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야 폰이야? 애플이 준비 중인 '뭉툭한 폴더블폰'의 비밀

이혁기 기자 2026. 5. 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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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출시일 다가오는 애플 폴더블폰
유출된 모형 세로가 짧아
화면비 아이패드와 비슷한데
아이패드 전용 앱과 호환시켜
킬러앱 부재 해결하겠단 의도
색다른 애플의 노림수 통할까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오는 9월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최근엔 그 모형이 흘러나왔는데, 생김새가 좀 독특합니다. 세로가 짧고 가로가 넓은 '여권' 모양을 띠고 있습니다. 세로로 길쭉하게 만든 기존 폴더블폰과는 확실히 다른 디자인입니다. 애플은 왜 이런 낯선 형태를 택했을까요?

애플의 차기 폴더블폰이 독특한 외형일 거란 소문이 돌고 있다. 사진은 유튜버 '언박스 테라피'가 공개한 폴더블 아이폰(가칭) 모형.[사진 | 더스쿠프 포토]
폴더블폰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애플이 올 하반기에 처음으로 '접는 아이폰'을 출시할 거란 소문이 돌고 있어서입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4월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제조ㆍ테스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플이 출시를 지연할 것이란 주장이 대세를 이뤘지만, 지금은 '정상 출시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출시 예정일도 구체적으로 나온 상태입니다. 블룸버그는 4월 12일(이하 현지시간) 기사에서 "9월 첫째주 개최하는 애플의 연례 하드웨어 이벤트에서 '아이폰 울트라(폴더블폰의 가칭)'를 아이폰18과 함께 공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의 기대감에 불을 지피는 '제품 유출 영상'이 최근 유튜브에서 공개됐습니다. 구독자 253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언박스 테라피(Unbox Therapy)'가 지난 5일 폴더블 아이폰의 목업(mockup·모형)을 리뷰하는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그는 영상 초반부에서 "중국에서 소포 하나가 왔다"면서 "차세대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인 매년 이맘때면 나에게 항상 이런 것들이 배송된다"며 아이폰 울트라의 모형을 공개했습니다.

[※참고: 언박스 테라피는 3일 뒤인 8일에 좀 더 정교하게 제작된 목업을 영상으로 공개했습니다. 비어 있던 목업 내부와 외부에 디스플레이를 표현한 형태인데, 내용 면에서 크게 바뀐 부분이 없어 기사에선 다루지 않았습니다.]

Q. 기존 제품과 다를까=영상 속에서 등장한 모형은 기존 주류 폴더블폰과는 확연히 다른 폼팩터(외형)를 띱니다. 일단 접었을 때 가로폭이 다소 넓어 보입니다. 반면, 세로폭은 눈에 띄게 짧죠. 펼쳤을 때도 마찬가집니다. 세로 길이가 일반 폴더블폰보다 짧게 느껴집니다. 유튜버는 이를 두고 "마치 여권과 같은 모양"이라면서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아이패드(애플의 태블릿PC) 버전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 더스쿠프 포토]
다소 낯선 외형을 두고 스마트폰 업계에선 애플이 '펼친 상태'의 안정감을 더 중시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소비자가 두 손으로 폴더블폰을 쓰는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깁니다.

미 IT매체 테크레이더는 5일 해당 영상을 다룬 기사에서 "세로가 짧은 뭉툭한 형태는 기기를 펼쳤을 때 무게 중심이 낮아져 상단이 무거워지지 않게 한다"면서 "이는 기기를 안정적(stable)으로 만들어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언박스 테라피도 영상에서 "독특한 화면비율을 갖고 있다"면서 "이건 무조건 열어서 써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른 제조사들의 제품은 어떨까요?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최신 모델 '갤럭시Z폴드7'은 접었을 때 화면비가 9대 21로, 올해 3월 출시한 일반 스마트폰 '갤럭시S26(9대 19.5)'보다 세로가 더 깁니다. 화면이 접혀 두꺼워진 폴더블폰을 한 손으로 편하게 쥘 수 있도록 세로 비율을 키운 거죠. 삼성전자가 '한 손 조작'에 초점을 맞췄다면, 애플은 '두 손 조작'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셈입니다.

Q. 왜 '두손 조작' 고집할까=이 모형대로 제품이 출시된다고 가정하면, 애플은 경쟁사들과 다른 노선을 걷기로 선언한 셈이 됩니다. 애플은 왜 이런 결정을 한 걸까요? 디자인적 요소 때문일까요?

어쩌면 유튜버 언박스 테라피가 "생김새가 아이패드 같다"고 한 말에 힌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 아이폰은 펼쳤을 때의 가로세로 비율이 4대 3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애플의 아이패드와 동일한 화면 비율입니다.

화면비가 같으면 두 제품은 호환이 됩니다. 아이패드에서 쓰던 앱을 폴더블 아이폰에도 적용할 수 있단 건데, 이는 엄청난 장점입니다. 기존의 폴더블폰 제조사들이 고질적으로 겪어 온 '전용 앱의 부재'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별도 전용 앱을 개발할 필요 없이, 수백만개에 달하는 아이패드용 앱을 가져다 쓰면 되니까요.

[사진 | 뉴시스]
이쯤 되면 애플의 숨은 의도가 눈에 보일 겁니다. 맞습니다. 수많은 전용 앱과 오랜 사용자 경험으로 쌓아 올린 '아이패드 생태계'를 폴더블폰에 고스란히 이식하는 것. 이것이 애플의 노림수일 수 있다는 겁니다.

해외 매체들 역시 이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애플이) 이런 디자인을 채택한 또다른 이유는 아이패드다. 아이패드와 화면비율이 유사하면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앱을 새 기기에 효과적으로 이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5일 테크레이더)."

한손 조작 편의성을 강조해 온 삼성전자와 아이패드 생태계를 이식하기 위해 가로로 넓은 외형에 베팅한 애플. 두 기업 중 승리를 거머쥐는 건 어느 쪽일까요? 과연 애플의 새로운 폴더블폰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요? 애플 신제품이 공개되는 9월이 기다려집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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