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훈의 배구칼럼] 오심과 판정 논란...심판의 공정성을 위한 노력들

김동찬 기자 2024. 5. 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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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에 대해 미국 메이저리그는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심판 판정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경우 잘 참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올해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세계 최초로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어 보다 공정한 판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배구 역시 판정 시비를 줄이고자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여 오심 판정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심판들 역시 매년 교육과 시험을 통해 보다 더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은 스포츠에서의 심판, 심판 판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심판 판정은 모든 스포츠에서 경기의 흐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특히 판정 시비가 자주 일어나는 배구, 농구, 축구, 태권도 등 심판의 영향력이 큰 종목일 경우 심판 판정에 따라 트로피 및 메달의 주인과 색깔이 바뀔 정도다. 그렇다 보니 판정 시비와 오심이 자주 발생할 경우 선수 혹은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점점 경기장을 떠나게 되기도 하고, 종종 분노에 휩싸인 몇몇 팬들의 폭력 행사나 심한 경우 폭탄 테러 예고까지 하는 등의 사건 사고가 따르기도 한다.

김시훈 전 프로배구 선수.

스포츠 정신의 핵심 요소는 총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1.공정함, 2.팀워크, 3.존중, 4.인내심과 끈기 이 중 첫 번째는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공정함이며 이는 규칙을 준수하고 반칙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방의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도 포함되어 있다.

스포츠 모든 종목에 해당하는 공정함을 위하여 심판이 존재한다. 종목에 따라 투입되는 인원이 다르지만 특히 배구는 많은 수의 심판들이 투입된다. 프로 경기 기준 1경기당 투입되는 심판의 수는 주심 1명, 부심 1명, 선심 4명, 대기심 1명, 기록석 2명으로 총 9명의 심판이 투입된다. 9명의 심판은 각자의 역할이 나누어져 있다. 주심은 경기 전체적인 심판을 보며 부심은 주심을 도와 세세한 판정, 터치넷, 센터 라인 침범 등을 보게 된다. 선심의 경우 볼의 인, 아웃을 판정 하고 안테나 파울 혹은 블로킹 터치 아웃을 판정하며 기록석에서는 서브 순서를 체크하고 선수 교대에 있어 반칙을 하고 있지 않은지를 체크하고 있다. 배구 같은 경우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상황들에 대한 판정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다른 종목에 비하여 많은 수의 심판이 투입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오심 판정이 나오고 있으며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구는 종목 특성상 찰나의 순간에 떨어지는 볼의 인아웃, 터치넷, 블로킹, 터치 아웃 등을 판정해야 하고 각도에 따라, 보는 시선에 따라 볼이 인 혹은 아웃으로 보일 수도 있고 공이 네트를 맞는 상황에서 터치넷이 맞는지 아닌지도 정확히 보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공의 인아웃만해도 카메라를 각도에 따라서도 보여지는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종목에 비해 판정하기 매우 어렵다.

또한 배구 경기 규칙 중에서 우리나라에는 '로컬 룰'이 몇 가지 존재한다. 로컬 룰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경기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서 국제 룰 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규정된 몇 가지의 규칙들이다.

그 예로 배구 스킬 중 하나인 터치아웃 공격기술이 있는데 국제 룰에서는 공격하는 사람의 공이 블로킹(공격을 막는 기술)을 맞고 나가면 무조건 터치아웃을 인정해주지만 로컬룰에서는 마지막까지 손에 공에 머물러 있는 사람의 터치아웃으로 판정한다. 이 때문에 해외 리그 경험이 많은 김연경 선수가 국내 리그에 들어와 경기를 할 때 블로킹 터치 아웃에 대해서 많은 혼란을 겪기도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또 다른 로컬 룰 중 하나는 공의 인 아웃 판정인데 FIVB 국제배구연맹 룰에 따르면 공의 접지면이 조금이라도 라인에 닿으면 '인'으로 판정 하는데 우리나라는 공이 코트 바닥에 가장 많이 눌린 상태의 화면에서 공의 인 아웃을 판단하고 있다. 사실상 카메라의 프레임에 따라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공이 인일 수도 아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로컬 룰이 생기게 된 이유는 이러하다. 한국 프로배구는 07-08시즌에 세계 최초로 비디오판독을 도입하였고 그로 인하여 오심을 줄이고 심판 판정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높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인한 또다른 논쟁거리들이 많이 생겨나게 됐다. 그래서 이것을 보완하고자 많은 로컬 룰이 생겨났다. 현재도 오심 및 판정 논란을 줄이기 위해 협회 및 심판들은 회의를 통하여 룰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있다.

심판 판정을 공정하게 바꾸기 위하여 KOVO, 대한배구협회에서는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매년 심판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심판 등급을 나누어 대회에 참여 시킨다. 심판 등급은 A, B, C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C급은 초등학교 이하 경기의 주심, 부심, 선심, 기록 및 중학교 이하 경기의 부심, 선심, 기록 및 모든 경기의 선심, 기록을 수행 할 수 있다. B급은 중·고등학교 경기의 심판을 그리고 A급은 국내에서 거행되는 국제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의 주심, 부심, 선심, 기록 등을 수행 할 수 있도록 등급을 나누어 놓았다. 그리고 국제 심판의 경우 국내에서 A급 심판으로 3년간 주심, 부심의 경력을 쌓아야하며 AVC(아시아배구연맹)심판 후보과정 참가 등록 후 시험(배구경기규칙이론<영어>, 영어 인터뷰, 심판법 실기)을 통과 하여야 국제 심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스포츠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한 오심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올바른 판정과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임 심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상임심판은 학연, 지연, 혈연, 선수, 감독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심판의 공정성, 독립성, 전문성을 지키기 위해 2014년도부터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다. 세계최초의 심판제도라고 할 수 있다. 대한배구협회에서는 매년 1명의 상임 심판을 선발하여 운영 하고 있다.

여전히 배구 종목의 특성상 많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굉장히 많은 노력을 통해 한국 배구 오심과 판정논란을 줄이기 위해 많은 주체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 여러분들과 배구인들도 이제는 심판들의 오심에 비난만 하기 보다는 격려와 아낌없는 응원을 해 주시길 부탁한다. 더욱더 공정한 경기 및 판정을 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돕고 존중한다면 보다 수준 높은 경기 문화로 대한민국 배구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dc007@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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