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거실이 '2개'?! 보고도 놀라운 요즘 아파트 활용법!
안녕하세요. 저는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현재는 공대 출신의 개발자 남편, 사랑스러운 아기 촉촉이와 함께 살며 세 가족의 삶과 공간을 꾸려나가고 있어요. 야근이 잦은 직장 생활로 집을 돌보는 일엔 무심한 편이었는데, 가정을 꾸리고 나니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져 저만의 취향을 열심히 찾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주로 홈드레싱을 통한 공간 연출에 관심이 많아요.
처음 집들이 제안을 받았을 때 저희 집은 최소한의 공사만 진행한 데다가 가구나 소품도 딱히 하이엔드 제품이 아니라서 보여드릴 게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은 무엇을 사느냐(buy)보다는 누구와 어떻게 사느냐(life)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온라인 집들이의 취지는 집에 대한 각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편해졌습니다. :-) 거창하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은 곳도 많지만, 세 식구가 행복하게 꾸려가는 집이니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도면
저희 집은 남향의 4Bay 판상형 구조 아파트입니다. 저희가 매수할 때 준공 10년이 넘어가는 시점이었는데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된 집이었어요. 연식이 보이는 곳도 물론 있었지만, 최소한의 시공만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출산 후 조리원에서 이사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는데요.
이사 갈 집의 짐이 모두 빠진 상태를 보기도 전에 인테리어 방향을 정하고 업체와 스케줄도 조율하려다 보니 산후조리는 저세상 이야기였어요. 마음껏 돌아다니며 발품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 열심히 손품 팔아 만든 집이랍니다. ㅎㅎ 첫 자가라 너무 올인하지 말라는 조언을 토대로 시공은 최소로 했지만, 반셀프라는 공정은 상당히 고단했습니다. 시공 과정과 Before & After 차근차근 소개해 볼게요!
거실 Before
연식이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널찍하고 뷰도 좋았어요. 집을 계약하자마자 아트 월을 철거해 방 하나를 없애고 거실을 확장하기로 결심했답니다.
거실 확장 공사 후
그렇게 확장한 거실의 모습이에요. 창밖으로 하늘과 산이 더 시원하게 보이고 집 전체의 채광도 더 좋아졌답니다. 거실의 개방감이 매우 만족스러워서 '거거익선'을 몸소 깨달았어요. 기존의 원목 마루는 살리고 메인 컬러를 화이트로 선택해서 화이트 & 우드 중심의 인테리어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거실 After
최소한의 시공과 스타일링으로 톤&무드 체인지
처음 생각한 집의 분위기는 아이가 있는 집이기도 하고, 산과 하늘의 뷰와 채광이 좋아서 '숲에 둘러싸인 포근한 코지 하우스' 무드로 연출하고 싶었는데요. 바닥 교체나 구조 변경 없이 집의 밝기와 컬러 톤을 살려주는 도배, 필름, 그리고 홈스타일링만으로 전체적인 무드를 바꿔 주었어요. 칙칙했던 우드 톤 샷시(새시)도 화이트 필름으로 교체하고 천장과 벽지까지 바꿔주니 공간 자체가 밝아진 느낌입니다.
✔ 샷시(새시) 필름시공
✔ 도배 + 필름 시공
✔ 거실 확장 공사
✔ 조명 부분 시공
✔ 욕실 부분 리모델링
벽난로 인테리어는 꼭 해보고 싶었던 아이템인데 허전한 벽도 채워주고 홈카페 분위기도 연출되어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형 액자는 이사 후 남편에게 받은 생일 선물로 디자인과 사이즈, 프레임까지 고심해서 고른 작품인데 화이트 벽에 너무 튀지 않게 은은한 존재감을 주고자 했어요. :)
투명한 상판과 원목 다리가 매력적인 좌식 테이블은 출시 전부터 눈여겨보던 제품인데 이동과 조립이 편리할 것 같아 구매했어요. 따뜻하고 코지한 거실의 무드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거실 가구와 소품들은 수시로 배치를 변경하고 있는데요. 올겨울에는 아치형 벽난로 콘솔로 바꿔주었더니 더 아늑해졌답니다. 조명도 들어오는 제품이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아주 좋아요.
