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말고 마닐라!… 5성 리조트에서 찾은 ‘꿀잼 필리핀’
파사이 지역 ‘엔터 시티’ 개발
20만원대 솔레어 리조트 눈길
명품매장·대형극장·살롱 입점
다양한 ‘한국 테마 행사’ 개최
1주간 ‘치맥 페스티벌’등 열어
필리핀(마닐라)=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복합리조트는 각국의 관광산업 분야 화두다. 카지노를 비롯한 레저부터 식사, 쇼핑과 숙박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매머드급 복합리조트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성공 열쇠로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나라 등이 일찌감치 복합리조트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옆 나라 일본도 연간 2000만 명 방문객 유치를 목표로 오사카 복합리조트 건설에 뛰어들었다.
이중 주목해야 할 곳이 바로 필리핀 마닐라의 복합리조트다. 필리핀은 한국인들이 베트남, 태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가는 동남아시아 국가. 마닐라의 복합리조트도 당연히 한국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세부와 같은 휴양지가 아닌 수도 마닐라가 한국인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주요 수단이 바로 복합리조트다. 필리핀의 지난해 연간 방문객은 545만 명으로 목표치였던 480만 명을 웃돌았는데, 그 이유로 꼽히는 것 또한 다양해진 필리핀 내 관광 콘텐츠, 즉 복합리조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관광서비스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솔레어, 오카다, 하얏트 시티오브드림즈 등 공항 인근에 모여있는 주요 복합리조트들이 있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복합리조트 유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이 시점, 필리핀으로 향했다.
필리핀 마닐라 공항을 나와 차로 10분가량을 이동하면 펼쳐지는 광경은 이곳이 ‘리조트의 도시’임을 실감케 한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규모와 높이를 자랑하는 리조트 건물이 눈을 돌리는 곳마다 있고 화려한 조명으로 관광객을 반긴다. 솔레어와 오카다 리조트 등이 위치한 이곳 파사이 지역은 간척도시로 ‘엔터테인먼트 시티’를 목표로 쇼핑과 카지노 등의 시설이 현재도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리조트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아얄라몰과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쇼핑몰인 ‘SM 몰 오브 아시아’까지 있으니 ‘즐기는 도시’로는 안성맞춤이다.
복합리조트의 핵심은 투숙객이 ‘최대한 많이’ 그리고 ‘최대한 오래’ 머무는 것. 최근 이곳 필리핀의 리조트들이 경쟁적으로 쇼핑·문화·레저 등 전방위에서 모든 시설을 리조트 내에 만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 가운데 지난달 실제로 방문한 솔레어 리조트만 살펴봐도 관광객이 리조트 건물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의식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구조로 완성돼 있다.
솔레어 리조트는 최신 편의 시설을 갖춘 800여 개의 객실을 20만 원대의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국내라면 50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스위트 룸 수준의 객실을 마련한 이유도 투숙객이 장기간 머물며 시설을 즐기게 하기 위해서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사진을 찍기 좋은 야외 수영장과 바, 그리고 카지노와 라운지까지 전부 리조트 1층에 갖춰져 있다. ‘주(住)’가 해결됐다면 다음은 ‘의(衣)’ 차례다. 솔레어 리조트에는 프라다, 셀린느, 루이비통, 롤렉스 등 41개의 명품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고 고객 특성에 맞춰 폐점 시간도 자정까지다. 이는 필리핀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가장 늦게까지 문을 여는 명품매장이다. 이 외에도 최첨단 사격장, 대형 극장, 스파를 비롯해 헤어와 네일 케어,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살롱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 내에 가장 인상적인 건 바로 식당이다. 레드 랜턴(중식), 야쿠미(일식), 피네스트라(양식)를 필두로 총 15개의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는데 모두 식재료에 각별히 신경 쓰고 현지 셰프를 고용하는 등 음식 맛 유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솔레어는 다양한 현지 식재료를 신선하게 레스토랑에 공급하기 위해 항공까지 동원한다. 일식 레스토랑 ‘야쿠미’는 도쿄의 수산시장을 통해, 양식 ‘피네스트라’는 영국에서 감자를,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공수해온다.
이 같은 호화 리조트가 최근 K-문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희소식이다.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은 올해 리조트에서는 한국을 테마로 한 다양한 행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K-위크’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의 시작은 한국의 전통음식과 같은 ‘치맥’(치킨+맥주)이 맡았다. 리조트의 그랜드볼룸에서는 ‘K-치맥 페스티벌’을 열고 총 1000여 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한국 치킨과 맥주, 떡볶이, 납작만두 등 필리핀에서는 만나볼 수 없을 것 같던 메뉴들로 가득 찼고 치킨 빨리 먹기 대회와 같은 행사도 진행돼 현지 관광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일주일간 진행된 행사의 마지막은 가수 싸이가 장식했다.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난 조이 와스머 솔레어 리조트 이사는 “솔레어 리조트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K-위크는 한국의 활기찬 문화, 음식, 음악을 선보이며 매년 연례행사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식 치킨은 처음인데 큰 매력을 느꼈어요.” 필리핀에 거주하면서 에릭 씨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한국식 치킨을 맛보기 위해서다. 치맥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지만, 이곳에는 한국의 치킨 브랜드 깐부치킨이 지난해 10월 연 해외 1호점 매장이 있다. 한국식 ‘크리스피 치킨’과 ‘마늘 전기 구이’ 매력은 세계적인 걸까? 평일 저녁에도 깐부치킨은 웨이팅을 하는 사람들로 붐빌 정도였다. 그렇게 리조트에는 싸이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한국의 치킨 냄새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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