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권미제 제영섬유 대표…친환경 소재 침구 개발

권미제 제영섬유 대표가 자사의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침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우태 기자

수면은 건강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숙면을 돕는 침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경우 날씨를 맞춰 침구를 바꿔야 하지만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뒤따른다. 소재와 촉감, 방습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영섬유는 '쾌적·건강 수면 환경'을 목표로 친환경 침구 전문 브랜드 '미제니블'(MIZENIBLE)을 론칭해 주목받고 있다. 기능성 원사를 활용해 민감한 피부에도 안심하고 사용 가능한 '알러지케어'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 '대구 섬유'라는 자부심

권미제 제영섬유 대표는 지역 섬유 업계에서 30년 이상 종사한 베테랑이다. 의류 제품을 다루다 2년 전쯤 침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권 대표는 "현장 근무, 외주 관리 등 여러 업무를 해봤고 원래 의료 쪽만 전담했다. 지금은 그 경계가 흐릿해졌으나 섬유산업은 원단에 따라 제품군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경향이 있다. 콜라겐을 원료로 여성용 의류를 만들려고 했는데 침구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콜라겐을 활용한 소재의 특성이 침구에 적합하는 판단을 내린 권 대표는 곧바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그는 "콜라겐을 섬유화하면 촉감이 부드럽고 습기를 머금지 않아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다. 다만 가격대가 높고 다른 소재와 결합하는 데 기술력이 필요했다. 지역에는 섬유산업 인프라가 충분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제영섬유는 대구에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전 공정을 지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그 결과 지난해 대구시와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 주관하는 '대구 메이드'(DAEGU MADE) 인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권 대표는 "섬유 산업이 장기간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대구는 저력이 있다고 본다. 해외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유통만 활성화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도 크다. 수입만 하다 보면 언젠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해 다양한 지역 기업들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제영섬유가 자체 개발한 신소재 '아토피드 쿨스킨'(ATOPID COOL SKIN)을 활용한 이불 제품. 제영섬유 제공

◆ 품질이 곧 경쟁력

권 대표는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이 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는 유일한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규모가 큰 기업도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의 저가 공세가 강력하고, 우여곡절 끝에 제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금방 모방한 제품을 양산하면서 동력이 약화됐다. 그래도 산업의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연구개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제영섬유는 올 여름을 앞두고 기존 제품의 장점을 결합한 '아토피드 쿨스킨' 소재 및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땀·습기를 흡수 및 배출하는 냉감소재로 쾌적한 수면 환경을 조성한다.

권 대표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 숙면을 하기 힘들지만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는 후기가 많다. 여름 이불은 가볍게 만들었지만 소재 자체는 계절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어 향후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대구 메이드 선정 후 대구시와 직물조합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어려움이 있지만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믿는다. 국내에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며 "실적이 오르고 규모가 커지면 대구 섬유산업 발전을 이끌 젊은 인력을 채용하고 싶다. 우리가 해왔던 노력이 다음 세대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정우태 기자 nex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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