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없더라니” BIFF 역대 최고 좌석점유율…OTT발 개막작 찬반 후끈

김미주 기자 2024. 10. 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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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BIFF 6가지 포인트

- 매일밤 ‘○○의 밤’ 영화인 북적
- “초창기 축제 분위기 되살아나”
- ‘슈퍼 해피 포에버’ 조용한 호평
- 상영관 이질적 ‘명품광고’ 술렁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스물아홉 번째 항해를 마치고 내년 서른 살 축제 준비를 준비한다. 올해 BIFF에서 만난 결정적 순간 6가지를 추렸다.

지난 5일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동네방네비프 일환으로 바다 위 스크린을 통해 영화 ‘30일’이 상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1 633회 상영 중 303건의 GV

BIFF가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개최한 결산 기자회견에 따르면 올해 공식 선정작 278편(커뮤니티비프 54편 포함)이 28개 스크린에서 총 633회 상영됐고, 좌석점유율은 84%였다. 총관객수는 14만5238명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4만2432명, 좌석점유율 82%)보다소폭 늘었고, 팬데믹 이전 상영작 300여 편 선정과 비교하면 역대 최고 좌석점유율이다.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아주담담 등 국내외 감독과 배우를 만날 수 있는 이벤트는 46건 열렸으며 영화 상영 이후 관객과 게스트가 만나는 GV는 303건 진행됐다. 구로사와 기요시, 지아장커, 레오스 카락스, 이준익, 최동훈 감독 등 거장 감독과 스타들이 부산을 빛냈다.

#2 부산 밝힌 ‘○○의 밤’

평균 밤 10시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다양한 행사가 ‘○○의 밤’이란 이름으로 열렸다. 영화인들의 ‘진짜 네트워킹’ 시간.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열리지 않아 국내 영화인의 아쉬움을 산 ‘한국영화의 밤’이 부산에서 열렸고, 커뮤니티비프가 첫선을 보인 ‘커비의 밤’은 감독·배우는 다 모인 듯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게 BIFF의 매력, 옛날 생각 난다”는 호응이 잇따랐다. CJ 넷플릭스 하이브 플러스엠 등도 영화인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개막 첫 주에 여러 행사가 몰리다 보니, 저녁부터 새벽까지 영화인들은 부산에서 열린 ‘○○의 밤’을 여기저기 오갔다. 인근 식당가도 ‘N차’를 즐기러 온 영화인으로 새벽까지 북적였다.

#3 BIFF만의 ‘영화적 순간’

지난 3일 부산 중구 남포동 BIFF광장 야외무대를 콘서트장으로 바꾼 에픽하이의 무대 인사. 김미주 기자


부산 곳곳에서 ‘영화적 순간’이 탄생했다. 지난 3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BIFF광장 야외무대는 팬들의 함성으로 콘서트장이 된 듯했다. 에픽하이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실황 영화를 팬과 함께한 뒤 마련된 야외무대였다. ‘마지막 해녀들’(수 킴) 기자간담회에서 제주 해녀들은 제주민요 ‘이어도사나’를 합창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는 후문. 해운대-남포동을 오가는 ‘축지법’은 자신 있었지만 몸을 여러 개로 나누는 ‘분신술’을 못해 놓친 명장면도 많다. 지난 7일 민락수변공원에서 동네방네비프 프로그램 중 ‘상견니’가 바다 위 스크린에서 상영됐는데, 비가 오는데도 주연 배우 가가연과 팬들이 자리를 지켜 못 잊을 추억을 만들었다고. 김동호 전 BIFF 집행위원장과 배우 예지원이 지난 6일 밤 부산영상위원회 스토리IP 네트워킹 행사장에서 보여준 특유의 카리스마와 유쾌한 에너지는 특히 명장면이었다.

#4 평론가 원픽 ‘슈퍼 해피 포에버’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에서 진행된 ‘비전의 밤’과 네트워킹 행사에서는 한국영화 감독과 배우 등이 제29회 축제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폐막을 하루 앞둔 만큼 영화인들에게 “어떤 영화가 기억에 남는지” 물었다. 278편 영화 중 같은 답이 나올 확률은 매우 적었다. 그중 부산영화평론가협회 평론가 몇몇이 이구동성으로 ‘슈퍼 해피 포에버’(감독 이가라시 고헤이)를 뽑았다. 한국영화 중에는 ’아침바다 갈매기는’(박이웅) ‘파편’(김성윤) ‘3학년 2학기’(이란희)를 꼽은 사람이 많았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뉴커런츠 상·KB뉴커런츠 관객상·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 등 3관왕을 차지했고, ‘파편’은 CGV상과 초록뱀미디어상을 받았다. ‘3학년 2학기’는 올해의 배우상(유이하)·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KBS독립영화상·송원 시민평론가상을 받았다.

#5 OTT 논란…‘명품 영화제’ 비판도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란’이 촉발한 ‘OTT 갑론을박’. 폐막까지 논란은 꺼지지 않았다.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는 BIFF의 상징적인 시작이 OTT 영화여야만 했느냐”는 의견과 “영화산업에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대중이 즐겁다면 플랫폼은 상관없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배경으로 한 ‘개와 사람에 관하여’(대니 로젠버그)는 이스라엘의 전쟁을 미화한다는 비판 속에 시민단체가 상영 반대 시위에 나서 첫 상영일(3일) GV가 취소됐다.

일부 팬은 상영 전 처음 만나는 ‘광고’에 실망 목소리를 냈다. 영화의 바다로 항해를 알리는 듯한 BIFF의 시그니처 영상에 앞서 영화 ‘남과 여’를 오마주한 명품 광고가 먼저 상영됐기 때문이다. “OTT에 이어 광고에도 점령당했다”는 반발과 함께 “영화 같은 광고라 좋았다. 국비가 절반 넘게 축소된 상황에서 기업 협찬을 늘려야 한 현상이 반영된 당연한 결과”라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6일 영화의전당이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


#6 서른 살 BIFF, 변화 바람 분다

BIFF 박광수 이사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아시아 최고 영화’를 뽑는 경쟁 부문을 신설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내년 2월 공개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으나, 그간 아시아 신진 영화인을 발굴하는 뉴 커런츠 등 일부 섹션에서 진행된 경쟁 부문 외에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처럼 BIFF를 상징하는 ‘아시아 최고 영화상’이 등장할 듯하다.

공석인 집행위원장은 내년 2월까지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박 이사장이 취임 초부터 밝힌 ‘조직 재정비’ 방안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30회 BIFF는 2025년 9월 17~26일 열린다. 10월 추석 연휴와 공휴일이 겹쳐 앞당겼다. 8월 초에는 초청 라인업을 확정해야 해 출품 기간 등도 당겨질 전망이다. BIFF의 ‘개혁 시계’도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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