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N번방’ 주범 징역 10년…“사냥감 선정하듯 범행”

서울중앙지법 (출처 : 뉴시스)

대학 동문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해 유포한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 40대 주범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28일) 성착취물 제작과 배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국내 최고 지성이 모인 대학교에서 동문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인터넷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냥감을 선정하듯 결혼사진, 만삭사진을 이용해 장기간 성적으로 모욕하고 인격을 말살시켰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검거가 수년간 지연되면서 피해자들은 주변 모든 남성 지인을 의심하고 두려움 속에 사회생활을 했다”면서 “남성을 신뢰하지 못해 혼인관계가 파탄 나거나 일상적인 사진조차 올릴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대 N번방’ 사건은 서울대 졸업생들이 주로 학교 후배들 메신저 사진이나 졸업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 텔레그램 채팅방에 유포한 사건입니다.

주범 박 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3년 6개월동안 허위 영상물 2000여 개를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피해자는 서울대 출신 12명을 포함해 총 61명입니다. 박 씨는 주로 1~3일 간격으로 허위 영상물을 유포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대 로스쿨 졸업생인 30대 강모 씨도 징역 4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강 씨는 박 씨가 피해자 얼굴 사진을 합성해달라고 하면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영상물을 제작해왔습니다.

재판부는 선고를 마치면서 “오늘날 텔레그램 보안성을 이용한 각종 범죄가 퍼지고 있다”며 “익명성에 숨어 법과 도덕을 무시한 결과가 어떠한 것인지 인식시키고 사회 경종을 울리는 게 사법부 책무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선고 직후 피해자 대리인은 "검찰 구형 그대로 징역 10년이 선고돼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딥페이크 범죄가 우리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엄단되어야 할 것을 잘 보여주는 판결"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법원은 허위 영상물 제작에 관여한 20대 공범에 대해서도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김지윤 기자 bond@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