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년 만의 세대교체, 두돈반의 역사에 마침표
한국군 장병들에게 ‘두돈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K-712 군용 트럭은 무려 1977년부터 한국 육군의 발이 되어왔다. 수송, 보급, 장병 이동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반세기 가까이 현역으로 운용된 이 차량은 단순한 트럭이 아니라 군 생활의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노후화와 성능 한계로 인해 더 이상 현대전 환경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결국 국방부는 세대교체를 공식화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기아가 최신 기술을 총동원해 개발한 차세대 전술차량 KMTV다. 이번 교체는 단순히 낡은 차량을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장 기동력과 병력 생존성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전술 환경 최적화 성능과 첨단 사양
KMTV는 기존 두돈반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자랑한다. 2.5톤 표준형 기준 280~330마력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고속도로는 물론 비포장 도로, 진흙길, 산악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급경사 등판 능력과 험지 돌파 능력은 NATO 기준 시험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영하 32도에서도 시동이 가능하도록 내한 성능을 강화했고, 폭염 상황에서도 냉각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에어 서스펜션 시트와 충격 흡수 장치를 도입해 장시간 이동 시 장병들의 체력 소모를 최소화했으며, 극한 기온과 기후 조건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전천후 전술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군용차 맞나? 민수차급 편의 사양 탑재
이번 KMTV가 가장 화제를 모은 이유는 ‘군용차 맞아?’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민간 SUV급 편의 사양이 대거 적용된 점이다. 전후방 카메라, 내비게이션, 어라운드 뷰, 자동 도어 잠금장치, 에어컨, 파워스티어링까지 포함돼 운전병의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준다.
과거 두돈반을 경험한 예비역들은 “우리가 군대 다닐 땐 비 오는 날엔 빗물, 눈 오는 날엔 눈바람이 그대로 들어왔는데, 이젠 세단급 군용차가 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 특히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충격 흡수 스펀지 시트를 장착해 장시간 이동에도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덜 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단순한 편의 개선이 아니라 임무 수행 능력을 높이는 직접적인 전투력 강화 요소로 해석된다.

폴란드군의 뜨거운 반응, ‘떡붕어’라 불린 K151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등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폴란드 현지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의외로 기아의 K151 경전술차량이다. 현지 군인들은 이 차량에 ‘떡붕어(Fladra)’라는 애칭까지 붙이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K151은 진흙, 급경사, 얕은 수로, 설원 등 기동이 어려운 지역을 가뿐히 돌파하며 전천후 성능을 입증했다.
225마력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 속도 130km/h를 낼 수 있으며, 이는 미국 험비를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여기에 민수차급 편의 사양이 더해지면서 “오버스펙 군용차”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폴란드군은 단순한 전술차량이 아니라 다목적 군용 플랫폼으로서 K151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실제 전력 보강의 핵심 자산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의 주목, KMTV와 K151 시너지
기아는 KMTV와 K151을 개발하면서 단순한 수송 수단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룹 차원의 기술력을 총결집해 모듈형 플랫폼을 구현했다. 덕분에 이 차량은 보급, 수송은 물론 지휘통제, 정찰, 드론 운용까지 다양한 임무에 맞게 개조할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의 차량 전자 시스템, 현대로템의 방산 기술과 협업한 네트워크 중심 전술 능력도 특징이다. 이로 인해 유럽과 중동, 아시아 국가들의 방산 관계자들은 “차세대 전술차량의 새로운 표준”이라고 평가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임무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럽 시장 확장과 대규모 공급 계획
폴란드는 이미 K151 약 400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며, KMTV 기반 전술차량 3,000대 추가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최종 목표는 현지 생산을 통해 19,000대까지 보급하는 것으로, 이는 단일 군용차 플랫폼으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현지 방산업체 PGZ와 협력해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유럽 전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계획도 구체화됐다.
이는 단순한 무기 도입이 아니라 폴란드 방위산업 자립도 강화와 NATO 표준화 전략에도 부합한다. 한국산 전술차량이 유럽의 새로운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기아는 이를 토대로 중동,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타스만’ 군용차 버전도 공개하며 글로벌 군용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