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좁은 고시원 방에 욕조를 넣는다고?" 정부가 허용한다던 순간 여론이 폭발했다

고시원 각 방마다 욕조 설치를 허용하겠다는 국토교통부의 파격적인 규제 완화 방침이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행정예고 기간 중 전격 재검토로 선회했다.

1인가구 800만 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주거 현실을 반영하려던 취지였으나,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며 원점에서 다시 논의되게 된 배경과 쟁점들을 5가지 포인트로 짚어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12일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며 고시원 각 방에 적용되던 욕조 설치 제한을 없애고, 책상 등 학습시설 설치 의무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고시원이 주로 공무원이나 각종 자격증을 준비하는 수험생 중심의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일반 1인 가구의 보편적인 주거 공간으로 활용되는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취지였다.

화재 등 안전과 직접 관련이 없는 규제를 풀고 중소기업의 건의를 수용해 주거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조치였다.

하지만 개정안이 공개되자마자 온라인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좁아터진 고시원에 욕조를 넣는 게 주거환경 개선과 무슨 상관이냐는 거센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고시원은 방 크기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어 침대와 수납공간을 놓기도 벅찬데, 뜬금없는 욕조 허용은 실제 거주자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거주자들 입장에서는 욕조보다 환기, 채광, 방음, 화재 안전, 적정한 공간 확보 같은 기본적인 주거 여건 개선이 훨씬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론이 악화되고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행정예고를 시작한 지 불과 9일 만인 8월 21일 입장을 전격 선회했다.

이용자와 관련 협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다양한 우려와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여 욕조 설치 완화 규정을 다시 원점에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당초 8월 말까지 예정되었던 행정예고 기간 이후에도 욕조 허용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로서는 운영자가 마음대로 욕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가 최종 통과된 상황이 아니다.

이번 개정안에는 욕조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각 실별 학습 시설(책상) 구비 의무를 삭제하는 내용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행정예고 이후 최종적으로 어떤 조항들이 수정되거나 반영될지는 정부의 후속 검토 결과가 나와야만 정확히 알 수 있는 상태다.

고시원의 현실적인 변화를 제도에 조화롭게 녹여내려던 당초 계획은 거주자들의 날카로운 현실 인식을 마주하며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욕조 설치 허용 여부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2024년 기준 804만 가구를 넘어선 국내 1인가구의 주거 현실과 깊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는 이들이 기댈 수 있는 저렴한 소형 주거공간의 필요성은 커졌지만, 단순한 방 구조 변경만으로는 주거권의 질적 향상을 담보할 수 없다.

결국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도 방의 크기, 환기, 안전 등 기본적인 주거환경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정부의 향후 재검토 방향에 고스란히 숙제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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