 넣어도 어울리는 디자인을 갖고 있다. 중세풍 판타지든, 근미래 SF든, 모던 밀리터리든 간에, 그녀의 시크하면서도 절제된 비주얼은 시각적으로 튀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둘째, 2B는 단순히 ‘예쁜 캐릭터’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녀는 인간성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적 주제를 품고 있는 상징이다. 즉, 깊이가 있다. 이 점은 타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게임 내 세계관을 왜곡하거나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내러티브적인 무게를 추가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콜라보 캐릭터다.
셋째, 글로벌 인지도다. 니어 오토마타는 일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서구권에서의 평가와 팬덤이 매우 높다. 전 세계 800만 장 이상 판매된 이 타이틀은, 단지 게임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2B는 그 대표 얼굴로, 전 세계 어떤 시장에서도 먹히는 카드다.
콜라보를 넘어, ‘영향력 있는 IP’의 사례
오늘날 게임업계는 IP 전쟁 시대에 들어섰다. 단순히 잘 만든 게임이 아닌, ‘기억에 남을 얼굴’과 ‘다른 작품에서 다시 보고 싶은 캐릭터’가 중요해졌다. 그런 점에서 2B는 그 기준을 가장 완벽하게 충족하는 존재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의 게임 개발사는 2B를 불러오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유저들은 또 하나의 세계에서 그녀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아라드든, 티바트든, 혹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전장이라 해도 말이다.
2B는 하나의 게임 캐릭터를 넘어, 오늘날 게임 산업이 만들어낸 가장 성공적인 ‘문화 아이콘’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녀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전장에서 만나게 될 그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