얼마 전 새로 들인 모듈 소파는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어요. 무난한 카우치 형태도 안정적이고, 위 사진과 같이 둥지형으로도 연출할 수 있어서 요즘 저희 세 식구의 플레이 그라운드가 되어주고 있답니다! ㅎㅎ
함께 둘러앉아 놀다가 눕기에도 충분한 사이즈고, 쿠션감도 탄탄해서 어떤 식으로 사용해도 편하더라고요. 벽에는 최근에 산 터프팅 미러를 걸어서 코지한 무드를 더해봤습니다.
낮에는 상당히 밝은 편이라 거실 메인등을 떼고 실링팬을 달았어요. 천장에 다운 라이트가 보이는 걸 원치 않아서 실링팬 근처에는 조명을 달지 않았습니다. 조명은 벽과 복도 쪽의 기존 다운 라이트 조명 위치를 거의 다 살리고 펜던트 조명만 추가했어요. 지난가을에는 확장한 거실 덕분에 더 시원하게 단풍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확장된 공간은 뒤에서 더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
1인 소파는 인스타나 블로그에서 문의를 참 많이 받았던 제품인데요. 실제로 본 지인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제품입니다! 착석감도 좋고 정말 안락해요. 빈티지 느낌의 원목 트롤리 역시 이사 전에 일단 주문하고 본 아이템인데 어디에나 어울려서 후회 없이 잘 쓰고 있어요! ㅎㅎ
거실의 밤 무드예요. 아기가 놀거나 책을 볼 때, 청소할 때 외에는 간접 조명이나 스탠드 정도만 켜놓고 지낸답니다.🌙
서브 거실 Before
거실 확장으로 방을 없애고 만든 서브 거실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위 사진은 보기만 해도 시원한 철거 현장인데요. 시원함도 잠시, 눈앞에 닥친 문제는 빵꾸(?)가 난 바닥이었어요.
다급한 마음에 100일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현장 출동하여 수습한 결과는'단 올리기'였습니다. 면적이 넓어 벤치형은 어렵겠더라고요. 결정 후에는 목공 작업할 업체 찾기, 바닥 마감을 위한 장판 발주, 기존 마루와 연결감을 줄 필름 찾기 등등 참 바쁜 날들이었어요.
그렇게 완성된 서브 거실의 스타일링 전 모습이에요. 시공만 끝낸 도화지 같은 모습을 보니 조금 뿌듯했던 날입니다. 바닥 장판 컬러 고민도 참 많이 했는데, 어차피 공간이 나눠지는 경계라 과감히 밝은 톤으로 결정했어요. 크리미한 라이트 그레이 색상인데 아주 만족스러워요!
서브 거실 After
스타일링까지 완성된 서브 거실의 모습입니다. 기존에 있던 벽으로 둘러싸여 있기도 하고, 단을 하나 높여주니 메인 거실과 연결되면서도 안락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 되었어요.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도 많아지면서 육아하다가 쉬기 좋은 좌식 리클라이너 소파도 두었습니다. 좌고가 낮아 아이와 쓰기도 안전하고 완전히 눕힐 수도 있어 유용합니다.
서브 거실은 주로 아이를 위한 공간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요. 베이비룸이나 가드 설치 없이 아이의 안전을 신경 쓰며 세 식구가 함께 이 공간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소파 테이블은 움직임이 서툰 아이를 위해 매트 재질의 푹신한 제품으로 마련했습니다.
숲 뷰가 예쁜 집에 어울리는 내추럴한 느낌의 라탄 조명과 흔들의자, 우드 목마도 마련했어요. 세 개의 제품 모두 그 자체로도 예쁜 디자인이라 지금까지 만족스럽게 사용하는 아이템입니다.
