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제조기’라고 불리던 포르쉐 930 터보…신차로 재탄생

포르쉐 911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잘 알려진 스포츠카 이름 중 하나다. 그러나 때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상에서는 ‘나인 일레븐(Nine Eleven)’이나 독일어로 ‘노인엘프(Neunelf)’로 불리지만, 푸조의 제지 조치가 없었다면 원래 ‘포르쉐 901’로 출시될 예정이었다.

실제로 내부 프로젝트 번호를 따 ‘901’이라는 명판이 붙은 초기 모델 82대가 생산됐다. 그러나 프랑스 회사 푸조가 세 자리 숫자 가운데 중간에 0이 들어간 차명에 대한 독점권을 주장하면서, 포르쉐는 역사에 남을 이름을 새롭게 얻게 됐다.

때로는 911이라는 숫자를 떼고 ‘카레라(Carrera)’만으로 불리기도 했는데(Carrera 2.7, 3.0), 원조 공랭식 엔진 911 시리즈에서 가장 유명하게 다른 명칭을 쓴 사례는 1975년이다.

포르쉐는 유럽 시장에 ‘930 터보(930 Turbo)’를, 미국 시장에는 ‘930 터보 카레라(930 Turbo Carrera)’를 선보였는데, 이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터보차저 911 스포츠카였다.

출시 당시 이 차는 독일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였으며, 1975년부터 1989년까지 생산되는 동안 포르쉐 911 라인업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극단적인 성능과 현대식 주행 보조 장치의 부재로 ‘과부제조기(widow maker)’라는 별칭이 붙었으며, 운전자의 기량을 상징하는 차량이기도 했다. 그 특징은 넓어진 후면과 뒤쪽의 덕테일 스포일러이며, 일부 모델은 911을 기반으로 한 레이스카 935를 닮은 슬랜트 노즈 디자인을 적용하기도 했다.

930 터보 생산이 종료되자, 그 뒤를 이어 포르쉐 964 터보 시리즈가 대표 모델을 맡았으며, 공랭식 엔진을 마지막으로 사용한 993 터보 시리즈 이후 수냉식 엔진 시대로 전환됐다.

어쨌든 최초의 터보 911이라는 점만으로도 930 터보는 자동차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는 현실 세계뿐 아니라 CGI로 구현된 가상 우주에서도 불멸의 존재로 남을 만한 이유다.

이런 배경 위에서 디지털 자동차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상상력을 활용해 포르쉐 930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비공식 디자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GM 차이나 등을 거친 차량 디자이너 출신 렌 지다(Ren Zida)는 소셜미디어에서 ‘zida_ren’으로 활동하는 디지털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그의 최신 콘셉트는 원조 930 터보의 정신을 21세기 형식으로 재현한 모델이다.

렌 지다는 포르쉐 930의 시그니처 디테일을 대부분 유지하면서도 2030년 출시를 염두에 둔 디자인을 선보인다. 카메라, 원조 차량의 방향지시등이 있던 범퍼 부위에 픽셀 스타일 그래픽, 대형 알로이 휠, 더욱 커진 리어 윙 등이 특징이다. 이 중 전통적인 직립형 LED 헤드라이트와 클래식한 캐빈을 갖춘 버전과 버블 캐노피를 적용한 버전, 두 가지 변형을 볼 수 있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