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62% 올려줄게”…파격 인상안 합의했다는데, 대체 어디

미국 항만 파업 종료
6년에 걸쳐 올리기로

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조합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의 뇌관으로 떠올랐던 미국 항만 노조 파업이 일단락됐다.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000명이 가입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3일(현지시간) 파업을 끝내기로 사측과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3일간 중단됐던 미국 동해안과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만의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재개될 예정이다.

항만 고용주들이 항만 재개를 위해 6년간 62% 임금 인상을 제안한 뒤 미국 경제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었던 3일간의 파업이 끝났다고 WSJ이 전했다. 노조는 시간당 임금을 77%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인 미국해양협회(USMX)는 50% 인상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30일에 만료된 단체협상 갱신 협상 과정에서 노사가 임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이 발생했다. 당시 파업은 지난 1977년 이후 47년 만이었다.

WSJ에 따르면 공급망에 차질을 야기하는 항만 파업의 경제적 파급을 걱정한 백악관이 사측에 새로운 임금 인상안을 제안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사측은 결국 62% 인상안을 내놨다.

다만 노조는 이번 합의가 잠정적이라고 밝혔다. 임금 인상과는 별개로 노조 핵심 요구 사항인 항만 자동화에 대한 일자리 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노사가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자로 만료된 단체협약을 내년 1월15일까지 연장하고, 사측과 일자리 보호 문제 등을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