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딩아웃]= 이종범의 최근 복귀 의사 타진은 KBO 리그가 지켜온 최소한의 직업윤리와 현장의 질서를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이종범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시 불러준다면 무조건 가겠다"며 과거 KT 위즈를 떠난 결정에 대해 후회와 미안함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이 진심 어린 반성인지, 아니면 예능이라는 도피처가 사라지자 내놓은 궁색한 답변인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가 현장을 떠나 선택했던 JTBC ‘최강야구’의 몰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때 4.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무리한 섭외 과정에서 불거진 프로 구단과의 마찰, 그리고 현직 코치를 시즌 중에 빼가는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겪으며 급격히 무너졌다. 특히 이종범이 지휘봉을 잡았던 2025 시즌 이후 시청률은 11주 연속 0%대에 머물렀고, 결국 0.6%대까지 추락하며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렸다. 프로팀 지도자가 승부를 앞둔 선수들을 뒤로하고 예능 촬영장으로 향하는 모습에 팬들이 등을 돌린 결과다.
프로 스포츠에서 시즌 도중 이탈은 팀의 사기를 꺾고 운영을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결례다. 이종범은 이강철 감독의 신뢰를 바탕으로 KT 코치진에 합류했으나, 불과 6월에 유니폼을 벗었다. 승부의 세계보다 카메라 앞을 선택한 그의 행보는 결과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악재가 되었고, 그를 믿었던 구단과 동료들에게는 씻기 힘든 불쾌감을 남겼다.

이번 복귀 발언의 논리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는 "알았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뒤늦게 참회했지만, 당시 그의 이탈이 가져올 파장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영역이었다. 예능 무대가 건재할 때는 침묵하다가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진 시점에 나온 '현장 복귀' 목소리는, 절박함보다는 기회주의적인 태도로 비치기 충분하다.
리그 전체의 기강 측면에서도 그의 복귀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 무책임하게 팀을 떠난 인물을 단지 '레전드'라는 이름값으로 다시 받아들이는 것은 야구계의 자존심을 스스로 깎아먹는 행위다. 이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헌신하는 다른 지도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며, 프로야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을 저버리는 일이다.
이종범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복귀를 타진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본인의 선택이 남긴 상처를 온전히 감내하는 태도다. 한국 야구의 아이콘이라는 이름의 무게는 혜택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엄격한 책임감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현재 그가 마주한 냉담한 시선은 타인이 세운 장벽이 아니라, 스스로가 허문 신뢰의 잔해다.
결국 이 사안의 본질은 특정 개인의 복귀 여부를 넘어선다. 앞으로 각 구단이 지도자를 선임할 때 화려한 이름값 뒤에 숨은 직업윤리와 현장에 대한 책임감을 얼마나 철저하게 검증하느냐가 이종범의 복귀 시도에 대한 가장 명확한 답변이 될 것이다.
Copyright © STANDINGOUT x NT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