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룰러 무징계’가 보여준 e스포츠의 윤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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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룰러는 리그오브레전드와 젠지 이스포츠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다.
선수들은 자신의 행동이 개인의 평판을 넘어 리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식해야 한다.
국내 e스포츠 산업의 중심인 LCK가 신뢰를 잃는다면 그 여파는 리그 하나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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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당시 최정상급 선수였던 마재윤을 비롯해 10명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게임의 노후화로 내리막을 걷고 있었지만, 이 사건은 리그의 숨통을 끊어놓은 결정타로 평가된다. 신뢰가 무너지자 팬들은 등을 돌렸고, 리그는 불과 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21년에는 이영호를 포함한 e스포츠 선수 출신 유명 BJ들이 비상장 가상자산 투자와 홍보에 연루됐다는 이른바 ‘코인 게이트’가 터졌다. 이들은 형사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또 한 번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다. 한때 팬들의 우상이었던 스타들은 순식간에 비판의 대상이 됐고, 일부는 지금까지도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리그오브레전드 코리아(LCK)에서도 젠지 이스포츠 소속 ‘룰러’ 박재혁의 탈세 논란이 불거졌다. LCK 사무국은 조세포탈이 인정되지 않았고 형사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도의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팬들은 법적 책임 여부와 별개로 리그의 명예를 고려했다면 최소한의 제재는 필요했다고 지적한다.
이번 결정이 더 큰 반발을 부른 것은 룰러의 상징성 때문이다. 룰러는 리그오브레전드와 젠지 이스포츠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다. 2022년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며 병역 혜택도 받았다. 팬들은 이번 판단이 비슷한 논란이 발생했을 때 사무국이 어떤 잣대를 들이댈지를 보여주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e스포츠의 윤리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e스포츠 전문가는 “e스포츠는 프로 스포츠와 같은 사회적 위상과 대우를 원하지만, 윤리 기준은 아직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다 엄격한 기준이다. 선수들은 자신의 행동이 개인의 평판을 넘어 리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식해야 한다. 리그와 협회 역시 법률적 판단에만 머물지 말고,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윤리 기준과 제재 원칙을 보다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
e스포츠 산업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기반은 생각보다 취약하다. 상당수 구단은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되고 있으며, 스폰서십과 팬들의 로열티가 산업을 가까스로 떠받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 리그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린다면 LCK 역시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길을 걷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흔들린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국내 e스포츠 산업의 중심인 LCK가 신뢰를 잃는다면 그 여파는 리그 하나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화려한 플레이만큼 신뢰가 중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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