아이가 돌이 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안전한 제품들로 공간을 꾸며줬었어요. 패브릭으로 된 장난감과 이동하기 쉬운 텐트, 뜨겁지 않은 코튼 전구 등으로 심플하지만 예쁜 포토존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공간도 중요하지만, 거실은 저희 부부의 공간이기도 하니까 육퇴 후에는 이렇게 홈캠핑 느낌으로 연출하기도 해요. 육아템이지만 그럴싸하죠? ㅎㅎ 리클라이너 소파는 다릿발을 아예 빼버릴 수도 있어서 좌식 테이블과 함께 쓰면 한층 안락한 느낌이 살아납니다!
주방 Before
고민이 많았던 주방의 모습입니다. 다 갈아엎자니 문짝 내려앉음도 거의 없고, 싱크대의 천연 대리석도 멀쩡했거든요. 더군다나 새로 다 만들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알아볼 게 많을 텐데 도저히 자신도 없고 시간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주방 역시 화이트 톤 보정과 약간의 스타일링만 하기로 했습니다.
주방 수납장을 화이트 컬러의 필름 시공으로 교체해 준 모습이에요. 전체적으로 환해진 모습이지만 거슬리는 부분이 아직 많이 남은 현실 주방이라 안 본 눈으로 살고 있어요.ㅎㅎ 그 와중에 타협할 수 없었던 것은 비스포크였는데, 다행히 키친핏 제품과 너비가 맞아서 냉장고 쪽만 ㄱ자 형태로 장을 새로 짰습니다.
주방 After
바뀐 주방의 모습입니다. 최소한의 시공이지만, 많이 깔끔해진 모습이에요. 거창한 시공도 대세를 따른 타일 한 조각 없는 주방이지만 파티션이나 수납장 등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보고 있어요. 싱크대와 아일랜드 쪽은 아무래도 생활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이기에 최대한 '깔끔함'을 목표로 했어요. 키친핏도 오차 없이 수납하고 식탁 위 조명도 심플한 디자인으로 골라주었습니다.
비스포크 키친핏 컬러는 코타 화이트인데 제가 예쁘다고 생각했던 냉장고 사진들이 모두 코타 화이트였기에 고민 없이 선택했어요. 글램 재질도 예쁘지만 청소를 못했을 때 현실 주방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칠 것 같더라고요. ㅎㅎ 템바 다리가 독특한 식탁 역시 문의가 많았던 제품인데 음식 사진이 깔끔하게 나와주었으면 해서 상판은 화이트로 골랐고, 6-7인 식사하기에도 넉넉해서 만족스러워요.
거실에서 주방으로 가는 입구에 파티션을 두어 공간 분리를 해봤는데요. 하프 아치 게이트라 답답한 느낌 없이 공간 구획이 되어서 만족스럽습니다. 고민했던 골드 몰딩도 집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아치 게이트를 통해 보이는 거실의 모습도 색달라서 좋고, 주방도 조금 정리되어 보이는 효과가 있답니다. :)
요즘은 식탁 주위에 수납장, 가벽 파티션, 벽난로 콘솔 등을 다양하게 배치해 보며 여러 느낌의 다이닝룸 연출을 해보고 있어요. 메인 가구 주위에는 은은한 컬러의 소품, 포스터 등을 배치해 거실과 함께 보이는 뷰가 조화롭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스타일링에 따라 계속 달라지는 주방 벽면의 모습, 눈치채셨나요? :) 주방에 수납할 공간이 많아 수납장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홈카페존은 다른 영역인 것 같아 구성을 바꿔봤어요. 식탁 테이블 근처에 템바 보드 수납장을 두고 소품과 커피 머신을 올려놓으니 새로운 홈카페존이 탄생했답니다.
안방 Before
기존 안방의 모습이에요. 거실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우드 톤이 중심이었던 공간이었어요.
