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갤러리] 우리 모두 한 폭의 걸작이다
[노재윤의 아트 한 스푼]
12월, 한해의 마지막 달, 이맘때가 되면 우리는 바쁘게 지나온 일상을 잠시 멈추고, 조용히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잊고 지냈던 사소한 순간들, 지나쳤던 작고 따뜻한 디테일들이 어느새 마음속에 조용히 자리한다. 모두가 각자의 길을 걸어가며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당신은 특별한 존재다. 당신의 미소, 당신의 말투, 그리고 당신만의 선택들은 마치 캔버스 위의 붓 터치처럼 당신만의 인생이라는 작품을 완성해간다. 그 어떤 터치도 소홀하지 않으며, 모든 디테일이 모여 하나의 독창적인 작품을 이룬다.
예술이 그렇다. 한 번쯤 지나쳤을 붓질 하나가 전체 그림의 균형을 잡아주듯, 우리 삶의 순간들도 그렇게 서로 연결되어 빛을 낸다. 우리는 모두 한 폭의 걸작이다. 각각의 선과 색이 모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함을 만들어간다. 이번 12월, 우리는 예술이라는 거울 속에서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보려 한다. 전시장에서 마주하는 작품들은 곧 우리 자신을 비추는 창이 되어, 잊고 지냈던 내면의 아름다움을 일깨운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이 시간, 당신이 잃어버린 고유한 디테일을 찾아보자. 그것이 곧 당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이유다. 차분히 한해의 끝자락을 맞이하며, 당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당신의 아름다움을 예술 속에서 발견해보길.
이세현: 빛나고 흐르고 영원한 것
이세현 작가는 동양 전통 산수화와 서양화의 극사실 기법을 결합하여 '붉은 산수'라는 독창적인 스타일로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 화가다. 그의 작품은 자연 풍경을 통해 인간과 사회, 그리고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며, 특히 붉은색을 사용한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빛나고 흐르고 영원한 것’으로, 기존의 '비트윈 레드(Between Red)' 연작에서 한 단계 나아간 '비욘드 레드(Beyond Red)' 연작을 선보인다. 과거의 작품들이 분단 현실과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뤘다면, 이번 전시는 자연과 우주의 풍경 속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성찰한다.
전시에는 150점의 '해안선(The Sea Line)' 연작이 포함되어 있으며, 붉은 산수화와 눈 감은 얼굴들이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작품들은 단순한 풍경의 재현을 넘어 관람객에게 존재와 관계, 그리고 순수함의 의미를 묻는다. 또한, 붉은 산수화의 바탕이 된 연필 드로잉 30점과 푸른 산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다양한 색채와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특히, 사회적 메시지와 개인적 내면을 동시에 탐구하는 작품에 관심이 있는 이들, 동양화와 서양화의 융합을 경험하고 싶은 예술 애호가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12월 한 해의 끝자락에서 자신의 내면과 연결되고, 삶의 순수한 본질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기간: 2024.11.27.(수) ~ 2025.1.18.(토)
장소: 서울시 은평구 진관1로 93, 사비나미술관
http://www.savinamuseum.com/kor/exview.action?exdgb=OF&startdt=ing
이광호: Eyes need more light
이광호는 전선, 굵은 나일론 실 등 일상 속 평범한 공업용 재료를 활용해 조명, 가구, 오브제 등을 창조하는 작가다.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를 졸업한 그는 졸업작품전을 통해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펜디, 디올, 포르쉐, 조 말론 런던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확립해왔다. 어린 시절 농부였던 조부모님의 손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손으로 꼬고 매듭짓는 방식을 통해 예술적 에너지를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 <Eyes need more light>에서는 작가의 대표적인 매듭과 꼬임 방식으로 제작된 조명과 의자 덮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색채에 대한 독특한 접근이 돋보이는데, '색약'이라는 특성을 극복하며 실험적인 색 조합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유연한 작업을 통해 작품을 단순히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에 맞춰 새롭게 구성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들은 관람객이 자유롭게 앉아 사유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고단함에서 잠시 벗어나 위로를 얻고 싶은 일반 관람객뿐 아니라, 공간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설치미술에 관심 있는 전문가 및 학생들에게도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일상적인 재료가 예술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영감을 얻고자 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기간: 2024.11.8.(금) ~ 2024.12.22.(일)
장소: 대구시 북구 호국로 300-22, 미래농원 mrnw
https://www.instagram.com/p/DDQwg2TvqpW/?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김지선, 구지윤, 박광수: CONCRETE ABSTRACTION
