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SUV 쿠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인피니티가 몬터레이 카 위크 2025에서 공개한 'QX65 모노그래프 컨셉트'가 그 진원지다.

이 차의 등장이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SUV 쿠페라는 장르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브랜드가 다시 무대 중앙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인피니티 FX는 2003년 등장하며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SUV의 실용성과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결합한 혁신적 발상이었다. BMW X6가 SUV 쿠페의 대명사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인피니티가 3년 앞서 이 길을 개척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인피니티는 이 시장에서 맥을 못 췄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다퉈 SUV 쿠페를 쏟아내는 동안 인피니티는 QX55라는 외로운 한 모델로만 명맥을 유지해왔다.

QX65 모노그래프를 보면 인피니티가 왜 자신감을 되찾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기존 QX60의 차체 아래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매혹적인 쿠페 루프라인을 얹었다. 실용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절묘한 설계다.

디테일의 완성도가 특히 눈에 띈다. '피아노 키' 형태의 LED 헤드라이트는 그릴 상단을 가로지르는 브리지와 하나의 조형물처럼 연결된다. 일본 대나무 숲에서 영감을 받은 그릴 바 뒤편의 비틀린 요소들은 폭풍 속 대나무의 역동성을 형상화했다.

후면 디자인은 더욱 인상적이다. 제트기 꼬리날개를 모티브로 한 수직 스파가 적용된 풀 와이드 LED 바는 기존 SUV 쿠페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루프라인을 따라 흐르는 브론즈 컬러 스피어는 동양적 미학과 서구적 역동성의 만남이다.

색상 역시 주목할 만하다. '트와일라이트'라 명명된 컬러 시프팅 새틴 페인트는 각도에 따라 적갈색과 금색이 교차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양산 시에는 비용 문제로 구현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인피니티의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상징적 요소다.

인피니티는 이번 컨셉트가 단순한 전시용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몇 개월 안에 특별함이 현실이 되는 것을 지켜봐 달라"는 공식 발표는 양산 계획을 강하게 시사한다. 2년 전 QX80 모노그래프 컨셉트가 그대로 양산차로 이어진 전례를 볼 때, QX65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SUV 쿠페 시장의 원조가 돌아온다. 과연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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