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달부터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개인 판단에 맡긴다”

코로나 19 확산 3년 만에 '마스크 없는' 일상
실내외 착용 의무 모두 해제...다만 예외도

지난 1월 2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단에 오른 뒤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다음 달 13일부터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사실상 해제한다. 착용 여부는 개인이 직접 판단하게 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관계 각료들과의 협의를 통해 마스크 사용 방침을 확정했다. 현재 일본의 마스크 사용 방침은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실내에서는 되도록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방침을 계기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장관은 이날 “본인의 의사에 반해 마스크 착용을 강요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고,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는 뜻이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지 약 3년 만에 일본에서는 일상의 대부분을 마스크를 벗고 지낼 수 있게 됐다.

단, 학교의 경우엔 방침 적용이 조금 미뤄진다. 학교에서는 올해 4월부터 마스크 착용을 원칙적으로 요구하지 않을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3월 졸업식에서도 환기 등 방역 대책을 시행하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이용 인구가 많은 통근 열차나 버스에서는 기존처럼 마스크 착용 권고를 유지한다. 다만 고속열차인 신칸센과 고속버스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게 허락될 방침이다.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거나 가정에 확진자가 있는 경우, 의료기관이나 고령자 시설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이 권고된다. 가토 후생노동장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 그땐 마스크 착용을 일시적으로 요청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올해 5월 8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증 법상 분류를 독감과 같은 '5류'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방침은 분류 격하에 따른 방역 정책 완화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