구지윤, 김지선, 박광수 세 작가는 각자의 고유한 시각 언어를 통해 현대 추상 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구체적 대상과 추상적 표현이 조화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지윤 작가는 도시의 역동성과 변화 속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며, 도시 풍경과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심리를 탐구한다. 작가의 작품은 파괴와 재건의 도시적 서사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김지선 작가는 기억과 소리라는 요소를 결합해 시간과 공간, 그리고 감정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작가의 작업은 과거의 경험을 소환하고 재구성하여 새로운 형태로 표현된다. 박광수 작가는 자연,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상징적 기호로 그려내며, 인간 내면과 외면의 경계를 넘나드는 표현주의적 스타일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난해하고 어려운 추상 대신 작가의 경험과 감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구체적 추상 회화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구지윤 작가는 도시의 구조적 틈새와 시멘트 조각, 그리고 그 속에서 생명을 이어가는 식물 등 일상의 작은 디테일을 포착하여 이를 캔버스에 담는다. 김지선 작가는 한강 공원의 특정 시간대와 소리를 기록하며, 이 과정에서 시간과 공간의 기억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한다. 박광수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자신만의 기호와 상징으로 풀어내며, 고향 한탄강과 우주의 이야기를 복합적으로 담는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독창적인 접근법과 작업 과정을 통해 창작에 영감을 얻고자 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기간: 2024.10.23.(수) ~ 2024.12.29.(일)
장소: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https://www.mimesisartmuseum.co.kr/%ED%98%84%EC%9E%AC%EC%A0%84%EC%8B%9CCurrent
취향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
이번 전시는 20세기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말, “The home should be the treasure chest of living(집은 삶의 보물창고여야 한다)”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되었다. 파블로 피카소, 박서보, 서세옥, 알렉산더 칼더 등 전설적인 예술가들의 작품부터 마리오 벨리니, 장 푸르베, 핀 율 같은 디자이너들의 가구까지 다채로운 창작물을 감상할 수 있다.
<취향가옥>은 세 개의 집으로 구성된 전시다. 각 공간은 거주자의 취향을 담아낸 다섯 개의 테마로 나뉘며, 각각의 집은 하나의 페르소나를 상징한다. 스플릿 하우스는 대중문화에 관심 많은 20대 영상 감독과 50대 티소믈리에 엄마의 공간으로, 유 나가바와 아오카비 사야의 감각적인 작품, 이탈리아 디자이너 마리오 벨리니의 카멜레온다 소파가 돋보인다.
테라스 하우스는 자연과 건강을 사랑하는 30대 부부의 집으로, 대런 로마넬리의 빈티지 의류 소파와 그의 부인 캔디스 로마넬리의 도자 작품이 따뜻한 햇살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다이닝룸은 티소믈리에의 공간으로, 박서보의 단색화, 서세옥의 군중을 표현한 작품, 그리고 피카소의 ‘포트레 이마지네르( Portraits imaginaire)’ 판화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처럼 전시는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을 통해 예술과 디자인이 일상에 스며드는 과정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표현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기간: 2024.11.15.(금) ~ 2025.5.18.(일)
장소: 서울시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3-21 디뮤지엄
https://www.daelimmuseum.org/exhibition/current/PRG202409100001?NaPm=ct%3Dm4i5w5mw%7Cci%3D0z800035WzrB-ziUVL3H%7Ctr%3Dsa%7Chk%3D9fae16093e3166bd4041189b7a82e018b8c97244%7Cnacn%3Dk04eDYg91HNYA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기억의 순환
미나 페르호넨은 일본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Akira Minagawa)가 1995년에 설립한 브랜드다. 미나가와는 핀란드와 스웨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유럽의 절제된 멋과 일본 특유의 소박함을 결합한 독창적인 디자인 철학을 발전시켰다. 그의 작품은 텍스타일, 패션,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으며,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질 좋은 물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전시는 브랜드의 철학과 디자인 여정을 담아, 관람객에게 '다채로운 개성', '100년을 잇는 정성', 그리고 '기억의 순환'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는 11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공간은 브랜드의 텍스타일 스케치, 장인과의 협업 과정, 그리고 소재를 소중히 여기는 제작 방식을 조명한다. 작품들은 디자인과 기억, 만듦과 쓰임의 순환을 통해 사용자의 일상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며, 지속 가능한 관계와 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한국 공예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경을 넘어선 창조적 대화를 선보인다. 대표작인 ‘탬버린(Tambourine)’ 텍스타일은 단순한 원형을 통해 깊은 예술적 의미를 전달하며,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 예술,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기간: 2024.9.12.(목) ~ 2025.2.6.(목)
