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와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2억이나 깎았는데도 유령도시 된 '이곳'

한때 제주살이와 한 달 살기 열풍을 타고 전국 각지의 주택 수요가 집중되었던 제주 부동산 시장에 심상치 않은 경고등이 켜졌다.

집을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아파트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제주의 미분양 주택 수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300가구를 넘어섰다.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추거나 잔금 납부를 유예하는 자구책이 등장했고, 제주도 역시 취득세 및 중개수수료 지원 등을 내세운 상생 프로젝트를 가동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전체 미분양 물량 중 이미 완공을 마친 준공 후 미분양이 70%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일시적 청약 부진과는 결이 다른 심각한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제주 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7월 말 기준 3303가구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인 6월(2909가구)과 비교해 394가구(13.5%)가 급증한 수치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며, 미분양 물량이 3000가구를 넘어선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초 2606가구였던 미분양은 5월 2804가구를 거쳐 7월까지 단 3개월 동안 무려 603가구가 불어나는 등 전국 평균과 비교해도 유독 빠른 속도로 누적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악성 재고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의 비중이다.

7월 말 기준 제주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은 2364가구로 이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미분양 3303가구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71.6%에 달해, 미분양 10채 중 7채 이상이 이미 뼈대를 올리고 완공까지 끝낸 아파트라는 뜻이다.

제주시뿐만 아니라 서귀포시 일대에서도 준공 후 미분양 적체가 심화되면서, 제주 주택시장의 침체가 단순한 분양시장 위축을 넘어 실물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록적인 미분양 사태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분양가격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5년 2월 기준 제주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제곱미터당 2612만 9000원으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일부 제주시 지역은 전용 84제곱미터 기준 분양가가 11억 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과거처럼 제주라는 지역적 희소성이나 세컨드하우스 환상만 믿고 뛰어들기에는 고분양가에 비해 교통, 생활 인프라, 환금성 등 실거주 여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탓이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건설사와 지자체까지 손을 걷어붙였으나 실효성은 미미한 실정이다.

제주도는 지난 6월부터 민간 사업자가 할인분양, 잔금 유예, 가전제품 무상 제공 등을 시행하면 지자체가 취득세와 중개수수료를 지원하는 주택시장 상생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가를 수억 원씩 내리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생프로젝트 참여 사업장 10곳의 대상 물량 935가구 중 두 달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건수는 고작 10가구에 그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더 큰 불안 요인은 이미 미분양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앞으로 시장에 풀릴 잠재적 물량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2026년 7월 기준 제주도 내에서 민간 분양 공동주택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둔 곳은 42개 단지, 5696가구에 달한다.

이 중 17개 단지 3542가구는 이미 착공에 돌입했고, 25개 단지 2154가구는 아직 착공 전 대기 상태다.

3300가구가 넘는 미분양 재고가 해소되지 않은 채 추가 공급 파이프라인까지 열려 있는 현 상황은 제주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더욱 더디게 만드는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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