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 기업들 호재 터졌다”… 껍데기 빼고 다 바꾸는 F-15K

F-15K / 출처 : 연합뉴스

한국 공군의 F-15K 슬램이글 성능개량 사업이 약 28억 달러(약 3.6~4조원) 규모로 최종 확정됐다. 총 59기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사업은 단순 부품 교체가 아니라 기체 내부를 거의 새로 만드는 수준이다.

협상 지연으로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만큼, FMS 방식 확정은 한국 공군이 향후 15년 이상 F-15K를 장거리 타격과 제공 임무의 핵심축으로 운용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명확히 한 것이다.

F-15K는 약 20년 전 도입 이후 기계식 레이더와 노후 항전 체계로 운용돼왔다. 하지만 주변국 전투기의 레이더 성능과 미사일 사거리가 급속히 향상되면서 기존 체계로는 대응에 한계가 드러났다.

스텔스 전투기만으로 모든 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F-15K의 독보적인 항속거리와 탑재량을 2049년까지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량의 핵심은 레이더, 조종석, 전자전 체계의 전면 교체다. 특히 APG-82(V)1 AESA 레이더 도입은 F-15K를 단순 폭격기에서 전장 전체를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는 결정적 변화를 가져온다.

AESA 레이더가 바꾸는 전투 패러다임

F-15K / 출처 : 연합뉴스

기계식에서 APG-82(V)1 AESA 레이더로의 전환은 탐지 거리 증가와 다중 표적 추적 능력을 넘어, 전자전 환경에서의 생존성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장거리 공대공 교전뿐 아니라 정밀 공대지 타격에서도 정보 처리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여기에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의 통합 조종석은 조종사의 인지 부담을 줄이고 전술 판단 속도를 높인다.

EPAWSS 계열 전자전 체계도 적용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미 공군 최신형과 개념은 유사하나 수출형과 미군형 사이에는 의도적인 기술 격차가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기존 F-15K와 비교하면 생존성과 상황 인식 능력은 질적으로 다른 차원이 된다. 고위험 공역에서 장거리 무장을 운용하는 플랫폼으로서 요구되는 최소 조건을 충족하게 되는 셈이다.

개발에 가까운 개량 방식의 의미

F-15K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업의 진행 방식도 주목할 지점이다. 먼저 소수 기체를 미국 보잉 공장으로 보내 분해 수준의 작업을 거쳐 통합 시험을 진행한다.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통해 한국형 구성에 맞는 설계를 검증한 뒤, 본격적인 양산 개량에 들어간다. 이후 물량은 한국 공군 정비창에서 미국 기술진의 지원을 받아 순차적으로 개량된다.

방위산업 전문가들은 “이는 단순 장비 교체가 아니라 스트라이크이글 기반의 한국형 구성에 맞춘 재통합 과정으로, 사실상 소규모 개발 사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운용과 정비 경험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무형자산이다. 참고로 KF-16은 이미 131기를 대상으로 AN/APG-83 SABR 레이더를 적용한 성능개량을 2028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2049년까지 이어질 주력 전력의 재탄생

F-15K / 출처 : 연합뉴스

현 공군 전력구조에서 F-15K의 위치는 명확하다. KF-16U는 2039년 전 기체 퇴역, F-15K 개량형은 2049년까지 운용 계획이다.

KF-21 성능개량형이 KF-16U의 공백을 메우고, 6세대 전투기가 2040년 이후 F-15K 공백을 대체할 예정이다. 개량 F-15K는 향후 15년 이상 주력 전력으로 기능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구형 기체에 큰 비용을 들이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지만 F-15K는 여전히 항속거리, 탑재량, 신뢰성에서 독보적이다.

스텔스 전투기는 고가의 정밀 자산으로 대량 무장 운용에 제약이 따르지만, 개량된 F-15K는 장거리에서 다량의 공대공·공대지 무장을 운용하며 제공과 타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은 “무인기와 전투기 성능개량 등 수주 경쟁력이 확대되며 2026년부터 외형 확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15K 개량 사업은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량으로 F-15K는 과거의 노후 전력이 아니라, 2037년 이후까지 한국 공군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주력 전력으로 재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