장소: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 동대문디자인플라자
https://ddp.or.kr/index.html?menuno=230&siteno=2&bbsno=533&boardno=15&cateSched=15&bbstopno=533&act=view
마리아 스바르보바: 어제의 미래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슬로바키아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로, 실험적인 스타일과 독창적인 색감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니트라의 콘스탄틴 철학대학과 브라티슬라바의 호세파 비드루 응용예술대학에서 학문적 기반을 다졌으며, 2016년 인터내셔널 포토그래피 어워드 수상, 2018년 핫셀블라드 마스터즈 어워드 아트 부문 1위 등 다수의 권위있는 상을 받았다. 또한 애플과 협업하여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주목받았으며,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스바르보바의 작품은 고향 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 시대 건축과 공공공간에서 영감을 받아, 완벽하게 세팅된 공간과 경직된 인물들로 구성된 독특한 이미지가 특징이다. 투명한 파스텔톤 색채와 자연 채광, 그리고 오브제들의 강렬한 색 대비는 미니멀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표작 ‘스위밍 풀(The Swimming Pool)’ 시리즈를 비롯해 이번 전시에서는 ‘노스탤지어(Nostalgia)’, ‘퓨트로 레트로(Futuro Retro)’, ‘커플(Couple)’, ‘더 스위밍 풀(The Swimming Pool)’, ‘로스트 인 더 밸리(Lost in the Valley)’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된 174점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작품은 몽환적이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적 비판의식과 현대사회의 이데올로기적 풍경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 작품의 미적 경험뿐만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자 하는 관람객에게 적합하다.
기간: 2024.11.22.(금) ~ 2025.3.9.(일)
장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26, 그라운드서울
http://www.groundseoul.com/14007
최민영: 꿈을 빌려드립니다
최민영은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유년 시절의 기억과 이주의 경험을 바탕으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몽환적인 풍경을 창조하는 작가다. 작가의 작품은 한국과 영국, 두 나라에서의 미술 교육과 창작 경험을 통해 완성도 높은 예술 세계를 형성해왔다. 특히 유화 작업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특정 시간대, 계절, 그리고 오브제를 활용하여 고유한 감성과 서사를 담아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며 빚어낸 마술적 사실주의 풍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몰의 한강에 나타난 돌고래, 거실 한가운데 등장한 펭귄, 한밤중에 떠오른 무지개 등 현실에서는 공존할 수 없는 요소들이 한 화면에 어우러지며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다. 작가는 프러시안 블루, 인디고, 울트라마린 등 차가운 계열의 색상을 주로 사용하며, 여기에 따뜻한 색감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 어항과 물고기, 밤하늘과 같은 특정 오브제와 장면들은 도시인의 삶과 내면의 감정을 투영하며, 관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의 서사적 가능성과 색채의 활용에 관심이 많은 이에게 추천한다.
기간: 2024.12.12(목) ~ 2024.2.23.(일)
장소: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 스페이스K 서울
https://spacek.co.kr/concert/upcoming.do
[기타행사]
<광화문 마켓>
일정: 2024.12.13.(금) ~ 2025.1.6.(일)
프로그램: 크리스마스 마켓 마을을 조성하고, 100여 개의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 다양한 소품, 공예품, 먹거리 행사
장소: 서울시 광화문 광장
<서울 빛초롱 축제>
일정: 2024.12.13.(금) ~ 2025.1.12.(일)
프로그램: 2009년부터 시작하여 16회차를 맞이하는 서울 대표 야간 빛 축제로, 빛 조형물 전시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 화려한 볼거리 제공
장소: 서울시 청계천 일대(청계광장~삼일교)
<서울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일정: 2024.12.19.(목) ~ 2024.12.25.(수)
프로그램: 크리스마스 시즌의 따뜻한 분위기와 화려한 연출을 통해 도시의 밤을 밝히는 독창적인 미디어아트 축제 체험
장소: 서울시 삼성역 6번 출구 앞 광장
<로맨틱 한강 크리스마스 마켓>
일정: 2024.12.20.(금) ~ 2024.12.31.(화)
프로그램: 크리스마스&뉴이어, ‘달콤한 추억’ 컨셉으로 구성 된 크리스마스 마켓
장소: 서울시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광장
※ 노재윤은 이화여대 법학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전문사(석사)를 졸업하고 광고 카피라이터, 문체부, 서울시의회, 국회 입법조사처를 거쳐오면서 예술가 권리 보호와 문화 산업 발전을 위한 법적 지원에 힘써왔다. 현재는 글로벌 미디어아트 플랫폼 니오아트에서 미술시장 전략 디렉터로 디지털 아트와 NFT 시장에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힙지로 아트스페이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전시기획에도 참여해오고 있다. 지속적으로 예술 현장과 정책, 법률, 그리고 시장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