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사람들에게 휴식과 위안 주고 싶어요"

강아영 기자 2022. 9. 27. 23: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아일보 독자라면 분명 그의 그림을 봤을 것이다.

"사실 칼럼 일러스트를 제 작업처럼 했어요. 관계, 사랑, 마음 등 감성적 치유를 통해 그림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휴식과 위안을 주고 싶었는데 칼럼과 성향이 잘 맞았죠. 덕분에 2012년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전시를 한 번 했는데, 이번 전시가 첫 전시라고 할 만큼 그동안 하고 싶었던 생각을 작품에 다 녹여낼 수 있었어요."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시회 '안녕, 마음씨!' 여는 김수진 동아일보 뉴스디자인팀 기자

동아일보 독자라면 분명 그의 그림을 봤을 것이다. 어딘가 몽글몽글하고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그림이 떠오른다면, 맞다. 김수진<사진> 동아일보 뉴스디자인팀 기자의 그림이다. 김 기자는 대학에서 회화와 디자인을 전공한 미술학도로 세계일보를 거쳐 2006년부터 동아일보에서 일하고 있다. 뉴스디자인팀에선 그래픽과 일러스트레이션(일러스트)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동안 ‘그림으로 책 읽기’, ‘포도나무 아래서’, ‘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등 다수의 칼럼에 일러스트를 그려왔다.

사실, 일러스트는 기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영역이다. 신문의 대표적인 시각 요소로 사진과 일러스트가 있다는 것만 알지, 일러스트가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도 잘 모른다. 잠깐 설명하고 넘어가자면 일러스트는 일반적으로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리는 도표나 그림으로, 신문에선 법정 스케치, 사건 상황도, 삽화, 만평이 모두 일러스트의 영역에 속한다. 특히 일러스트는 작가의 개성과 역량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김 기자의 경우 ‘감성적 치유’로서의 성격이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다만 이런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일러스트는 여전히 신문에선 보조적인 시각물로 분류되는 게 현실이다. 제작상의 한계 역시 뚜렷해, 일러스트 담당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신문 제작 일정 속에 매번 오후 늦게 일을 시작해 야근을 할 수 밖에 없다. 김수진 기자가 최근 전시회 ‘안녕, 마음씨!’를 열게 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공을 들여 아이디어를 내고 일러스트를 그려도 제작 상 한계로 스케치 형태로 가볍게 그리고 넘어가니 그냥 사라져버리더라고요. 작은 일러스트 하나하나 다 작품이 될 수 있는데 쌓이는 게 없으니 진짜 작품으로 만들어서 전시회를 해야지 나에게 남는 게 있겠다, 생각했어요. 또 신문엔 일러스트가 작게 들어가는데 크게 보는 거랑 완전히 다르거든요. 한 번 크게 보여주고 싶다 생각했어요.”

이번 전시는 특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칼럼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를 작업한 게 큰 계기가 됐다. 오피니언 면의 많은 일러스트를 제작했지만 문학평론가 나민애씨의 칼럼에 들어가는 일러스트가 그의 성향, 작업 경향과 잘 맞았다고 했다. “사실 칼럼 일러스트를 제 작업처럼 했어요. 관계, 사랑, 마음 등 감성적 치유를 통해 그림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휴식과 위안을 주고 싶었는데 칼럼과 성향이 잘 맞았죠. 덕분에 2012년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전시를 한 번 했는데, 이번 전시가 첫 전시라고 할 만큼 그동안 하고 싶었던 생각을 작품에 다 녹여낼 수 있었어요.”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모든 작품을 다시 제작했다. 신문에 게재된 일러스트를 그냥 인쇄한 것이 아니라 아예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준비에 2년여의 시간이 걸렸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바탕색을 깔고 그걸 다시 긁어내고 또 다시 바탕색을 깔고 사포를 문지르는 식으로 수차례에 걸쳐 작업을 했다. 그 결과 그의 그림은 흡사 섬유 같은 복슬복슬한 질감이 느껴진다. “감정이 쌓여가는 걸 표현하고 싶어 그렇게 작업했어요. 그냥 색을 섞어서 한 번에 칠하는 게 아니라 색깔이 계속 쌓여 중첩되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슬픔 안에 기쁨이 있고 기쁨 안에 슬픔이 있듯, 그렇게요.”

그 때문일까. 그의 그림은 쉬운데 쉽지 않고, 예쁜데 예쁘지 않다. 거부감 없이 들여다보다가도 그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느낄 수 있다. 위안과 휴식을 주더라도 맹목적인 명랑함, 행복함, 웃음이 아니라 조금 거리는 있더라도 다양한 감정으로 느끼게끔 하고 싶은 그의 마음이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작품을 그리고 전시를 할 계획이다. “전시를 하면 어쨌든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서 좋거든요. 다만 다음 전시일은 미정입니다. 세 번째 전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전시보다 간격을 더 줄이는 게 유일한 목표예요.(웃음)”

Copyright © 기자협회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