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쏘 EV는 만약 4천만 원대라면 타스만과 충분히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이었지만, 타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죠. 물론 타스만과 이 차는 고객층이 극명하게 다릅니다. 오프로드 같은 좀 더 극한적인 상황에서는 당연히 타스만이 더 좋고요.

하지만 저처럼 오프로드보다는 캠핑 정도의 수준에서 SUV를 고집하는 사람에게는 지금 이 상품성도 꽤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픽업트럭은 부가세 환급 같은 혜택이 있으니, 칸이나 타스만의 크기가 부담스럽고 유류비 걱정을 하는 자영업자분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유류비를 따져보면, 국내에 출시된 타스만은 가솔린 모델이라 연비가 5~6km/L 수준입니다. 정말 잘 나와야 8km/L 정도죠. 기름을 가득 채우면 1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한 달에 서너 번 주유하면 유류비 부담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반면 이 전기차는 완속 충전 기준으로 3만 원이면 완충이 가능하니, 유류비가 3배 이상 차이 나는 건 분명한 매력입니다. 그래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분들이 사이즈나 유류비 부담 없이 도심에서 쓸 전기 픽업트럭으로는 꽤 괜찮은 선택이죠.

타스만의 주행 성능은 좀 많이 부드러운 편입니다. 최근 대한민국 국방부 표준 전술 차량으로도 선정되었을 만큼, 오프로드 성능과 기존 마니아들의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차입니다. 반면 이 차는 오프로드를 하기엔 지상고가 낮아 조금 불안하고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단점이 있는데, 타스만은 아무리 부드럽다 해도 뒤쪽 서스펜션이 리프 스프링 방식이라 공차 상태에서는 통통 튀는 느낌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습니다. 그에 비해 이 차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이라 훨씬 부드럽고 안정적입니다. 물론 500kg의 중량을 버티기 위해 스프링이 굉장히 두꺼워져서 좀 탄탄하긴 하지만, 타스만보다는 확실히 승차감이 좋습니다.

이 차의 구동계는 BYD 제품인데, 그래서인지 이질감이 정말 괜찮습니다. BYD는 전기차를 엄청나게 많이 만들고 팔아본 회사잖아요. 그래서인지 나중에 중국 전기차 시장이 개방되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았죠. 주요 부품인 모터, 감속기, 배터리 등이 조화롭게 작동하며 만들어내는 주행 질감이 정말 뛰어납니다.

지금도 언덕을 넘을 때 차체가 살짝 꼬이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롤을 굉장히 빨리 잡아줍니다. 오늘 오전에 아이오닉 5 하체 작업을 하고 시운전을 오래 했는데, 그것과 비교하면 이 차가 조금 더 다루기 편하고 컴포트한 느낌마저 듭니다.

차가 이렇게 좋아졌는데, 정말 아쉬운 건 핸들링입니다. MDPS가 문제인데, 마치 2013년식 올 뉴 카렌스의 16비트 MDPS를 조작하는 느낌과 똑같습니다. 똑바로 가려고 해도 계속해서 스티어링 휠을 미세하게 보정해줘야 하는, 이른바 보타가 필요하죠. 중앙을 유지하려는 성질이 너무 아쉽습니다. 예전 뷰티풀 코란도 시절에는 차가 전반적으로 그랬으니 타협할 만했는데, 이제는 차의 다른 부분이 좋아지다 보니 이 단점이 유독 도드라집니다. 핸들링만 보강되면 정말 그랑 콜레오스 같은 느낌이 날 것도 같습니다.

정숙성은 보통 수준이지만,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 질감 덕분에 약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마치 6기통 엔진처럼 섰다가 나갈 때, 또는 주행 중 추월 가속을 할 때 부드럽게 이어나가는 느낌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출력은 200마력에 34토크 정도로 무난하며, 실제 체감 성능은 1.6 터보 엔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최고 속도는 165km/h에서 제한이 걸려있는데, 픽업트럭으로서는 충분한 성능입니다.

이 차량은 전륜 기반의 2륜 구동인데, 그래서 회생 제동 시 멀미가 덜합니다. 전기차 멀미는 구동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보통 4륜, 후륜, 전륜 순으로 멀미가 심하죠. 만약 멀미에 유난히 민감하다면 전륜 기반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차는 그런 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LFP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겨울철 주행 거리가 어떨지는 아직 겪어보지 않아 지켜봐야 할 부분이고, 소형 화물차로 분류되어 고속도로 1차선 주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상쇄하는 것이 가격입니다. 화물차 혜택을 받으면 고급 트림도 3천만 원 중후반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아반떼 풀옵션 가격과 비슷하죠. 그래서 자영업자분들이나 자전거, 바이크 같은 특화된 레저를 즐기시는 분들께는 굉장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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