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핫한 커플, 첫사랑인줄 알았는데.. 반전은

변우석, 김혜윤
[변우석의 시간] '선재' 이전에 '풍운호'가 있었다
영화 '20세기 소녀'의 변우석 모습. 김유정과 호흡을 맞춘 첫사랑 로맨스에서 청량한 매력을 드러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선재보다 먼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 주인공, 풍운호가 있었다.

배우 변우석이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윤종호·연출 이시은)로 여심을 뒤흔들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변우석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섬세한 마음과 탁월한 비주얼을 넘어 이제는 '직진 로맨스'의 면모까지 과시하면서 세대 불문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는다. 오죽하면 "변우석 업고 튀고 싶다"는 열망이 곳곳에서 표출될 정도다.

변우석은 패션모델로 데뷔해 화려한 런웨이를 걷다가 2016년 노희경 작가의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연기를 시작했다. 온 가족을 먹여 살리는 윤여정의 조카 역을 맡아 짧은 출연 분량에도 '남다른 비주얼'을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변우석은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박보검의 친구이자, 떠오르는 신인 배우 역할을 맡아 매력을 이었고 지난해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는 악역에 도전하는 등 변신을 거듭했다.

하지만 변우석이 "출구 없는 매력"을 과시한 작품은 언제나 로맨스였다. 그것도 첫사랑 로맨스. 이번 '선재 업고 튀어'를 내놓기 전, 변우석표 첫사랑의 시작은 영화 '20세기 소녀'이다.

'20세기 소녀'는 첫사랑 로맨스의 설렘을 넘어 끝내 관객의 눈물까지 자극한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한 '20세기 소녀'(감독 방우리·제작 용필름)은 단짝인 두 친구와 그들 사이에 놓인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첫사랑 로맨스다.

극의 무대는 1999년. 사랑보다 우정이 더 중요한 17세 소녀 보라(김유정)는 심장 수술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딘짝 연두(노윤서)를 대신해 친구의 첫사랑을 관찰하면서 소식을 전달한다. 보라는 연두의 첫사랑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려 또 다른 인물 풍운호에게 접근하고, 그러는 사이에 이들은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나눈다.

풍운호 역은 변우석이 연기했다. 보라와 연두 사이에 놓인 그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다. 밝고 쾌활한 보라와 엮이면서 감정을 키우는 풍운호의 청량감 넘치는 매력이 변우석을 통해 싱그러운 생명력을 얻었다.

'20세기 소녀'의 방우리 감독은 풍운호 역을 캐스팅할 때 "순정만화에서 튀어 나온 듯한 남자 배우이길 바랐다"며 "서 있기만 해도 그림 같은 느낌이 드는 배우를 찾았다"고 밝혔다.

특히 감독은 영화에서 풍운호가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10대 소년이라는 설정을 염두에 두고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고도 설명했다. 그 적임자가 바로 변우석이었다.

변우석과 김유정이 주연한 영화 '20세기 소녀'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변우석은 '20세기 소녀'에서 관객의 격한 눈물까지 자극한다. 단지 첫사랑 로맨스 영화로만 작품을 관람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터지는 눈물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 영화의 타이틀롤 김유정이 표현하는 다채로운 감정과 순수한 매력이 돋보이지만,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주인공은 풍운호였다.

이후 변우석은 첫사랑을 다룬 또 다른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주인공 함진우도 연기했다. 중국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영화는, 남녀의 첫사랑보다는 오랜 시간을 관통하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두 친구이 이야기에 더 집중한다. 변우석은 10대 시절 김다미와 전소니가 모두 좋아한 첫사랑이자, 훗날 두 사람의 곁을 지키는 인물이다. 하지만 사랑보다 우정을 집중적으로 다룬 영화에서 변우석의 매력은 '20세기 소녀' 만큼 빛나지 않았다.

변우석이 연기자로 두각을 나타낸 작품 가운데 2020년 방송한 tvN 드라마 '청춘기록'도 있다.

연예계를 배경으로 배우를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변우석은 절친한 친구인 박보검과 함께 배우의 꿈을 이뤄가는 주인공 원해효 역을 맡아 존재감을 알렸다. 보통의 로맨스 드라마가 사랑하는 남녀 주인공과 이들을 방해하는 또 다른 주인공을 내세워 갈등을 유발하지만 '청춘기록'은 달랐다. 변우석은 박보검과 경쟁 관계에 놓인 설정이면서도 누구보다 친구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여 주목받았다.

'소울메이트'는 오랜 시간 오해와 화해를 반복하는 두 친구의 우정, 그 사이에 놓인 남자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변우석은 김다미, 전소니와 호흡을 맞췄다. 사진제공=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