벽지 교체와 붙박이장 필름 시공 후의 모습입니다. 많이 밝아졌죠? 기존의 조명도 전체 무드에 어울리는 제품으로 교체하기 위해 떼어둔 상태예요.
안방 After
조명을 교체하고 가구까지 배치한 안방의 모습입니다. 따듯한 느낌을 내기 위해 패브릭 침대를 배치하고 크림 컬러의 커튼을 달아줬어요. 집 전체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은은한 무드의 펜던트 조명도 달아주었습니다.
침실의 밤 무드입니다. 특이하게 안방이 북향인데 고층인데다가 아파트 동 사이 거리가 넓어서 적당하게 밝은 편이에요. 모든 방과 거실에 햇살이 많이 들어서 안방에 오면 비교적으로 좀 차분해지는 느낌입니다. 안방은 주로 잠만 자는 용도로 사용 중인데, 스테이모어의 패브릭 침대는 그런 용도에 딱! 맞게 기능성이 좋은 제품인 것 같아요.
침대 옆 공간은 저만의 작은 화장대 겸 테이블로 꾸며봤어요. 내추럴한 느낌의 원목 가구들과 소품, 포스터들을 조합해서 부드럽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드 중심에 골드 코트랙, 빈티지 거울, 자개 모빌 등 각기 다른 텍스처의 소품을 함께 배치해서 지루하지 않게 연출했어요.
침실 Before
안방 맞은편에 위치한 침실입니다. 침실도 벽지와 샷시 교체만 해주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많이 화사해진 모습이에요.
침실 After
스타일링까지 마친 침실의 모습이에요.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소품을 배치해서 아늑하고 밝은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아기방으로 쓰다가 지금은 저만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헤드가 없는 침대를 써볼까 하다가 조금 불편할 것 같아 아주 슬림한 헤드 디자인의 침대를 들였어요. 헤드 위로 충전, 수납, 조명 기능이 모두 다 있어 만족스러워요. 벽난로와 테이블을 넣고 폭신한 재질의 침구까지 세팅해 주니 마치 원룸 꾸미기 하는 사회 초년생 느낌이 들어 아주 즐겁게 공간을 만들었답니다.
안방만큼 크지 않은 공간이고 붙박이장이 없기에 슬라이딩 형태의 옷장과 수납장을 놓아주었어요. 미닫이 형태라 공간 차지 없이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어 실용적입니다.
욕실 Before
이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머리 아팠던 공간이에요. 욕실이란 작은 공간에서도 부분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노후된 샤워 부스를 철거하고 세면대 부근만 바꿔줬어요.
욕실 After
기존에 있던 벽타일이 사이즈도 크고 컬러도 은은하니 나쁘지 않아서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욕조와 양변기 뒤쪽의 대리석이 모두 블랙이라 나머지 수전과 액세서리도 모두 블랙으로 맞춰줬어요. 세면대 부근 벽에는 템바 타일과 LED 조명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세면대 하부장과 세면대도 기존 사이즈 안에 맞출 자재들을 찾다 보니 꽤 고생스러웠어요. 제가 현장에 가볼 수 없는 상황이었어서 유선상으로 진행하느라 힘들었는데, 센스 있는 욕실 리모델링 전문 사장님을 만나 잘 해결된 것 같아요. 초반에 업체를 잘 선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치며
집이란 몸과 마음을 평화롭게 가다듬어 줄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면 더 예뻐 보이려나 하는 생각에 치중했던 것 같아요. 요즘의 저는 가족이 모두 함께 편안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고, 건강하고 계획적인 삶의 루틴을 만드는 일을 목표로 삼으며 집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중입니다.
처음 집들이 제안을 받은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늦게나마 온라인 집들이를 한 이유는 저 역시 이사를 준비하며 다양한 자료를 찾느라 고군분투했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에겐 작은 포인트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사진과 정보를 소개해 봤습니다. :) 미처 담지 못했던 공간도 다시 남겨볼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